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아는 만큼 보인다! 바른 뉴스 사용법에 대한 소통의 시간

2017. 8. 25. 14:00포럼

 

뉴스 과잉의 시대, 뉴스를 어떻게 읽을 것인가. 사단법인 <저널리즘학연구소>와 <미디어오늘>은 언론진흥재단의 지원으로 지난 6월부터 뉴스사용설명서 기획콘서트를 진행 중이다. 이번 콘서트는 학계, 언론계의 전문가들과 '시민'이 함께 참여하여 그 의미가 남달랐다. 뉴스의 옥석을 가려내고 비판적으로 읽는 뉴스 리터러시에 대한 깊은 논의의 장이 펼쳐졌다.



이은주(서강대 언론문화연구소 책임연구원)
 

사단법인 <저널리즘학연구소>와 <미디어오늘>은 언론진흥재단 지원으로 지난 6월 7일부터 9월 13일까지 뉴스사용설명서 기획콘서트를 진행 중이다. 3개월에 걸쳐 8회의 주제로 진행되고 있는 기획콘서트는 뉴스에 대한 고민을 시민과 함께 나누는 시간으로, 첫 강좌인 ‘탈진실시대의 뉴스감별법’으로 시작해 마지막 강좌인 '시민을 위한 뉴스사용설명서'까지 다양한 주제를 다룬다.


이번 기획이 갖는 차별성은 ‘시민’과 함께 진행되며, 전문가들과의 '토크, 대화'를 중심으로 토크콘서트를 구성한 점이다. 학계, 언론계, 학생, 일반 시민 등 뉴스를 생산, 소비하는 여러 주체가 같은 자리에서 학술적 논의뿐만 아니라, 현장과 실제에서의 뉴스 생산과 소비에 관한 열띤 토론을 전개하였다. 필자는 3회, 4회에 토론자이자, 청중으로 참여하였다. 여기에는 토크콘서트를 통해 발견한 내용과 그 의미를 소개해보고자 한다.

 

뉴스사용설명서 기획 콘서트의 포스터. (사진 제공 : 미디어오늘)

 

언론의 생존과 정체성 사이 딜레마

세 번째 강좌의 주제는 '만약 뉴스를 빼앗긴다면? 뉴스생태계에서 살아남기'였다. 발표자인 김성해 교수(대구대)는 보도의 부실함을 드러내는 다양한 역사적 사례를 통해, 정치 권력과 자본에 의해 은폐되거나 왜곡된 사건들이 가져오는 문제점을 빼앗긴 뉴스로 인한 폐해로 설명하였다. 또한,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시민에게 지혜를 주는 언론의 역할을 주문하며, 언론의 전문성 확보의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특히 참여·해방·확장의 뉴스가 되기 위해 언론이 갖출 덕목으로 뉴스의 본질 10가지를 소개했는데 이는 다음과 같다.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 정확하고 공정한 사실에 근거할 것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것 대중적 언어를 통해 가공된 것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정보 특정한 이해관계로부터 독립된 무엇 닫힌 지식이 아닌 열린 지식 실체적 진실 발굴을 목적으로 한 것 공동체에 관한 새로운 무엇 공유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합의한 것


토론자인 김광원 이사장(저널리즘학연구소)은 점점 더 강화되는 '뉴스 상업화'와 '뉴스 홍보화'의 우려를 지적했다. 생존과 정체성 사이에서 딜레마에 처해있는 뉴스 조직의 고민,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 찾기를 공동의 과제로 삼았다. 토론에 참여했던 필자는 시민과 공동체의 시선에 맞춘 뉴스에 대한 강조, 이끌어가려는 언론보다는 협력과 연대할 수 있는 언론에 관해 제언하였다.


청중들의 관심과 질문도 다양했고, 시민과 학생, 전문가들의 첨언도 이어졌다. 엘리트주의와 전문성 강화의 차이, 기자의 조건, 서로 다른 가치와 이념을 지향하는 언론들에 대한 문제들이 논의되었다. 김영욱 교수(카이스트 미래전략대학원)는 언론의 전문성에 앞서 투명성 확보를 통한 공론장의 형성에 대해서도 첨언하였다.


뉴스의 의제설정과 프레임

네 번째 강좌의 주제는 '뉴스는 어떻게 세상을 바꾸는가? 의제설정과 프레임'이었다. 발표자인 문소영 기자(서울신문 금융부장)는 최근 이슈 – 최저임금 인상, 소득주도 성장, 원전폐쇄 찬반논란, 프랜차이즈 갑질 횡포 등 – 와 관련해 차별화된 기사들을 보여줬다. 일간지들의 1면 비교와 각 신문사마다 강조점과 후속 취재가 다르게 전개되는 내용을 짚어주었다. 웹과 모바일 버전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지만, 여전히 지면을 통해 보여줄 수 있는 맥락적이고 중요한 의제의 힘, 선택된 프레임의 의미를 현장 경험과 안목을 통해 실감 나게 설명하였다.


한 중학교 교사는 '뉴스가 어떻게 세상을 바꾸는가?'에 관한 의미를 물었는데, 청중들은 다양한 역사적 사례와 최근의 예시를 구체적으로 제시하며 토론을 이어갔다. 자유롭고 풍부한 발언으로 토크콘서트의 장점이 발현되는 순간이었다.



