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세대를 위한 미디어의 이해

2016. 4. 14. 11:56다독다독, 다시보기/미디어 리터러시



박명호 서강대 언론대학원 미디어교육 석사, 미디어 교육가



#들어가는 말 : 미디어는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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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의 풍경이 과거와 많이 달라졌다. 예전엔 커다란 신문을 펴보는 사람, 소설책을 읽는 사람, 옆 친구와 담소를 나누는 사람 등 다양했지만 지금은 하나같이 스마트 폰이라는 기기를 손에 들고 쳐다보고 있다. 지금은 우리에게 너무나도 익숙한 풍경이지만, 사실 그리 오래되지 않은 낯선 풍경이다. 새로운 미디어 기기의 등장이 이처럼 우리의 일상 모습을 완전히 바꾸어 놓은 것이다.


미디어(media)는 그 말의 의미처럼 우리의 삶을 매개한다. 그것은 사람과 사람 사이를 매개하고, 또 사람과 사회 사이를 매개한다. 그러니 사람들이 살아가는 일상 속에서 미디어의 존재는 아주 중요하다. 그 시대에 지배적으로 사용되어지는 미디어가 무엇이냐에 따라서 인간의 삶의 풍경도 변화하기 마련이다. 미디어 환경의 변화에 따라 사람과 소통하는 방식도 변화하고, 또 사회에 참여하는 방식도 변화하는 것이다. 그래서 오래 전 미디어 철학자인 마샬 맥루언은 통찰력 있게 미디어에 따라서 시대를 구분하기도 했다. 말이 중심이 된 구술 시대와 문자가 중심이 된 인쇄 시대, 영상 이미지가 중심이 된 전자 시대로 말이다. 미디어라고 하는 것이 그저 인간의 편리함을 위해 주어진 작은 도구같지만, 사실 그 도구에 따라 일상이 변화하고, 인간의 사유 방식이 변화하며, 정치적 구조와 사회의 풍경이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디지털 미디어 환경 속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미디어 리터러시(Media Literacy) 능력은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특히나 태어날 때부터 디지털 미디어 환경 속에서 자라난 청소년들에게는 더더욱 그렇다



#미디어 리터러시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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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리터러시 능력이란 무엇일까? 그것은 쉽게 이야기하면 미디어를 읽고 쓰는 능력이라 말할 수 있다. 그 두 가지 능력을 키우는 것이 바로 미디어 교육의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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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미디어 읽기 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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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를 읽는 능력이라는 것은 우리가 늘상 접하는 영화, 텔레비전 드라마, 오락 프로그램, 뉴스, 기사, 웹툰, 광고 이미지등의 미디어를 해독하는 능력이다. 미디어라고 하는 것은 그저 우리가 즐기거나 정보를 얻는 창구일 뿐인데, 그것을 해독한다는 것은 어떤 말일까? 거기에는 많은 의미가 함의되어 있다. 영화든 개그콘서트이든, 웹툰 드라마이든 그것을 해석할만한 가치가 있는 하나의 텍스트(Text)로 여기는 것이다. 그리고 그 텍스트 안에는 우리를 특정한 방식으로 사고하게 하는 이데올로기가 담겨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콘텐츠 홍수 시대를 살아가는 미디어 이용자들에게는 분별력 있는 미디어 해독 능력이 절실하게 요구된다고 할 수 있겠다. 미디어는 은근하게 세상을 바라보는 프레임을 형성하게 한다. 가령, 드라마 속에서 지나친 가부장적인 가정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보여주어 영향을 주거나, 남성성과 여성성에 관한 스테레오 타입(고정관념) 형성케 한다. 요즘 높은 시청률을 올리는 많은 드라마들은 여전히 평범한 여성이 능력 있는 남자를 만나게 되어 사랑에 성공하여 행복하게 되는 신데렐라 공식이 적용되고 있지 않은가. 여성이 스스로 주체적으로 움직이는 존재가 아닌, 남성에게 의존되고, 남성에 의해 인생이 좌우되는 존재로 드라마 속에 그려지는 것이다. 이러한 전형성은 우리의 사고에 영향을 준다. 또한 수많은 광고들은 우리에게 소비의 욕망을 부추긴다. 그리고 뉴스는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하여주는 듯하면서도, 흥미성이나 권력층의 이익 등의 요소들이 개입되어 현실에 대한 바른 인식을 방해할 때가 많다. 또 요즘 유행하는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들은 무한 경쟁을 정당화하는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를 강화한다. 그러므로 미디어 이용자들은 미디어 콘텐츠 내용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져 있는 구조를 보아야 한다. 미디어가 담고 있는 세상이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는 데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미디어 수용자의 개념이 과거와 달라졌다. 과거에 미디어 수용자라는 존재는 매스미디어가 주는 메시지의 영향을 받는 수동적인 존재로 보았다. 송신자가 보내는 메시지가 매체를 통해 수신자에게 전달되는 일방적인 관계인 것이다. 이러한 전제에서 수용자가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은 송신자가 보내는 메시지에 영향을 받거나, 그 영향을 거부하기 위해 비판하는 일이 전부이다. 하지만 디지털 환경이 도래하며 수용자의 개념이 변했다. 그들은 더 이상 미디어가 주는 메시지에 일방적인 영향을 받는 무지하고 어리석은 대중이 아니다. 오히려 능동적인 주체가 되어 미디어가 주는 메시지 뒤에 담겨 있는 의미를 적극적으로 해독하거나, 창조적으로 해석하는 존재인 것이다. 현대의 수용자는 audience를 넘어서 reader이고, writer의 위치까지 올라간다. 미디어 읽기 능력이 키워질 때, 우리는 더 주체적으로 미디어 콘텐츠를 해석하고, 의미를 창조하는 유희를 즐길 수 있는 것이다.



