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하기 전에 세 번 관찰해라” 빅데이터 전문가 송길영의 독[讀]한, 습관

2015. 10. 12. 09:00다독다독, 다시보기/지식창고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읽기 장려를 위해 2013년부터 주최해 온 독[讀]한, 습관 강연회가 올해에도 어김없이 열렸습니다. 2015년 독[讀]한, 습관은 10월 1일 서울을 시작으로 경기, 인천, 충남과 같은 다양한 지역에서 총 10번 개최됩니다. 저는 올해 독한습관의 시작을 알리는 첫 번째 강연회에서 빅데이터 전문가 송길영의 독[讀]한, 습관을 만나고 왔습니다. 


리더(Leader)가 되려면 리더(Reader)가 되어라! 


요즘 젊은이들은 다양한 미디어와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책을 점점 멀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읽기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고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것입니다. 실제로 이 시대의 많은 리더(Leader)들의 공통점은 바로 그들이 충실한 리더(Reader)였다는 사실입니다. 독[讀]한, 습관은 명사들의 명강의를 통해 우리 젊은 세대들에게 읽기의 즐거움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또한 평소에 읽기에 대한 어려움 또는 두려움을 느꼈던 사람들이나 좀 더 효율적이고 의미 있는 읽기를 원하는 사람들에게도 도움을 주고자 합니다. 독[讀]한, 습관은 명사의 경험담을 통해 일상생활에서 수많은 뉴스를 접하고 있지만 뉴스와 멀어지고 있는 젊은이들과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뉴스를 접하는 방법을 제시합니다. 더 나아가 이들에게 읽기를 통한 자기 성찰과 진로탐색의 기회까지도 제공하는 강연회입니다. 


“저는 빅데이터 전문가가 아닌 마인드 마이너(Mind Miner)입니다”


사회자 박준우 칼럼리스트는 오늘의 연사를 ‘빅데이터(Big Data) 전문가’ 송길영 이라고 소개했습니다. 그러나 우리 모두가 빅데이터 전문가라고 부르는 송길영은 자신은 빅데이터 전문가가 아니라고 말합니다. 그는 자신을 사람의 마음을 캐는 ‘마인드 마이너(Mind Miner)’라고 불러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가 하는 일은 소셜 빅데이터 속에서 사람의 마음을 읽고 해석하는 일이므로 빅데이터 전문가보다는 마인드 마이너가 더 정확한 이름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주도당하는 사람이 아닌 일을 주도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일을 주도하려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어야 했고 실질적인 산업에 도움을 주어야겠다고 생각 했습니다. 산업의 중심은 고객이고 고객은 고객이기 이전에 인간이었습니다. 그러므로 고객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인간의 마음을 읽어야 했습니다. 평소에 사람을 관찰하는 일을 즐기는 그에게 인간의 마음을 읽는 일은 매우 흥미로운 일이었습니다. 결국 그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만들어 10년째 연구하여 사람의 마음을 캐는 전문가가 되었습니다.



데이터만 있으면 무조건 OK? 틀렸습니다!

 

“데이터가 있다고 해서 무조건 올바른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건 아니에요.” 

그는 데이터의 위험성을 지적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경험을 최우선시 하고 많은 가중치를 부여하여 잘못된 선택을 합니다. 가령 한 기업의 CEO가 새로운 직원을 채용할 때 “A대학 출신? 내가 20년 동안 그 학교 애들 2명을 써봤는데 2명 다 별로였어. 그 대학출신은 다 별로야.” 하면서 A대학 출신의 모든 사람들을 일반화시킵니다. 이 CEO는 20년 동안 겪었던 A대학 출신의 단 2명의 사람이라는 자신의 경험에 엄청난 가중치를 두고 의사결정을 내립니다. 선택의 중심에 지원자들이 아닌 자신의 경험을 둠으로써 A대학 출신의 훌륭한 인재를 놓치게 됩니다. 그는 이러한 예시를 통해 “데이터가 답을 준다는 생각을 버리세요. 데이터는 힌트를 주는 것뿐이지 결정은 인간이 내립니다.”라며 데이터에 대한 사람들의 무한신뢰와 착각을 지적했습니다.

 

내가 아닌 상대를 중심에 두었을 때 비로소 보인다


그는 사람의 마음을 제대로 읽기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중심에 내가 아닌 상대방을 두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보통 자신을 중심에 위치시킵니다. 그렇기에 다른 사람들이 자기의 이름을 알아주기를 원하고 자신들의 평판에 집착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그러나 그는 단호하게 “평판은 허무한 것입니다.”라고 말합니다. 평판이 얼마나 허무한 것이지 한 화장품 회사의 유명제품을 통해서 알 수 있습니다. 


