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여론조사에 대한 여론조사

2016. 5. 19. 16:00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 [요약]  선거여론조사의 정확성에 대한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습니다. 언론재단 미디어연구센터의 조사 결과 우리 국민들은 ‘선거여론조사’에 대해 여론조사의 필요성 인정하지만 정확성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라고 답했습니다.



지난달 1320대 국회의원 선거가 끝난 후 결과가 발표되자 많은 국민들이 놀람을 감주치 못했습니다. 선거 전 언론에서 발표한 여론조사와 너무 판이한 결과였기 때문입니다. 언론은 선거여론조사에서 여당의 우세를 점쳤습니다. 그러나 실제 선거결과는 야당의 우세였습니다. 물론, 여론조사 예측이 선거결과와 완벽하게 일치할 수는 없지만, 이번 총선 여론조사는 실제 선거결과에서 한참 빗나갔습니다.

그렇기에, 선거여론조사를 두고 그 문제점에 대한 많은 지적들이 있었습니다. 거론된 원인은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선거여론조사의 문제점

 

첫째, 표집과정에서 무선전화(휴대폰) 번호 이용의 문제입니다. 정당이 자체적으로 실시하는 여론조사는 안심번호를 이용해 무선전화로 응답자 표본을 추출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언론에 공표되는 여론조사는 유선전화(집전화) 번호만 사용가능하기에 표본의 편향성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둘째, 자동응답(ARS) 전화조사의 문제입니다. ARS 전화조사는 응답자나 응답 내용을 사람이 확인하는 과정이 생략되어 있고, 응답률도 전화면접조사에 비해 낮습니다. 그래서 ARS 조사에 응답하는 집단의 편향성이 개입될 여지가 큽니다.

셋째, 여론조사 결과 공표가 투표일 6일전으로 제한되어 있는데, 투표 일주일 전 실시한 조사결과로는 실제 선거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투표일을 앞두고 일주일 사이에 표심을 결정하지 못한 유권자들이 표심을 결정하거나 때로는 표심을 바꿀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이번 총선에서 여론조사 표본에는 어느 정도의 편향성이 존재했을까요? 그리고 유권자들은 선거여론조사와 이에 대한 언론 보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요?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연구센터는 4·13 총선에서 투표했다고 응답한 1158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선거여론조사 표본, 무엇이 문제였나?

 

4·13 총선 전 한 달 동안 휴대전화나 일반전화로 걸려온 선거여론조사에 응답한 적이 있는지를 먼저 확인해보았습니다. 그 결과 40%는 선거여론조사 전화에 응답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선거여론조사 전화를 받아본 적이 없는 경우는 30.6%, 선거여론조사임을 알고 통화 버튼을 누르지 않았거나 바로 끊은 경우(전화를 받았지만 응답하지 않음)29.1%였습니다[그림1]. 




조사업계에서는 경험적으로 선거 캠페인 기간 동안 선거여론조사에 한 번 이상 응답하는 유권자 비율을 30% 내외로 봅니다. 투표에 참여하기로 마음먹은 유권자가 그렇지 않은 유권자에 비해 선거여론조사에 응답할 가능성이 높고, 응답 경험자 중 여론조사에 끝까지 응답했다는 비율이[그림2] 전체 대비 31.6%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투표자 중 40%의 응답경험은 통상적인 수치를 벗어난 것은 아니라고 볼 수 있습니다.



선거여론조사 응답 경험은 인구통계학적 속성과 연령에 따라서 다르게 나타났습니다. 성별로 나누면 응답 경험이 있는 남성은 45.2% 여성은 34%였습니다. 반대로, 선거여론조사에 거부한 비율은 남성이 25.8% 여성이 32.8%였습니다. 연령의 경우 높을수록 응답 비율이 높았고, 응답하지 않은 비율은 낮았습니다. 60대 이상의 53.7%는 선거여론조사에 응답한 경험이 있었지만, 20대는 27.1%만이 선거여론조사에 응답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응답거부에 있어서도 60대 이상은 18.5%였으나 20대는 36.7%였습니다[그림3].



정치 이념성향에 있어서는 보수라고 자칭하는 유권자가 중도나 진보라고 자칭하는 유권자에 비해 선거여론조사 응답 경험이 상대적으로 많았습니다. 보수는 48.4%가 선거여론조사에 응답한 경험이 있는 반면, 중도는 34.4%, 진보는 38.2%만이 선거여론조사에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응답 거부에 있어서도 보수는 23.1%인 반면, 중도는 33% 진보는 30.4%였습니다[그림4].



한편, 4·13 총선 투표자에게 어느 후보에게 투표할지에 대한 최종 결정일을 물은 결과, 투표일 3주 전(국회의원 후보자가 확정된 시점)이라는 응답이 30.7%, 투표 1~2주 전이라는 응답이 20.6%, 투표일 1주일 이내라는 응답이 48.7%(투표 당일 결정은 20.6%)였습니다[그림5]. 이 결과는 거의 절반에 이르는 유권자가 선거캠페인 막바지 또는 투표 직전에 표심을 최종 결정함을 보여줍니다.



그렇다면, 여론조사에서 응답을 거짓으로 한 사람들이 있을까요? 여론조사에 응답한 경험이 있는 투표자 중 6.9%가 고의적으로 자신의 의견과 다르게 응답한 적이 있다고 말했습니다[그림6].



 

#선거여론조사에 대한 인식은?

 

언론에 보도된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얼마나 관심 있었는지를 질문한 결과, 70.5%가 관심 있었다고 답했습니다[그림7].



선거여론조사의 정확도에 대해서는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었습니다. 선거여론조사가 과학적이며 정확하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이 71%에 달했습니다. 선거여론조사가 편향되지 않고 공정하다는 의견에 대해서도 부정적 의견이 68.5%였습니다. 정확도 및 공정성에 대한 부정적 평가에도 불구하고, 선거여론조사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대체로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정치인들이 선거여론조사 결과를 귀담아 들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70.1%, 언론은 선거여론조사결과를 많이 보도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56.5%가 그렇다고 응답했습니다[그림8].



선거여론조사는 시기별로 선거 이전에 이뤄졌던 사전 조사와 선거 당일 이뤄졌던 출구조사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정확도와 관련하여, 설문조사 응답자의 29%만이 사전 조사가 정확하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반면, 출구조사에 대해서는 3분의 2정도에 해당하는 67%가 정확하다고 말했습니다[그림9].


경선(후보결정)에서 여론조사를 활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여론조사를 경선에 반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는 응답이 53.6%, 바람직하지 않다는 응답은 42.4%였습니다[그림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