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글로벌 MIL 유스 해커톤’ 책임 코디네이터 알렉산드라 보데크히나

2019.02.26 12:00해외 미디어 교육

지난 10월 24일부터 31일까지 진행된 ‘2018 미디어·정보 리터러시 주간’에서는 미디어·정보 리터러시 함양을 위한 여러 프로그램 및 행사가 진행됐다. 그중 이번에 처음으로 운영된 ‘글로벌 미디어·정보 리터러시 유스 해커톤’을 소개한다.



최원석 핀란드 라플란드대학 석사과정 및 연구조교


난민 관련 ‘허위조작정보’가 청소년에게 빠르게 퍼지면, 이를 막을 대책은 과연 누가, 어떻게 세워야 할까? 일단 허위 정보를 읽고 퍼뜨리는 청소년이 해결책 마련에 동참해야 할 것이다. 또한, 교사와 학부모, 청소년 시민단체도 의견을 보탤 수 있다. 정보 유통 과정을 기술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개발자, 난민 관련 현황을 잘 아는 정부 관계자도 논의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아야 한다. 이렇게 마련한 대책을 효율적으로 알릴 수 있는 디자이너와 미디어 전문가도 필요하다. 복합적인 사회 문제를 다뤄야 하는 ‘미디어리터러시’ 교육에서 ‘협업’은 필수다. 
이와 같은 시각에서 유네스코가 주관하는 2018 미디어·정보 리터러시 주간에는 신선한 방식의 협업 프로그램이 하나 진행됐다. 전 세계 누구든 온라인으로 참가할 수 있는 ‘글로벌 미디어·정보 리터러시 유스 해커톤(Global Media and Information Literacy Youth Hackathon)’[각주:1]이 바로 그것이다. 핀란드 탐페레(Tampere) 대학교 석사 과정 재학생 중심으로 구성된 자원봉사 그룹이 기획하고, 글로벌 스튜던트 스퀘어(Global Student Square)가 힘을 보탰다. 유네스코는 미디어리터러시 캠페인 및 청소년 활동 지원의 하나로 해커톤을 후원했다. 
해커톤은 본래 IT 개발자들이 모여 ‘밤샘 협업’ 하는 자유로운 회의 방식의 하나다. 해킹과 마라톤을 합친 용어로, 특정 문제를 함께 해결하거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구체화할 수 있도록 짧은 시간 집중적으로 의견을 모은다. 자유로운 분위기와 격의 없는 토론이 가장 큰 특징이라, 최근에는 ‘슬러시(SLUSH)’나 ‘테크크런치 디스럽트(TechCrunch Disrupt)’ 등 국제 행사에서도 비즈니스 모델 발굴 이벤트로 활용하고 있다.



글로벌 미디어·정보 리터러시 유스 해커톤은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는 국제적 프로그램이다.

<사진 출처: 글로벌 미디어·정보 리터러시 유스 해커톤 홈페이지 캡처>



필자는 본 행사인 콘퍼런스가 리투아니아 비타우타스 마그누스(Vytautas Magnus) 대학에서 진행되는 동안 해커톤 멘토로 참여할 수 있었다. 필자가 온라인으로 조언한 두 팀은 각각 허위정보 확산 방지 대책, 미디어 활용 UN 지속가능개발 목표 달성 방안을 주제로 해커톤에 참여했다. 참가자들과는 이메일로 대화했고, 구두 설명이 필요한 답변은 비디오로 촬영해 보내기도 했다.
최근 국내에서도 미디어교육과 관련된 크고 작은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청소년에 대한 여러 주제로 비슷한 해커톤을 열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새로운 시도를 미리 살펴보자는 취지에서 유네스코와 협업해 해커톤을 기획·진행한 책임 코디네이터 알렉산드라 보데크히나(Aleksandra Bodekhina)에게 그 과정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Q. 이번 해커톤은 어떤 계기로 기획하게 되었나?
A. 봄에 라트비아 리가에서 열린 청소년 포럼 관련 회의에 참석했다. 유네스코 미디어·정보 리터러시 주간 행사 가운데 하나였다. 사람들과 청소년을 위한 포럼 아이디어를 모으던 중 누군가 “국제적으로 참가자를 모을 수 있는 새로운 형식의 결과 중심 활동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 자리에서 내가 해커톤을 해보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스타트업에서 마케팅 책임자로 일하면서 몇 차례 해커톤에 참석하고 기획했던 경험이 있어서다. 여기에 유네스코의 적극적인 지원이 더해져 이번 해커톤을 기획·진행할 수 있었다. 

