아마존은 워싱턴포스트를 바꿀 수 있을까

2015.07.22 09:00다독다독, 다시보기/지식창고



세계 1위 온라인 쇼핑 사이트인 아마존 창업자 겸 CEO인 제프 베조스가 약 140년 역사를 자랑하는 가장 오래 된 신문인 ‘워싱턴 포스트(The Washington Post)를 2013년 8월 인수하자 전 세계는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가장 상업적일 거 같은 쇼핑몰 아마존과 가장 비상업적일 거 같은 보수적인 신문 이 둘의 조합은 사람들이 쉽게 납득하기 어려웠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줄어 가는 종이 신문 판매량 때문에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는 워싱턴 포스트를 도대체 왜 인수 했는지 모르겠다는 반응과 미디어 산업이 IT 산업에 잠식 당한 것이고 앞으로 더욱 이런 일이 많이 발생 할 수 밖에 없다는 미디어 산업이 처해있는 우울한 현실에 대한 한탄이 대부분의 반응이었습니다. 업적으로 인수 할 이유를 찾을 수 없기 때문에 대부분 부정적 반응이었습니다.


전 세계는 제프 베조스에게 의문을 보냈고, 잘못하면 이해 할 수 없는 인수에 아마존에게까지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었습니다. 이에 제프 베조스가 CBS ’60분’에 출연해 워싱턴 포스트를 인수한 이유를 말했습니다. 그에 따르면, 그는 처음에는 워싱턴포스트를 인수 할 계획은 전혀 없었다고 합니다. 다만, 워싱턴포스트 회장인 도널드 그라함과는 몇 년 전부터 알고 있는 사이인데, 그가 먼저 제프 베조스에게 워싱턴포스트를 사 주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처음에 베조스는 매우 놀라며 신문 사업에 대해서 아는 것이 전혀 없는데 내가 왜 인수해야 하냐고 하자, 인터넷 때문에 신문사들이 매우 어려우니 인터넷과 IT에 대해 많이 알고 있고 인터넷으로 돈을 많이 번 당신이 구매 해야 한다고 답해 인수 했다고 했습니다. 결국, 도널드 그라함 회장도 워싱턴포스트를 팔아야 하는 사업적인 이유를 제시하지 못했던 것이고 제프 베조스 역시도 사야 할 이유를 알지도 못 한 채 산 정상적이지 않은 거래이기에 오히려 부정적 여론이 더 확산 되기도 하였습니다.


제프 베조스 (Jeff Bezos)


하지만, 제프 베조스가 여러 번 IT 혁신을 만들어 낸 혁신가라는 이유를 들어 그를 비난하지 말고 기다려보자는 의견도 많았습니다. 그가 일반 경영자와는 다르다는 논리였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그냥 미국에 큰 쇼핑몰에 불과한 아마존이 왜 혁신 아이콘이며, 제프 베조스가 왜 혁명가인지 이해하기 쉽지 않은 분들이 많겠지만 그 동안 그와 아마존은 여러 번 혁신으로 인터넷 산업을 이끌어 낸 것이 사실입니다.


아마존의 영향력


아마존(amazon.com)의 역사는 인터넷 비즈니스의 역사입니다. 격변하는 인터넷 시장에서 현재까지 전자상거래 분야에서 지속적인 1위를 지킬 수 있는 것은 아마존 특유의 혁신과 변화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마존의 혁신은 언제나 시장을 선도 했으며 현재 인터넷 업계의 비즈니스 상식을 만들었습니다. 인터넷 비즈니스의 가장 대표적인 상식인 ‘가입자를 많이 확보해 시장을 압도해야 한다’는 공식도 아마존의 혁신이 성공하면서 상식으로 굳어졌습니다. 아마존은 1994년 서비스 시작 후 2001년까지 수익을 포기했는데 이는 당시의 상식에서 벗어 나는 행동이었습니다. 주주들은 지속적인 적자 상태에서 외형만 확장하는 CEO인 제프 베조스를 믿지 못해 사퇴를 요구하기도 하였습니다. 특히, 주주의 이익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미국 사회에서는 쉽게 납득 할 수 있는 행동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이 전략은 2000년도 초 닷컴 버블이 꺼질 때 진가를 발휘했습니다. 경쟁사들이 하나 둘씩 사라질 때 아마존은 더 빠르게 성장해서 독보적인 1위 자리를 확보했습니다. 이는 수익구조 개선으로 연결되어 2001년 이후부터 큰 폭의 흑자를 기록했습니다.


