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듀사’ 사례를 통해 본 중국 시장 진출 현황과 한계

2015.08.24 09:00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위 내용은 한국언론진흥재단 <신문과 방송 2015년 8월호>에 실린 동아일보 문화부 기자 / 조종엽님의 글을 옮겨온 것입니다.


“어제 KBS ‘프로듀사’ 보셨나요? 김수현이 마신 이 맥주 뭘까요? 아무리 찾아봐도 없던데 궁금하네요.” ‘프로듀사’ 방영 중 여러 네티즌이 인터넷 게시판에 올렸던 글입니다. 드라마에 등장한 맥주를 마셔보고 싶었는데 찾을 수가 없었으니 시청자로서는 당황스러웠을 것 입니다. 해당 맥주는 중국에서 지난해 12월 출시된 리큐어 맥주입니다. 한국에 수입이 안 됐으니 찾지 못하는 게 당연합니다. ‘프로듀사’가 중국에 방영될 때의 홍보 효과를 염두에 두고 중국 기업들이 간접광고(PPL)를 했던 것. “사 먹을 수도 없는 맥주를 광고하는 게 맞느냐”는 비판도 있었지만 “드라마 시청 흐름을 방해하지 않았다면 그게 무슨 상관인가”라는 반론도 나왔습니다. PPL이 과도하다는 의견을 비롯해 이런저런 비판도 있었지만 ‘프로듀사’가 경제적으로 성공한 드라마였던 것은 분명합니다. 그리고 그 배경에는 역시 중국이 있습니다.


중국 시장 노린 PPL


‘프로듀사’의 지출·수입 구조를 따져볼까요. ‘프로듀사’는 eKBS 등 KBS측이 100% 자본을 댄 ‘프로듀사 문화산업전문회사’에서 제작했습니다. 아직 정산 중이지만 제작비는 회당 4억 원에 약간 못 미치는 수준으로 총 48억 원이 안 됩니다. 수입은 얼마나 될까요. 실시간 TV 광고가 모두 판매돼 광고 수익이 약 38억 원입니다. 재방송에 붙는 광고 수익은 제외한 금액입니다(‘프로듀사’는 재방송도 다른 드라마의 재방송보다 광고 단가가 높았다고 합니다). 다음으로 중국 내 인터넷 방영권 수익이 240만 달러(회당 20만 달러), 그러니까 약 26억 원입니다. ‘프로듀사’는 중국 인터넷 포털 사이트 써우후닷컴이 이 드라마에 사전 투자하는 형식으로 참여해 중국 내 인터넷 방영권을 확보했습니다. 여기에 앞서 언급한 중국산 맥주 등의 협찬 및 간접광고 수익이 약 20억 원입니다. 이를 합치면 수입은 최소한 84억 원을 넘습니다. 이는 동남아시아를 비롯해 중국이 아닌 각국 판매 수입, 인터넷TV(IPTV)와 케이블TV의 주문형비디오(VOD) 매출 등은 뺀 금액입니다.


‘프로듀사’는 제작 전부터 중국 흥행이 예상됐던 만큼 중국 자본의 투자 경쟁도 치열했다고 합니다. 인터넷 방영권의 경우 써우후닷컴 이외에도 중국에서 동영상 사이트를 운영하는 회사 2곳이 방영권 확보에 나섰고, 가장 높은 금액을 제시한 써우후닷컴이 방영권을 확보했습니다. 써우후는 주인공 김수현 소속사 키이스트의 지분도 갖고 있습니다. 한국의 우수 콘텐츠 확보를 위해 키이스트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 써우후닷컴이 소기의 목적을 이룬 셈입니다. 이 밖에 인터넷 방영권 투자가 아니라 아예 제작비를 절반 가까이 대겠다고 나선 중국 기업도 있었지만 KBS가 저작권 확보를 위해 거절했다고 합니다.


KBS의 ‘프로듀사’는 경제적으로 성공한 드라마임이 분명하다. 그 배경에는 현재 한류의 가장 큰 시장 중국이 있다. ‘프로듀사’ 제작발표회. / 사진제공: 스포츠동아


아쉬운 광전총국의 발목 잡기


그러나 아쉬운 점도 없지 않습니다. 중국의 까다로운 심의 정책만 아니었다면 수익의 규모가 더 커질 수 있었다는 얘기입니다. ‘프로듀사’는 당초 써우후닷컴이 한국과 동시 방영을 추진했습니다. 그러나 중국 내 미디어 정책을 총괄하는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이하 광전총국)의 심의가 예상보다 늦어져 같은 날 중국 방영이 무산됐습니다. KBS 관계자는 “써우후는 1, 2회라도 먼저 심의를 받고 5월 15일 한국 첫 방영에 맞춰 차례로 공개하고자 했지만 중국 당국이 동시 방영에 제동을 많이 걸었다고 한다”고 전했습니다. 


중국과 한국의 동시 방영


여부가 중요한 것은 중국 내 불법 다운로드 탓입니다. 한국 방영 뒤 중국 인터넷 사이트 공개 시간이 늦어질수록 불법 다운로드로 드라마를 보는 중국 네티즌이 많아지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중국 네티즌들이 불법 다운로드 등을 통해 ‘프로듀사’를 본 것이 10억 뷰가 넘을 것으로 ‘프로듀사’ 제작진 측은 추정하고 있습니다. 추이를 지켜봐야겠지만 8월 중 써우후닷컴을 통해 드라마가 공개되면 합법적으로 이 드라마를 시청하는 양은 5억 뷰 이상으로 예측됩니다. 불법 시청이 2배 이상 많은 셈입니다.