Q. 해커톤의 규모와 방식은 어떠한가?
A. 이번 글로벌 미디어·정보 리터러시 해커톤에는 20여 개 나라에서 100명에 가까운 인원이 참가 신청을 했다. 우리는 이 가운데 70여 명을 선발해 23개 팀으로 나눴다. 그다음 각 팀에 다섯 가지 ‘해커톤 도전 과제’ 중 하나씩 배정했다. 참가자들은 1)미디어 속의 아동과 청소년 2)허위 정보 3)미디어 이민자 4)지속가능한 개발 5)대화를 주제로 미디어·정보 리터러시를 활용해 실제 시행 가능한 계획안을 짜야 했다. 이번 해커톤에 쿠바부터 인도까지 지리적으로 다양한 국가의 참가자가 모인 점, 그리고 교육, 회계, 콘텐츠 관리, 기업, 데이터 과학, 제약 등 여러 분야의 사람들이 참석했다는 점이 매우 놀라웠다.



Q. 각 팀이 제시한 해결책은 앞으로 어떻게 활용되는가?
A. 해커톤 마지막 날, 아이디어를 비디오로 제출한 9개 팀, 총인원 43명을 예비 지원 대상자로 뽑았다. 이들은 콘퍼런스와 해커톤이 끝난 뒤 4주간 이어진 추가 활동을 통해 아이디어를 구체화했다. 다시 이 가운데 최종 선정된 3~4개 팀은 유네스코 청소년 계획(UNESCO Youth Spaces Initiative) 예산을 받아 실제 아이디어를 시험하거나 향후 실천 계획을 세우게 된다. 

Q. 유네스코와 같은 국제기구와 함께 해커톤을 기획한 과정은 어땠나? 
A. 유네스코 측은 기획 과정에 많은 지원을 했고, 창의적이기도 했다. 이로 인해 해커톤 기획에 참여한 나와 팀원은 유네스코뿐만 아니라 다른 조직과의 협업도 기대하게 되었다. 나는 지인들과 비영리 교육단체 ‘DesignEDly’를 만들어 핀란드의 고등학생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왔는데, 디자인 사고, 기업가 정신, 기술 혁신 등의 주제에 접근하는 방식이 해커톤과 비슷하다. 앞으로도 세계 각국의 인재들이 해커톤 방식으로 지역적·국제적 문제를 공유하고 해결 방법을 모색할 수 있다고 본다. 이들에게 필요한 건 꼼꼼한 기획과 유네스코처럼 신뢰할 수 있는 기구의 지원이다.


이번 해커톤에는 다양한 국적과 분야의 사람들이 참여했다. <사진 출처: 필자 제공>


Q. 미디어·정보 리터러시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A. 내게 미디어리터러시는 건강하고 평화로우면서도 풍성한 삶을 사는 데 필요한 도구다. 정보 홍수, 부패 언론, 그리고 모든 정보가 디지털화되는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비판적인 사고와 미디어 이해 능력은 모든 시민에게 이미 중요한 기술이 되었다. 그러므로 새로운 세대가 더 빨리 미디어리터러시 능력을 함양할수록 사회도 건강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해커톤과 같은 국제적 프로젝트를 통해서 문화를 넘나드는 교육과 협업할 수 있다. 이런 협력이 나중에는 평화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주최 측은 이번 해커톤 참가자들이 문제 해결책을 제시할 때, 여러 국가나 지역에서 폭넓게 활용될 수 있게 보편성을 갖추도록 장려했다. 이를 통해 선정된 최종 프로젝트 및 시행 사례는 유네스코 청소년 계획 관련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





  1. https://www.globalmilhack.com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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