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4. 5. 18:00ㆍ다독다독, 다시보기/미디어 리터러시
장선화 서울경제신문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위원(Ph.D)
본격 총선체제로….
오는 4월 13일 치러지는 제 20대 총선(總選)을 앞두고 여·야 할 것 없이 표심 공략에 나섰다. 선거철이 되면 언론의 보도 역시 총선에 집중된다. 포털 뉴스 검색에서 ‘총선’이라는 키워드만으로도 하루에 1,600건 이상이 검색되며, 그 중에서 신문과 방송 보도뉴스는 200여건으로 봇물 터지듯 쏟아진다.
포털에서는 총선 관련 모든 정보를 한 곳에서 쉽게 볼 수 있도록 아예 별도의 사이트를 개설해 놓을 정도다. 네이버는 KBS와 손을 잡았고, 다음은 SBS와 공동으로 총선관련 정보를 전달하고 있다.
대한민국 헌정 이래 19번의 국회의원 선거가 있었고, 1950년 5월에 치렀던 제 2대 총선을 제외한 평균 투표율은 73.3%로 높은 편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1996년 제 15대 총선(투표율 63.9%)을 기점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2008년 총선에서는 급기야 46.1%로 가장 낮은 투표율을 보였다.
▲ 역대 국회의원선거 투표율 (출처: 네이버)
이번 4.13 총선은 여야의 공천갈등이 어느 때 보다 두드러져 민심이 싸늘해져 투표율이 낮아지는 건 아닌지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여야가 내세우는 정책의 차별화를 찾아내기가 어려운데다가, 내가 사는 지역에 인물이 누구인지도 알아내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지난 30일에는 해외에 살고 있는 국민을 위한 재외투표가 실시되었고, 13일 투표가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사전투표도 8일과 9일 양일간 실시되는 등 앞으로 4년간 민심을 대변하고 우리 삶의 개선을 정책으로 실현해 낼 대변인이자 참 일꾼을 골라내는 중차대한 역사적 사건이 진행이 되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우후죽순 여론조사 결과 날카롭게 읽기
선거철이 되면 빠지지 않는 제목의 보도가 있다. ‘그 나물에 그 밥’ ‘민생 외면하고 여야 모두 밥그릇 싸움에...’ 등 여론을 자칫 냉소주이나 허무주의로 몰고 가려는 듯한 제목의 기사가 바로 그것이다. 이 같은 기사를 자주 접하게 되면 시민들은 자칫 정치에는 무관심해지고 현실을 허무하게 바라보기 쉽다.
또 한가지. 바로 여론조사에 관한 보도다. ‘○○○ 후보 박빙으로 △△지역에서 앞서’ ‘△△지역 박빙, △△지역 초접전...’ 등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제목으로 내 건 보도기사가 그야말로 우후죽순격으로 쏟아진다.
미디어에 눈이 밝은 시민이라면 너나 할 것 없이 쏟아내는 이 같은 여론조사 결과를 여과없이 받아들여서는 곤란하다. 여론조사는 대상에 따라, 문항에 따라 혹은 시간에 따라 결과가 다르게 나오기 때문이다. 여론조사는 소수의 표본을 대상으로 실시한 후 이를 전체의 여론으로 해석하는 조사방법으로 오차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 특히 표본 1,000명에 불과한 모집단을 대상으로 한 전국단위 조사는 결과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설문조사를 어떻게 실시했느냐에 따라서 결과는 실제의 여론과는 차이가 벌어질 수 있다. 일례로, 평일 낮 시간에 유선전화를 통해 조사를 했다면, 대상은 고령자, 자영업자 혹은 주부일 가능성이 높다. 이같은 경우 직장인의 표심을 수렴했다고 보기 어렵다. 여기에 전화번호를 무작위 추출을 했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따라서도 설문조사의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여론조사 결과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설문조사 결과의 모집단의 규모, 조사지역, 오차범위 등을 확인하는 수고가 필요하다.
누가 뭐라고 해도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다. 과거 혁명의 시대에는 깃발을 들고 총칼에 저항하며 피로써 자유를 쟁취하였다면, 민주사회는 선거를 통해 민의를 한 곳에 집중시켜야만 민주주의를 지탱해 나갈 수가 있다.
‘대한민국은 민주주의 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는 헌법 제 1조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이 땅의 주인이 국민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되새겨야 할 때다. 특히 청년실업이 13%에 육박하는 등 어깨가 축 처진 젊은이들은 이번 선거에 자신들의 뜻을 엄중하게 나타내야 한다. 혹시 청년 세대 중에서 일자리가 없어진 게 모두 어른들의 탓이라면서 ‘내가 선거한다고 해서 세상이 바뀌기나 하겠어?’라며 냉소모드로 일관하는 젊은이가 있을까 걱정이다.
모 방송에 출연한 장하성 고려대 교수는 “청년들이 왜 우리더러 자꾸 목소리를 높이라고 하느냐고 해서는 곤란하다”면서 “역사적으로 세상을 바꾼 사람들은 모두 청년세대였다. 사실 중장년층은 이미 여러 가지를 누리고 있어서 답답한 게 없다”고 말했다.
투표하지 않으면서 세상의 변화를 기대해서는 곤란하다. 내가 사는 동네에 나온 국회의원 후보는 누구이며, 마지막까지 후보자 명단에 변동은 없는지 그리고 투표장소가 어디인지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정보는 넘친다. 냉소주의로 일관하는 기사와 잘못된 설문조사 결과를 걷어내고 우리지역에서 내 목소리를 대변해 줄 사람에 대한 정보를 차근히 찾아내고 그들에게 내 목소리를 전달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민주사회의 시민으로서의 책임이자 의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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