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으로 신문 볼 때, 연예인 기사만 보게 되는 이유

2011. 8. 18. 09:02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우리 가족의 신문 사랑 이야기를 들려드릴까 해요. 저희 엄마는 우리 동네 최고의 요리사이면서 최고의 선생님이세요. 아빠는 신문과 엄청 친한 회사원이죠.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셔서 TV 뉴스를 보고 신문도 읽은 뒤 출근하세요. 오빠 역시 아빠를 닮아서 신문을 무척 좋아하고 신문을 활용해서 공부도 해요. 오빠는 아침에 신문을 읽고 방과 후에 신문 기사를 스크랩하면서 사회, 과학, 역사 공부를 해요. 그래서 가끔 저는 오빠 방에 몰래 들어가 스크랩한 기사를 보는데 정말 신나요. 클리어 파일에 끼워져 있는 신문 기사들이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어요.
 




저도 오빠의 파일을 보면서 ‘나도 해봐야지!’ 했는데, 매일 학교 가랴, 학원 가랴, 숙제 하는데 지쳐서 그냥 자버리기 일쑤랍니다. 그래서 엄마, 아빠랑 이야기를 해봤는데, 신문을 학교에 가지고 다니면서 쉬는 시간이나 점심 시간에 읽어보라는 거예요. 하지만 그건 정말 어려운 일이라서 오빠에게 조언을 구했죠.

그런데 오빠는 갑자기 내가 좋아하는 게 뭐냐고 물어봤어요. 저는 당연히 “컴퓨터!”라고 대답했죠. 그러고는 “전에 네가 나한테 연예인 스캔들 얘기해줬잖아. 그거 어디서 알아냈다고 했지?”라고 했어요. 저는 인터넷 기사였을 거라고 말했어요. 그런데 인터넷 기사는 기사지, 신문이 아니잖아요.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오빠가 인터넷에 떠도는 그런 기사들도 다 신문의 일부분이라며 기사가 떠 있는 홈페이지 제목을 잘 살펴보랬어요. 그래서 최근에 봤던 제목들을 생각해봤죠. 노컷신문, 쿠키일보……. 다 우리 집에서 보는 신문 이름이랑 비슷했어요. 지금까지 신문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던 인터넷 기사들이 다 신문이었다니, 엄청 놀랐죠. 오빠는 앞으로 인터넷을 이용해서 신문을 읽어 보랬어요. 핸드폰으로 무선인터넷이 되니, 버스 안에서도 읽을 수 있어 전보다 신문 읽기가 훨씬 쉬울 거라고요.

다음 날부터 등하교 버스 안에서 인터넷 신문 읽기를 시작했어요. 그런데 자꾸 연예인 기사만 읽게 되더라구요. 그래서 또 오빠의 도움을 받기로 했어요. 오빠는 “수업시간에 배운 것들 있지? 그것들을 검색해서 나오는 신문 기사들을 읽어봐. 예를 들면 역사 시간에 광개토대왕릉비에 대해 배웠다면, 광개토대왕릉비를 검색해서 읽는 거지. 그러면 공부에도 도움이 되고 잘못된 버릇도 고치게 되거든.”하고 말했어요. 

그렇게 매일 교과서에서 배운 내용을 검색해 읽었더니 저절로 기억도 되더군요. 하지만 기억은 되는데, 봤던 기사들을 정리를 못해서 머릿속이 복잡할 때도 있었어요. 그래서 고민하고 있을 때, 엄마가 도움을 주셨죠. 오빠처럼 기사를 스크랩해보래요. 그런데 오빠는 종이 신문을 읽어서 오리고 붙이면 되는데, 인터넷 기사를 읽는 저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죠. 엄마는 기사를 인쇄하거나 직접 베껴 쓰라고 하셨어요. 그래서 짧은 기사는 손으로 베껴 쓰고 내용이 많은 기사는 인쇄를 해서 정리했죠. 이렇게 습관이 되어버린 신문 사랑! 지금은 하루에 세 개의 주제를 검색해서 기사를 읽고 스크랩하고 있어요.

그렇게 중학교 1학년부터 스크랩한 기사의 양이 클리어 파일로 두 개가 됐어요. 오늘 그 파일들을 다 읽어 보니 마음이 뿌듯했어요. 앞으로도 계속 신문을 읽고 기사를 스크랩할 거예요. 우리 가족들 덕에 신문을 이용해 공부하는 법을 배웠어요. 나의 꿈대로 선생님이 되면 제가 가르칠 아이들에게 이 방법을 알려주고 싶어요. 이런 신문 사랑 어떻게 생각하세요?


ⓒ다독다독
 

이 글은 한국언론진흥재단 <2011년 신문논술대회 수상작 모음집>중 동상 중등부 수상작 전혜란 님의 ‘가족이 알려준 신문 사랑’ 글을 옮겨온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