토론자 김세은 교수(좌)와 정준희 겸임교수(우)의 모습


토론자인 김세은 교수(강원대)의 발언도 기억에 남는다. "바꾸는가의 의미는 의제나 프레임이 사안의 성격진단, 원인진단, 결과제시, 각 단계 단계마다 어떤 속성들을 맞추는가에 따라 다를 수 있다. 크게는 사람들의 인식과 기준을 바꿔 주기 때문에 이런 면에서 바꾸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다른 토론자였던 정준희 겸임교수(중앙대)의 의제와 프레임에 관한 언급도 인상적이었다. "언론의 어젠다 세팅이나 프레임에 대해 시민들도 어느 정도는 알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언론들이 합심해서 일정 기간 동일한 편성을 하면 분명한 의제설정이 가능하고, 프레임 역시 해당 프레임에 동의하는 사람들을 결집해주는 힘이 있다. 여전히 진행되고 작동되는 힘이 있는데, 이 때문에 선용[각주:1]의 필요와 방법에 대한 인식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뉴스 리터러시에 주목하는 시대

진실한 뉴스가 생산되고, 건강한 저널리즘 환경이 조성되기 위해서는 저널리스트의 전문성이 강화되어야 할 것이다. 그것은 사회와 독자에 대한 책임감도 포함된다. 그러나 갈수록 뉴스 읽기의 중요성이 커지는 환경 속에서 뉴스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이들의 간극은 줄어들고 있다. 상호 영향을 주고받으며 각자의 역할을 찾아가고 있다. 이 때문에 가짜 뉴스를 찾는 일, 논쟁과 찬반에 대한 깊은 논의들이 이어져 뉴스 리터러시에 주목할 수밖에 없다.


앞으로도 뉴스의 양은 엄청나게 급증할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을 어떻게 취사선택할 것인가. 정답은 뉴스를 접하고, 취하며, 가늠해내는 독자와 네티즌, 시민들의 리터러시 능력에 있을 것이다. 옥석을 가려내고 비판적으로 읽어내며 스스로 참여하는 영역은 소비뿐만 아니라 생산과 실천의 영역으로 확대될 수 있다.


이번 기획콘서트는 학계와 언론계, 학생과 시민들이 함께 하여 그 의미가 더욱 새로웠다. 강의와 토론의 정형화된 형식에서 벗어나고자 한 시도는 소통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앞으로 남은 강좌와 내년 제2회 뉴스사용설명서 기획콘서트에 더 많은 사람의 참여와 관심을 기대한다.


8회로 기획된 <뉴스사용설명서 기획 콘서트>에서 다루는 주제


뉴스토크콘서트에서 만난 사람들의 말말말

<김영욱 교수(카이스트 미래전략대학원, 진행자)> "새롭거나 위험한 물질을 사용할 때 사용설명서를 꼼꼼히 읽듯이, 뉴스도 사용설명서가 필요하다. 좋은 뉴스만 있는 것은 아니니까. 저널리즘을 이해하기 쉽고, 잘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보자는 의도로 기획된 콘서트였다. 현장의 기자들과 학자들, 일반 시민들, 미디어-저널리즘(전공) 학생들이 함께 참여하여 다양한 토론과 의견들이 오고 간 의미 있는 자리였다."


<진민정 박사(저널리즘학연구소 연구이사, 진행자)> "언론인, 언론학자, 언론단체 사람들이 건강한 언론을 위해 시민들과 함께 고민하고 토론하는 기획콘서트였다. 이번 콘서트를 통해 각계 시민들이 대화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나아가 삶에 필요한 뉴스 이야기, 뉴스 리터러시, 뉴스콘서트를 더욱 많은 사람들과 공유했으면 좋겠다. 다음에는 더욱 다양한 의견들이 공존하는 활발한 토론의 장으로 만들어나가고 싶다."


<쏠림이 심한 뉴스 편향성에 대해 질문했던 40대 시민> "이번 기획콘서트의 주제들에 관심이 있어서 참여를 신청하였다. 어디서 이런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을까 싶어 매 강좌마다 참여하였다. 업계와 학계의 중요한 논의 차이를 알 수 있어서 더욱 흥미로웠다. 언론의 중요성이 큰 만큼 좀 더 많은 시민들이 참여하면 좋겠다."


<인턴을 하면서 곧 졸업을 앞둔 언론학과 학생> "기자를 꿈꾸는 학생으로서 저널리즘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가짜 뉴스가 이슈여서 ‘뉴스사용설명서’라는 제목이 눈에 띄었다. 뉴스에 대한 판별을 어떤 방식으로 할 수 있을지, 쉽게 현혹되지 않도록 뉴스를 제대로 보는 방법은 무엇인지 궁금했다. 세미나를 통해 현직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저널리즘의 중요성을 더욱 체감했다. 자극적 뉴스가 넘치는 세상에서 이를 어떻게 극복해나갈 수 있을 생각해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다만 발표와 패널들의 주제 토론 시간이 길고, 질의와 응답이 짧아 아쉬웠다. 참여자들 간 더 많은 토론이 이어졌으면 좋겠다."



  1. 알맞게 쓰거나 좋은 일에 씀. ‘바르게 씀’으로 순화.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