구글이 만들어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수익 배분 프로그램인 ‘애드센스’도 아마존이 만든 제휴 프로그램을 응용한 것입니다. 인터넷 사이트들은 물건을 판매하는 쇼핑몰이 아닌 한 수익 모델이란 것이 광고 밖에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광고 수주는 국내외 모두 상위 일부 사이트를 제외하고는 자체적으로 수주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그래서 현재도 중소형 사이트들은 수익배분 프로그램을 많이 이용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구글에서 제공하는 '애드센스'입니다. 요즘은 개인이 운영하는 사이트나 블로그에도 ‘애드센스’가 많이 달려 있어 수익배분 프로그램에 대해 많이 알고 있으나 외부 개방형 수익 배분 프로그램을 아마존이 이혼녀의 제안으로 처음 시작했다는 것을 아는 이는 많지 않습니다. 


출처_아마존 홈페이지


수익배분 프로그램의 탄생


인터넷 초장기인 1996년 당시 인터넷 사이트들이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은 물건을 팔아 돈을 버는 것 외에는 현실적으로 없었습니다. 일부 사이트들이 광고를 수주해 배너를 달았으나 극히 예외적인 경우였습니다. 인터넷 이용자들이 적을 뿐 아니라 광고주들의 인식이 부족해 수주가 매우 어려웠기 때문이었습니다. 상황이 이러하자 미래에 대한 희망은 가득했으나 당장 사무실 임대료와 네트워크 비용도 내지 못해 문 닫는 업체들이 속출했습니다. 유명 사이트가 되면 망한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였습니다. 수익은 없는데 이용자가 많아져 비용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유명 사이트가 되기 위해 다들 노력하고 있었으나 목표를 달성하면 망하는 시절이었습니다. 


이런 딜레마를 극복할 수 있는 아이디어는 1996년 한 칵테일 파티장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미모의 이혼녀가 아마존 (Amazon.com) 사장인 베저스에서 접근해 자신이 운영하고 있는 이혼 관련 사이트에서 관련 서적을 판매하자는 아이디어를 제안한 것입니다. 베저스는 이 아이디어를 받아 들였고 이 프로그램에 따라 아마존 물건을 홍보해 준 사이트는 수익의 5~15%를 받았습니다. 당시 아마존 수익 배분 프로그램은 수익모델이 없어 죽어가던 인터넷 업체에게는 신약 개발과도 같은 희소식 중에 희소식으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습니다. 3년만에 300,000개 사이트가 수익 배분 프로그램에 가입했는데 이는 당시 대부분에 인터넷 회사들이 가입했다고 봐도 무방한 숫자였습니다. 아마존 수익배분 프로그램은 인터넷 산업의 큰 동력이 되었습니다. 수많은 인터넷 사이트들이 자금 걱정 없이 자신들의 본업인 정보 제공과 커뮤니티 구축에 집중 할 수 있었습니다. 


아마존 스스로도 수익배분 프로그램으로 큰 이익을 얻었습니다. 인터넷에서 더 많은 물건을 팔 수 있었을 뿐 아니라 그 동안 열세였던 오프라인 업체와 규모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었습니다. 큰 성공을 거둔 아마존의 수익배분 프로그램은 Barnesandnoble, CDnow, autoweb 등이 유사 모델을 만들며 발전시켰습니다. 하지만 가장 크게 수익 배분 프로그램을 발전 시킨 업체는 구글이었습니다. 검색 기술을 기반으로 한 ‘애드센스’는 최적의 광고를 보여 주었으며 수익 배분 프로그램의 효과를 극대화 시켰습니다.

 

요즘은 자신들이 가진 데이터베이스와 기술을 공개하는 것이 유행입니다. 이것 역시도 2002년 아마존이 자신들이 가진 상품 정보를 공개하는 상식 밖의 혁신으로부터 나왔습니다. 당시만 해도 핵심정보는 경쟁 우위 확보를 위해 공개하지 않는 것이 상식이었습니다. 하지만 아마존은 그들이 가진 모든 정보를 공개했습니다. 이를 통해 제 3의 업체들이 아마존의 정보를 이용해서 전자 상거래를 시작하게 되었고 이것은 아마존 매출 성장에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때마침 구글이 세계 1위 검색엔진으로 등극하자 이 정책은 더욱 큰 빛을 보았습니다. 수많은 사이트들이 아마존 상품의 링크를 걸어 주었고 얼마나 많은 사이트에서 링크가 되어 있는지를 가장 중요한 요소로 여기는 구글은 상품 검색시 아마존의 상품을 검색 결과 최상단에 보여 주었습니다. 