심의 지연에 따른 불법 다운로드는 인터넷 방영권료에 직격탄을 날립니다. 중국 광전총국이 올해부터 인터넷으로 방영되는 해외 드라마도 심의를 받아야 방영할 수 있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한국 드라마의 방영권료가 크게 떨어졌습니다. KBS 관계자는 “‘프로듀사’가 한국 생방송과 동시에 중국에 방영될 수 있었다면 중국 내 인터넷 방영권료는 회당 35만 달러가 넘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프로듀사’만 해도 방영권료를 적지 않게 받은 셈입니다. 다른 드라마는 하락폭이 더욱 큽니다. 지난해 말 SBS 드라마 ‘피노키오’는 중국 동영상 사이트에 회당 28만 달러(약 3억 원)에 팔렸지만 심의 정책이 바뀐 올 상반기 방송된 ‘하이드 지킬, 나’는 현빈이 주연을 맡았음에도 회당 10만 달러에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 광전총국의 해외 드라마 심의 지연에 따른 불법 다운로드는 방영권료에 타격을 입힌다. 올 상반기 SBS의 ‘하이드 지킬, 나’는 현빈이 출연했음에도 중국의 심의 정책 변화로 예상 밖의 낮은 금액에 판매됐다.


중국 동영상 업체들은 방영권 구매가 아닌 제작비 투자 형식을 통해 “해외에서 자체 제작한 중국 드라마”라는 논리로 해외 드라마에 가해지는 각종 규제를 피하려고 했지만 이 역시 여의치 않은 상황입니다. KBS 금요 드라마 ‘오렌지 마말레이드’는 당초 중국 동영상 업체 LeTV가 제작비를 100% 투자할 방침이었지만 투자 무산 위기에 놓였습니다. KBS 관계자는 “LeTV는 대본과 시놉시스만 심의를 받으면될 것으로 봤는데 여의치 않았다”며 “LeTV가 투자를 ‘홀드’(멈춤)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 드라마는 LeTV가 주춤하면서 KBS가 제작비를 댔습니다. 네이버 ‘라인’과 SM엔터테인먼트 등이 제작한 웹드라마 ‘우리 옆집에 엑소가 산다’도 최근 중국 내 상황이 바뀌어 방영에 차질을 빚었습니다. 드라마 업계 관계자는 “이 드라마는 지난 4월 중국 동영상 업체가 한국과 동시방영했다가 광전총국이 ‘심의를 받은 뒤 방영해야 한다’며 문제를 삼아 방영이 지연됐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따라 중국 당국의 심의 지연에 따른 불법다운로드를 막기 위한 대책도 나옵니다. 사전 제작도 한 가지 방법입니다. 올 하반기 KBS 방영 예정인 ‘태양의 후예’가 그 예입니다. 김은숙 작가가 집필하고 송혜교, 송중기 등이 출연하는 이 드라마도 중국 동영상 업체에 이미 판매됐습니다. 이 드라마 관계자는 “중국 당국의 심의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사전 제작 방식을 택했다”며 “중국이라는 큰 시장에서 동시 방영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중국을 상대로 한 저작권 전쟁


불법 다운로드뿐 아니라 또 다른 문제도 있습니다. ‘짝퉁’입니다. 최근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을 표절한 중국 프로그램 ‘극한도전’이 문제가 됐는데 사정은 드라마도 마찬가지입니다. 중국에서는 ‘별에서 온 그대’와 ‘상속자들’을 짜깁기해 만든 ‘별에서 온 상속자들’이 인기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최근 드라마 제작사들은 중국 제작사로부터 드라마 대본과 리메이크 권리를 넘겨달라는 제안을 많이 받는다고 합니다. 물론 돈 주고 사겠다는 것이니 그 자체만 보면 반가운 일입니다. 문제는 그 다음입니다.


리메이크 권리를 사되 한국 드라마의 리메이크라는 것을 밝히지 않겠다는 조건이 따라붙는다는 것입니다.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거기까지는 받아들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일부 중국 제작사들은 자신들의 오리지널 드라마라며 제3국에 다시 리메이크 권리를 팔아 넘긴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한국의 한 드라마를 리메이크한 중국 제작사가 다시 대만에 대본을 팔아넘긴 사례가 있다고 합니다.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아무리 제작사들이 어렵다고 해도 한국 드라마라는 것을 숨기는 조건에 동의해주는 것은 마치 영혼을 파는 짓 같아 거절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출연료, 작가료, 연출료 등이 큰 폭으로 상승한 가운데 VOD 수입과 해외 수입을 올려야 드라마 제작이 가능하게 된 지 오래입니다. 혐한류 등 탓에 일본 시장이 거의 막힌 지금 해외에서 상승한 제작비를 회수할 곳은 중국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불법 다운로드와 짝퉁 프로그램 문제를 막지 못한다면 ‘재주만 열심히 넘은 곰’ 꼴이 될 소지도 없지 않습니다. 문제가 금방 해결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 당장 우리나라만 해도 저작권 개념이 자리를 잡은 것이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여러 배경이 있지만 그중 하나는 미국의 압력을 받은 우리 정부가 불법 공유 등에 대해 적극적인 단속 정책을 편 것도 이유였습니다. 하물며 우리 상대는 중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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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logIcon ddffg2015.10.21 13:33

    하지나 규제전 40만불이었고 규제때문에 10만불에 황당한 제의만 받았을뿐 규제전 최고가였던 드라마랑 비슷한 금액으로 판권완료했다고 기사났는데 제의만받은 금액으로 자꾸 후려치기하는 기사가 나오는건 뭔지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