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만나는 <바르셀로나를 꿈꾸다. 안토니 가우디전 展>

2015.09.16 14:00다독다독, 다시보기/현장소식


구엘 공원 ⓒYoon.Joonhwan


유럽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들러보고 싶은 도시로 바르셀로나를 꼽습니다. 세계적인 천재 건축가 안토니 가우디 작품의 대다수가 존재하거니와, 도시자체가 예술작품으로 손꼽히는 도시이기 때문인데요. 당분간 서울에서도 안토니 가우디와 그의 아름다운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예술의 전당 한가람 디자인 미술관에서  안토니 가우디의 미발표 작품들과 개인적인 삶의 흔적도 함께 살펴볼 수 있다는 소식에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으로 향했습니다.

   

시골 대장장이의 아들, 천재 건축가가 되다

 

가우디 초상화 / 출처_위키미디어


전시장에 들어서자 안토니 가우디의 초상화가 눈에 들어옵니다. 덥수룩한 수염, 오똑한 코와 눈, 그리고 2:8로 넘긴 가르마가 돋보이네요. 그는 시골에서 대장장이의 아들로 태어났지만 덕분에 어깨너머로 배운 예술적 감각이 훗날 그에게 큰 영향을 주게 됩니다. 노년의 수수한 모습의 가우디와 달리 젊은 시절 가우디는 유명 건축가의 명성에 버금가는 명품 옷을 훌륭히 소화해내는 멋쟁이였다고 전해집니다. 하지만 사진 찍는 것을 너무나도 싫어해 위의 사진이 얼마 없는 가우디의 사진 중 가장 잘 나온 사진이라고 하네요. 


'코메아' 장갑 상점을 위한 진열대를 그린 스케치, 명함 뒷면에 그림 ⓒInstitut Municipal de Museus de Reus

전시의 전반부에서는 학창 시절부터 그가 그려온 건축 도면들과 더불어 훗날 예술세계에 영향을 미친 유년 시절을 함께 관람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발표되지 않았던 스케치와 수채화 작품들을 통해 건축가로만 알려져 있던 그에게 예술가로서 또 다른 면모가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어린시절 가우디가 시골에서 보고 느낀 자연 환경은 훗날 그의 예술, 건축 세계에 큰 영감을 주게 됩니다. “독창적이라는 것은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을 뜻한다.”라는 가우디의 말처럼 훗날 가우디는 철을 자유롭게 이용해 건축물에 효과를 더했고, 자연과 공존할 수 있는 공간을 구현해냈습니다. 고전주의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가우디 건축을 세상에 내놓았다는 점에서 왜 그가 지금까지도 최고의 건축가로 불리는 지 알 수 있습니다. 한 가지 재미난 사실은,  고등학교 시절 가우디는 두 과목을 제외하곤 모두 F 학점을 받을 정도로 자유 분방한 학생이었다는 점 입니다. 졸업식에서 교장 선생님이 “제가 이 졸업장을 천재에게 주는 것인지, 광인에게 주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시간이 말해줄 것입니다.”라는 말을 남길 정도로 개성있는 확고한 학생이었답니다. 하지만, 현재 그가 최고의 건축가로 인정받는 걸 통해, 가우디가 독특하고 개성이 넘치는 천재 건축가임을 알 수 있습니다.


   

유네스코에 기재된 가우디의 7가지 건축물


"독창적인 것은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


유네스코에 기재된 가우디의 7가지 건축물들에 관한 전시 또한 흥미로웠습니다. '건축물이 빠진 건축가의 전시회가 과연 흥미로울까?'하는 의구심이 있었지만 건축물들을 실제로 보는 것과는 또 다른 색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건축물들이 지닌 의미와 당시 시대적 상황, 그리고 가우디의 개인적 삶의 행적을 함께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그가 추구했던 작품세계와 가우디의 가치관을 근원적으로 바라 볼 수 있었습니다.

   

살아 움직이는 듯 한 조형물들과 온전히 보전되어 시·공간을 초월한 듯 한 자연물들, 그리고 원초적인 빛을 이용해 만들어지는 오묘하면서도 신비로운 색들. 이것이 바로 가우디가 표현 하고자 했던 “독창적인 것은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을 의미하는 게 아닐까 조심스레 생각해봅니다.


후대 건축가들이 이어가는 가우디의 건축세계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왼)다중현수선 모형 ⓒFundació Catalunya-La Pedrea / 공사중인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출처_위키미디어


특히 2026년, 가우디 사후 100주년을 맞이, 완공을 목표로 한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의 건설 과정을 담은 사진들과 스케치들은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특히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의 건설 과정을 재현해 둔 모형은 저도 모르게 마음이 차분해지고 경건한 마음이 들게 만들었습니다. 실에 여러 개의 추를 매달아 무게 중심을 잡은 뒤, 거꾸로 세워진 모형을 보고 영감을 얻었다는 사실을 통해 그의 천재성 이면에는 끊임없는 고뇌와 도전이 있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가우디의 삶을 느낄 수 있는 전시


이번 전시는 단순히 설계 도면, 건축모형들과 더불어 가우디의 인생 전반을 함께 느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참 좋았습니다. 특히 검정 바탕의 벽면에 에메랄드 색채가 건축물들이 풍겨내는 신비로움에 한층 더 빠져들게 했습니다. 사실, 가우디가 화가나 사진가가 아닌 건축가인 만큼 실물 크기의 전시품을 보는 것이 불가능하기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습니니다. 하지만, 전시는 기대 이상으로 많은 정보와 생각할 거리를 던져 주었습니다.

   

카사밀라 / 출처_위키피디아


실제로 눈앞에서 건축물을 보는 것이 가장 생생하게 가우디를 느낄 수 있는 방법이지만, 가우디의 개인적인 삶과 그의 건축물들의 원본 스케치, 그리고 각종 에피소드까지 다채롭게 전시를 즐길 수 있었다는 점에서 만족스러웠습니다. 무엇보다 <바르셀로나를 꿈꾸다. 안토니 가우디 展>은 가우디의 개인적인 삶의 흔적들과 함께 한 편의 이야기를 듣는 듯한 느낌으로 편안하게 즐기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 한국 가우디전을 준비하면서 발견된 가우디 스케치도 세계 최초로 공개되니 안토니 가우디의 위대함을 예술의 전당 한가람 디자인 미술관에서 느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아!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은 '문화가 있는 날' 행사로 6시부터 9시까지 50% 할인된 가격으로 입장하실 수 있으니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전시명: <바르셀로나를 꿈꾸다. 안토니 가우디 展>

장소: 예술의 전당, 한가람 디자인 미술관

기간: 2015.7.31~11.01

시간: 오전 11시~ 오후 9시

전시 설명(도슨트): 평일 4회 11시(단체전용, 사전예약 필수), 2시, 4시, 6시

전시 및 단체관람 문의 : 02-837-66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