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는 게임이다

2016. 4. 21. 16:00다독다독, 다시보기/읽는 존재



조영표 도서관에 사는 남자


#게임과 독서는 닮았다

예전에 애니팡이라는 게임이 있었다. 똑같이 생긴 블록끼리 짝을 맞춰 없애면 점수가 오르는 게임이었다. 인기가 아주 많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이 게임을 해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똑같이 열심히 하더라도 항상 높은 점수를 기록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같은 게임을 하는데 왜 누구는 항상 잘하고, 누구는 항상 못하는 것일까? 게임을 잘하는 사람은 자신만의 요령이 있기 때문이다.

 

독서 역시 마찬가지다. 무작정 읽기만 하는 사람보다는 읽는 사람들이 책을 더 맛깔나게 읽을 수 있다. 책을 잘 읽는 방법을 안다면 게임처럼 재미있게 독서를 할 수 있다. 그 방법은 무엇일까?

 


수많은 독서법

적어도 매주 한 번씩 서점에 간다. 아이쇼핑처럼 책 구경을 위해 가는데 요즘은 부쩍 독서법에 관한 책이 많아졌다. <나는 한 번 읽은 책은 절대 잊어버리지 않는다>, <어떻게 읽을 것인가>, <일독일행 독서법> 등 책 읽는 방법이 왜 이리 많을까?

이런 책들을 보면 책을 읽는데 무슨 방법이 필요해? 그냥 읽으면 되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수 있다. 독서법을 배우기 전에 포기해버리는 사람이 훨씬 많겠다.

 

사실 책을 잘 읽기 위해서 모든 독서법을 알아야 하는 건 아니다. 게임도 재미가 있으니 계속하는 것처럼 독서도 재밌게 해야 계속하는데, 이렇게 많은 독서법들을 다 따지며 읽다가는 독서를 오래 이어나갈 수 없다.


 

도서관에 사는 남자의 독서법

게임과 독서는 닮은 점이 있다고 했다. 독서도 잘하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요령을 찾아야 한다. 나만의 책 읽는 방법을 만들어야 재밌게 읽을 수 있고, 독서를 쭉 이어나갈 수 있다. 내가 책 읽는 방법에 그 힌트가 있다.

 

책을 재밌게 읽기 위해서는 크게 두 가지 방법이 필요하다. 하나는 내게 맞는 책을 고르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다른 사람과 함께 읽는 것이다처음 독서를 시작하게 되면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막막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내가 처음 독서를 시작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냥 읽고 싶은 책을 읽었다내게 좋은 책이란, 책을 읽고 내게 도움이 되는 책이다. 남들이 다 좋다 하는 책이라도 내게 별로일 수 있다. 그래서 수준에 맞는 읽고 싶은 책을 읽다 보면 나도 모르는 새에 독서 수준이 조금씩 올라가게 된다책을 고르는 쉬운 방법은 서점이나 도서관에 가서 제목이나 목차를 훑어보고 이 책 내용이 궁금한데?’라는 생각이 들면 그 책을 선택하면 된다.

 

재밌어 보이는 책을 고르면 이미 독서의 반은 성공이다. 내가 책을 읽을 땐 본문을 읽기에 앞서 책을 읽기 전에 궁금한 내용들을 책이나 노트에 적는다. 그러고 나서 책을 읽으며 궁금했던 부분들을 찾아나간다. 보물 찾기처럼 책을 꼼꼼히 읽어나간다. 책을 읽으며 마음에 드는 글귀에 밑줄을 치거나 노트에 옮겨 적는 것도 좋다.

게임이 재밌는 이유는 다른 사람들과 같이 하기 때문이기도 한데, 독서 역시 재밌게 하려면 다른 사람들과 같이 하는 것이 좋다. 책을 읽으며 밑줄을 그어놓거나 옮겨 적은 부분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면 독서가 재밌어진다.

내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읽는 방법으로 선택한 것은 바로 SNS였다. 책을 읽으며 좋은 글귀를 만나거나,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들어보고 싶은 글귀를 만나는 경우 SNS에 적어 올렸다. 올리는 글귀에 대한 같은 생각을 한 사람도 있었고, 다른 생각을 한 사람도 있었다. 다른 사람에게 좋은 책을 추천받는 일도 생겼고, 내가 올린 글귀를 보고 책을 구매한 사람도 생겼다.

 


재미만 있으면 될까?

책 한 권을 재밌게 읽으면 자연스레 다른 책이 또 읽고 싶어진다. 또한 재밌게 읽은 분야의 책을 계속 읽다 보면 다른 분야의 책이 궁금해지기도 한다. 이렇게 한 분야에서 다양한 분야로 독서의 폭이 자연스레 넓어진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재밌게 책을 읽는다.'라는 의미는 단순히 흥미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시작은 단순히 재미로 책을 읽을 수 있지만, 재밌게 계속 읽다 보면 흥미를 넘어서는 재미를 발견할 수 있다. 모르는 것을 알아가고, 책을 읽고 많은 생각을 하며 성장하는 재미를 발견하게 된다.

어렸을 때는 대부분 강요에 의해서 공부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재미가 없다. 누가 시키지 않는 순간부터 바로 손을 놓아버린다. 재미없는 공부는 오래가지 않는다. 독서 역시 재미가 없다면 스스로 오래할 수 없다.

게임은 억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재미가 있어 스스로 한다. 그래서 누가 시키지 않아도 오랜 시간 노력을 들인다. 계속하다 보면 더 잘하게 되고, 더 잘하게 되면 더 재밌어진다. 독서 역시 억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재미를 느끼면서 해야 한다.

 

세계의 부자 순위 1위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사람이 있다. 그는 우리가 사용하는 윈도우를 만든 빌게이츠다. 그 역시 독서광이었다. 독서가 얼마나 재밌었으면 이런 말까지 했을까?

 

오늘의 나를 있게 한 것은 우리 마을 도서관이었다. 하버드 졸업장보다 소중한 것이 독서하는 습관이다.’ _ 빌게이츠


독서를 게임하듯 즐기며 하자. 그리고 혼자 하지 말고 다른 사람과 함께 하자. 게임도 실력을 쌓을수록 재미가 있듯이 독서도 실력이 쌓일수록 재밌어지는 법이다. 그래서 독서와 게임은 많이 닮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