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독서력’으로 수능 막판 스퍼트!

2015. 11. 5. 14:00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애초에 수능은 왜 치는 것일까?”


곧 있으면 11월의 가장 큰 이벤트, 수능이 다가옵니다. 후배, 가족, 친지의 응원을 받으며 어깨의 무거운 짐을 지고 시험장으로 향하는 학생들의 모습이 매년 뉴스 영상으로 등장하지요. 단 한 번의 시험으로 고등학교 3년을 평가받고 더 높은 시험 점수를 얻기 위해 재수, 삼수, 심지어는 N수라고 불릴 만큼 고생을 하는 학생에게 감정적으로만 마냥 감동하고 응원하자니, 마음이 아프고 불합리하게 느껴지는 구석도 있습니다. ‘대학’이 얼마나 의미가 있는지, 사회적으로 ‘입시’가 어떠한 구조적 문제가 있는지 등 다양한 논의가 가능할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 당장 시험을 쳐야하는 학생들에게 이런 논의는 잠시 옆으로 제쳐두고, 일단 노력한 만큼 무사히 시험을 치르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유용한 정보를 전하는 것이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이 아닐까 싶습니다.


출처_경향신문


애초에 우리는 왜 수능 시험을 볼까요? 도움이 될 만한 정보를 전하기에 앞서, 먼저 따져보고 싶은 부분입니다. 수능 시험의 정식 명칭이 ‘대학수학능력시험’인 만큼 “대학교 수업을 따라가 공부할 능력이 있는가”를 파악하는 것이 목적이지요. 따라서 수능 시험이란 “대학교에서 어떻게 수업을 진행하는가” 라는 관점에서 파악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대학교의 수업은 기본적으로 '대학교재의 이해’, 다시 말해 ‘올바른 독서력’ 입니다.


물론 수능 시험이 실제로 이 능력을 제대로 측정하는가 아닌가도 중요한 문제입니다. 예를 들어 “실제로 영어를 잘 하는가”와 “TOEIC에서 고득점을 얻는가”는 완전히 합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지요. 시험이나 시합에서 점수를 따는데 특화된 기술은 분명 존재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기술도 기초체력이 없이는 아무 효과가 없습니다. 제가 이 글에서 이야기하려는 ‘올바른 독서력’은 대학수학능력시험이라는 시합에 유리한 기술이면서, 동시에 여러 분야에 사용할 수 있는 기초체력을 키워줍니다. 너무 늦었다 생각하지 마시고, 지금 당장, 시작해보십시오.


큰 그림부터 차근차근 실수하며 기억하자!


‘올바른 독서력’은 평생 함께할 기초체력이 되어준다.


올바른 독서력의 기본은 “큰 그림에서 작은 조각으로” 입니다. 인간의 뇌가 무언가를 이해하는 과정은 작은 조각을 큰 그림으로 완결짓는 과정입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걸어서 가는 상황을 가정해봅시다. 매 순간순간 방향을 정하고 길을 선택하는 상황이 작은 조각에 해당합니다. 작은 조각에 매달려서는 헤매기만 하지 목적지까지 도달하기 어렵습니다. 각각의 조각이 어떤 의미인지도 파악하지 못하지요. 운 좋게 도착하고 나서야, 그 조각이 큰 그림을 만드는데 필요한지 아닌지를 깨닫게 됩니다. 지도에 해당하는 큰 그림을 먼저 파악한다면 이런 낭비는 일어나지 않습니다. 목적지를 향한 거리와 방향을 명확히 알 수 있고, 지금 처한 상황인 작은 조각의 의미도 확실히 이해하게 됩니다. 따라서 먼저 구체적인 정보보다, 대강이라도 전체상인 큰 그림을 먼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큰 그림의 세부 정보인 작은 조각을 채워넣을 수 있을까요? 인간의 뇌는 실수를 기억합니다. 미리 예상했던 정보와 다른 일이 벌어지면 어떻게 다른가만을 업데이트 하는 방식입니다. 작은 조각을 채우는 과정은 세부 정보를 기억하는 과정이고, 기억을 위해서는 미리 예측 혹은 예상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라도 큰 그림을 미리 알고 있어야 합니다. 단순히 독서하는게 아니라 사전에 큰 그림인 전체상을 예상해보고, 얼마나 예상과 다른지를 확인하는 과정을 통해 작은 조각이 채워지게 됩니다.


올바른 독서력의 3박자 “고속, 반복, 변주”


올바른 독서력은 큰 그림, 전체상을 빨리 파악하는 것이 첫걸음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전체상을 빨리 파악할까요? 3박자 “고속, 반복, 변주”를 갖추면 됩니다. 


고속, 반복, 변주로 큰 그림을 그리는 가 독서에서 승리하는 비결이다.


먼저 고속과 반복은 한 쌍으로, 일부러 작은 조각에 집착하지 않고 재빨리 큰 그림을 익히기 위해서 필요합니다. 책을 꼼꼼히 1번 보는 것 보다 대강 10번 보는 것이, 걸리는 시간은 비슷해도 이해하는 정보량은 크게 차이납니다. 꼼꼼히 1번 보면 매번 작은 조각에만 눈이 팔려서, 큰 그림도 파악하지 못한 데다가 맨 처음 접한 작은 조각은 벌써 잊어버리게 됩니다. 그러나 대강 10번 보면 다릅니다. 처음에는 조악한 큰 그림의 윤곽만 그리게 될지는 모르나, 횟수를 반복하면서 점점 해상도를 높여가게 됩니다. 고속 반복할 수록 기존의 큰 그림을 바탕으로 작은 조각을 채워나가게 됩니다.


변주는 기억을 위해서 필요합니다. 기존의 예상과 다른 정보만을 기억하는 뇌의 특성을 이용해, 단순히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변주해가며 반복해야 합니다. 대표적인 방법으로는 미리 고속 반복해 익혀둔 요약정리 프린트나 요약집을 직접 손으로 기억해가며 써본 뒤, 원본과 비교해 어떤 것을 기억하지 못 했는지를 발견하는 공부법입니다. 혹은 고속 반복하면서 기존에 알지 못했던 것은 없는가를 의식하는 것도 중요한 변주 방법입니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더 빨리(고속), 더 많이(반복), 더 세밀하게(변주) 읽느냐 입니다. 평소에 읽는 책도 마찬가지입니다. 시험지, 문제집, 교과서와 참고서, 요약정리집도 마찬가지입니다. 최대한 압축하여 더 많이, 빨리 반복하고, 얼마나 기억하고 있는지 변주해보십시오. 정보를 처리하는 기초체력이 확실히 붙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