요즘 IT 업계의 큰 화두인 클라우드 컴퓨팅도 아마존이 개척한 영역입니다. 클라우드 컴퓨팅을 화두로 만든 것은 구글이지만 이미 아마존은 2006년 아마존웹서비스(AWS)라는 자회사를 통해 처음으로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습니다. EC2, S3 스토리지, RDS 데이터베이스(DB), 방화벽 등 모두 최고 수준에 이르고 있습니다. 클라우드 컴퓨팅의 리더로 인정 받고 있으며 2011년 현재 190개 이상의 국가에서 수십만의 기업 고객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빅데이터에서 가장 주목 받는 회사가 빅데이터를 생산하는 페이스북과 빅데이터를 분석하는 구글이지만 언제라도 강력한 다크호스로 성장 할 수 있는 기업이 아마존입니다. 클라우드 컴퓨팅을 통해 빅데이터를 운영 해 본 경험이 있으며 오랜 기간 다양한 제품들의 판매 증가를 위해 데이터 분석을 해 본 경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뉴욕타임즈의 ‘쿠엔틴 하디 기자’는 아마존이 빅데이터 서비스 시장에 진출하면 구글과 페이스북을 위협하는 경쟁자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그는 아마존이 1995년부터 인터넷 서점을 운영하면서 사용했던 분석 기술, 노하우, 클라우드 컴퓨팅 (AWS)을 결합하면 경쟁력이 높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아마존이 사람의 기분과 몸상태까지 분석하는 수준까지 발전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여자들의 생리대 구입 날짜, 피로 회복제 구입일 다양한 정보들을 수집해 교차 분석하면 불가능한 일도 아닙니다. 영국 IT 매체 더레지스터 역시도 비슷한 전망을 한적이 있습니다. 아마존은 자신들의 빅데이터를 분석해 의사 결정을 지원하는 ‘아마존 리테일 애널리틱스 (ARA)’ 을 이미 자체 개발해 내부적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사용자의 구매 형태와 인구 통계학적인 분석을 통해 ‘추천’ 정보를 고도화 하고 있으며 이 분야에서 매출의 30%가 나오고 있습니다. 


긍정적인 일부 사람들이 혁신가인 베조스를 믿어 보자고 했는데 2년이 지난 지금 제프 베조스는 또 한번 마술을 부렸을까요? 결과부터 말하면 절반의 성공은 이룬 것으로 보입니다. 워싱턴포스트는 올해 IT 전문지 패스트컴퍼니가 뽑은 ‘올해의 혁신 미디어 기업’에 선정 되었고, 6월 기준 홈페이지 방문자 수가 작년에 비해 68% 증가한 5440만명을 기록했습니다. 이유는 기존에 신문사가 ‘독자’라는 다소 추상적인 대상을 통해 일방적인 경영을 했다면, 베조스 이후 ‘소비자’라는 개념을 도입 시킨 후 소비자를 만족 시키기 위해 아마존의 추천 기술을 다양하게 도입했기 때문입니다. 과거에는 자신들이 알리고 싶은 기사를 일방적으로 쏟아 내었으나 이제는 한번 방문한 사람이 최대한 오래 머무르며 콘텐츠를 소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사를 추천해 줍니다. 소프트웨어 개발도 큰 폭의 진전을 이루었습니다. IT 개발자 수를 크게 늘려 콘텐츠 생산에서 발행까지 모든 영역을 담당 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만들었습니다. 과거와 확실히 다른 것은 이 소프트웨어를 다른 회사에게 판매를 한다는 것입니다. 점차 그들의 노하우를 판매하는 IT 서비스 회사로 변신하고 있는 것입니다. 마치, 아마존이 그들이 만든 소프트웨어를 고도화 시켜 플랫폼으로 만들고 이를 개방, 서비스하며 IT 업계를 리딩하는 전략을 그대로 따르고 있습니다. 


제프 베조스의 마술이 통할 것인지, 그가 죽어가던 미디어 업계의 구원자가 될 것인지 전 세계가 지켜 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