2) 미디어 쓰기 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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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쇄 미디어와 영상 미디어가 지배적인 시대 때만 하더라고 미디어 읽기 능력을 키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다면, 디지털 미디어 시대에는 미디어 쓰기 능력까지 요구된다. 미디어 쓰기 능력이라는 것이 무엇일까? 그것은 미디어 이용자가 균형 있게 미디어 기기를 이용하는 능력이고, 또한 스스로 미디어 콘텐츠를 창조하는 능력을 말한다. 스마트폰의 등장은 다양한 콘텐츠를 쉽게 접할 수 있게 되었으면서도, 또한 SNS를 통해서 자신의 생각을 더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다 주었다. 현대인들은 손쉽게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자신의 일상을 노출하고, 생각을 표현한다. 또 직접 1인 미디어를 제작하여 유튜브에 올리기도 하고, 팟캐스트를 제작하여 지식을 공유하기도 한다. 이러한 활동이 바로 미디어 쓰기 능력이라 할 수 있겠다. 디지털 미디어 시대에 미디어 이용자들은 더 이상 수용자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콘텐츠 생산자가 되는 것이다. 이러한 미디어 환경은 우리들에게 이전 세대는 맛보지 못했던 황홀하고 새로운 세계를 열어주었다. 다양한 창조 행위를 통해 더 주체적 자아로 존재할 수 있게되는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혼란을 가중시키기도 했다. 무분별한 SNS 이용은 우리의 소통의 질을 매우 퇴화시키고, 사람들과 관계 맺는 방식이 비인간적이고 유아적이게 만들기도 했다. 그리고 넘쳐나는 UCC1인 미디어는 그동안 감추어지고 억압되었던 더 다채로운 담론을 펼쳐내는 데에 기여했지만, 동시에 쓰레기와 같은 무의미한 콘텐츠들도 많아지게 되었다. 그러므로 미디어 교육을 통해서 더 의미있는 방식으로 UCC가 생산되어지는 일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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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아가며 : 미디어 리터러시와 21세기 교육


교육이라고 하는 것의 의미는 우리가 살아가는 환경을 이해하고, 나 자신이 더 건강한 주체로 살아가도록 하기 위함이다. 그런데 학교에서의 낡은 입시 위주의 시스템과 경쟁은 이러한 참 교육의 의미를 위협한다.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은 21세기 디지털 미디어 시대에 가장 적합한 교육이면서, 참 교육의 의미를 회복시킬 수 있는 대안이다. 미디어 교육은 교과서 이외에 더 다양한 미디어 콘텐츠를 대상으로 삼아 더 다채로운 교육을 가능하게 할 뿐 아니라, 콘텐츠 생산을 통해 창의적 능력 향상을 가능하게 한다. 또 그것은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미래를 예상하고, 준비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