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활용교육(NIE)과 미디어 리터러시(Media Literacy)

2016. 4. 14. 17:00다독다독, 다시보기/미디어 리터러시



정형근 정원여자중학교 교사·이화여대 국어교육과 겸임교수



뉴스(News)하면 무엇이 떠오를까? 뉴스는 본래 새로운 소식을 뜻한다. 그래서 누군가는 News를 동(East), 서(West), 남(South), 북(North)의 합성어로 보면서 동서남북 곧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소식을 가리킨다고도 말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새로운 소식을 어디서 보고 들을까? 요즘 우리는 뉴스를 텔레비전, 신문뿐 아니라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을 통해 보고 듣는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사람들은 새로운 소식을 텔레비전이나 신문을 듣거나 보았지만, 요즘 학생들은 뉴스를 인터넷과 스마트폰으로 보고 듣는 경향이 있다. 새로운 소식을 전하는 것이 신문의 본령이라고 본다면 종이신문보다는 인터넷 기사가 신문의 본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종이신문이 여전히 막강한 역할을 하는 곳이 있다. 바로 학교이다. 종이 신문에서 디지털 매체로의 전환이 가속화되는 시점에도 학교 미디어교육의 중심은 여전히 종이 신문이다. 종이 신문을 준비한 후 기사를 오린 후 종이에 붙이고 거기에 자신의 생각을 쓰는 이른바 신문활용교육(Newspaper In Education)이 학교 미디어교육의 중심을 이루고 있다. 학생들이 생각하는 미디어교육은 신문을 펼친 후 기사를 찾고 밑줄을 긋고 요약한 후 오려서 스크랩하는 활동이다. 그렇다고 해서 학생들이 평소에 종이신문을 많이 보는 것도 아니다.

이런 광경은 뭔가 몸에 맞지 않은 옷을 입은 것처럼 불편하다. 세계에서 제일 빠른 초고속 인터넷망이 깔려 있으며, 스마트폰 보급률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만한 선도적인 정보국가의 학교에서 여전히 종이신문을 오리고 붙이고 하는 광경이 어색하게 느껴진다. 레이더나 스텔스 같은 최첨단 기기를 운용하는 군인들에게 잠시 그 기기의 사용을 멈추고 소총을 들고 육안으로 적의 침범을 살피라는 것 같아 다르지 않게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렇다고 이 말이 신문을 활용한 교육보다 첨단 매체를 활용한 미디어 교육이 성공의 가능성이 더 높다는 말은 결코 아니다. 어떤 경우에는 신문을 활용하여 비판적 사고력, 문제해결력 등을 충분히 길러줄 수 있다. 그렇다면 신문활용교육과 미디어 리터러시(media literacy)의 차이는 무엇일까?


#문제는 비판적 사고력(critical thinking)

<!--[if !supportEmptyParas]--> <!--[endif]-->

신문활용교육이든 뉴스 또는 미디어활용교육이든 그것들의 중요한 목표는 학생들의 비판적 사고력을 길러주는 것이다. 교육의 중심이 신문에서 미디어로의 이동은 어찌 보면 시대 상황을 고려한다면 당연한 선택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미디어교육을 통해 길러주고자 하는 비판적 사고력은 신문을 통해서도 어느 정도 길러줄 수 있다. 그럼에도 교육의 초점을 신문에서 뉴스 또는 미디어로 교육의 범위를 확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신문의 경우 기사를 읽고, 기사의 주장과 근거 또는 기사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정보를 파악하고, 그 정보나 근거가 합리성이나 타당성을 가지고 있는지를 판단하는 식으로 비판적 사고력을 측정하게 된다. 물론 미디어 매체에서 제공하는 정보에 대해서도 방금 언급한 절차나 방법에 따라 비판적으로 읽으며 사고력을 키울 수가 있다. 그렇지만 이는 기사의 내용에 대한 비판적 접근에 가깝다.



뉴스를 둘러싼 맥락을 파악할 수 있어야

<!--[if !supportEmptyParas]--> <!--[endif]-->

미디어 리터러시는 다양한 매체를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을 가리킨다. 보다 구체적으로 다양한 형태의 메시지에 접근하여 메시지를 분석하고 평가하고 의사소통할 수 있는 능력이다. 미디어 리터러시가 있는 사람은 인쇄매체와 방송매체를 해석하고, 평가하고 분석하고 생산할 수 있다. 미디어 리터러시는 단순히 어떠한 기술의 습득이 아니며, 미디어 산업이나 일반적인 미디어 내용의 패턴, 그리고 매체 효과와 관련된 지식구조를 습득하는 능력이다. 이는 뉴스의 내용뿐 아니라 뉴스를 둘러싼 맥락까지 살피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미디어 리터러시는 읽기, 쓰기, 말하기, 컴퓨터 사용, 정보의 시각적 제시의 해독, 심지어는 음악적 제시의 해독 등 다양한 기능을 포함한다.


그러므로 미디어 리터러시가 있는 의사 소통자는 개인적으로 또는 공적으로 미디어를 사용하는 방식에 대한 지식을 갖추어야 하며 미디어 또는 매체의 특성에 대해 이해가 높아야 한다. 또한 청중이 미디어나 미디어의 내용에 대해 어떻게 반응하는지 등도 살필 줄 알아야 한다. 또한 미디어의 내용이 어떤 사회적·문화적 맥락에서 산출되는지에 대해 성찰할 수 있어야 하며, 또한 미디어가 가지고 있는 상업적 성격에 대해 비판적으로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미국 미디어 교육연합(AMLA : Allinance for a Media Literate America)에서는 미디어 리터러시를 메시지에 대한 접근(access), 분석(analyze), 평가(evaluate), 소통(communicate)로 정의한 바가 있다.


이런 측면에서 미디어 리터러시에서 추구하는 비판적 사고력은 뉴스의 내용뿐 아니라 뉴스가 생산되고, 유통되며, 소비되는 전 과정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글쓴이는 어떤 의도로 이런 기사를 쓰게 되었는가’, ‘생산된 뉴스가 어떤 맥락에서 유통되고 소비되는가’, ‘정보가 어떤 목적으로 제시되고 유통되는가등을 분석하고 비판적 입장에서 살피는 것이다. 결국 미디어 리터러시는 뉴스에 대한 비평, 즉 일종의 미디어 비평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