모 화장품 회사의 주력제품으로서 많은 사람들에게 ‘갈색병’으로 알려진 제품의 실제 이름은 ‘에스티로더 어드밴스드 나이트 리페어 싱크로나이즈드 리커버리 콤플렉스’입니다. 그러나 이 제품의 실제 이름을 알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이렇게 낯설고 긴 이름보다는 ‘갈색병’이라는 제품의 특성을 살린 이름이 더 친숙하게 느껴집니다. 이 화장품 회사는 이러한 고객들의 마음을 파악하고 제품 홍보 전략을 바꾸었습니다. 광고에서 제품의 실제 이름보다 실제 고객들이 알고 있는 ‘갈색병’이라는 명칭을 더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에게 어렵고 긴 이름이 아닌 편하고 부르기 쉬우며 제품의 특성을 살린 홍보 전략을 사용해 제품의 인지도를 더욱 높였습니다. 이름이나 평판이 중요하다는 것은 순전히 회사입장에서의 생각이었습니다. 상대방인 고객에게 그것은 전혀 중요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이렇듯 중심에 자신들이 아닌 상대방을 놓고 생각할 때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가 말하는 좋은 커뮤니케이션이란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듣고 싶은 이야기를 하는 것입니다. 대화의 출발점이 내가 아닌 바로 상대방이 되어야 합니다. 상대방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데 계속 내 생각을 우기면 거부감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상대와 나는 다른 입장이므로 같은 것을 두고 다른 생각을 가집니다. 그는 중심이 나에게 있지 않고 상대에게 있다는 것을 인정할 때부터 커뮤니케이션이 달라지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좋은 소통을 위한 첫 번째 단계는 나보다는 상대방이 어떠한 관점을 가지는 지에 대해 먼저 생각해보는 것입니다.


묻지 않고 세 번 관찰하는 습관


그가 지난 10년간 데이터 속에서 사람들의 일상을 보고 속마음을 알아내면서 깨달은 것은 ‘상상하기 전에 세 번 관찰하라’입니다. 우리는 상대를 알아내려고 상대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그러나 이미 물어볼 때부터 우리는 마음속에 우리가 원하는 답을 정해놓고 질문합니다. 마치 연인에게 “자기야 나 사랑해?”라고 묻는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즉, 우리는 질문하기 전부터 나만의 가설을 세우고 질문한 후 상대방에게서 그 가설이 참이라는 증명을 얻어내려고 합니다. 상대에 대해 진정으로 알고 싶다면 상대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아야 합니다. 


그는 이러한 사례로 이케아와 다이소와 같이 우리에게 친숙한 기업을 들었습니다. 요즘 사람들은 각종 미디어와 SNS에서 뜨는 화려한 싱글 라이프를 꿈꿉니다. 그러나 실제 삶에서 모두가 사진과 같이 비싸고 멋진 가구와 생활용품들로 집을 꾸밀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사람들은 타인의 싱글 라이프와 조금이라도 비슷한 모습을 갖추기 위해 디자인은 비슷하지만 상대적으로 매우 저렴한 가구와 생활용품을 찾게 됩니다. 이렇게 해서 자연스럽게 우리 생활과 가장 밀접한 저가 가구매장과 생활용품점이 큰 인기를 얻게 된 것입니다. 내가 보기에 바람직한 것을 우기기보다는 우리의 삶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려고 할 때 비로소 진실을 볼 수 있습니다.



묻기 전에 관찰해야 보인다는 그의 말에 많은 사람들이 올바른 관찰방법을 물었습니다. 어떻게 보아야만 상대가 보이고 상대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지에 대해 모두가 궁금해 했습니다. 이러한 질문에 그는 ‘많이 읽어야 볼 수 있다’고 대답했습니다. 상대를 제대로 관찰하기 위해서는 많이 읽어서 그 속에 들어있는 기호화 상징들을 이해하며 상대방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면밀히 높이 보아야 합니다. 대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높은 곳에 있어야만 전체를 볼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높은 관점을 터득하는 방법으로는 역시 다독[多讀]만큼 좋은 것이 없다고 말하면서 읽기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정답은 장기간에 걸쳐 많은 책과 글을 읽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상상하기 전에 세 번 관찰하는 습관을 통해 상대를 이해하고 그가 정말로 좋아하는 걸 줘야합니다.” 

그는 아무리 물어봤자 상대도 답을 모르고 알아도 말해주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묻지 않고 세 번 관찰하는 것이 그를 배려하는 일이며 이를 통해 내가 존재하는 의미가 더욱 커질 것이며 나의 유효기간 또한 길어질 것이라고 했습니다. 끝으로 이러한 습관이 서로를 배려하도록 이끌어줌으로써 함께 살아가는 이 세상이 좀 더 나은 형태로 발전되었으면 하는 기대와 소망을 밝히며 강연을 끝마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