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청소년이 함께한 ‘우리의 역사, 우리의 함성’

2019. 6. 21. 10:37수업 현장

 

3.1운동 100주년 기념 기자 체험 프로그램

 

남과 북의 청소년들은 서로 다른 역사 인식을 갖고 있었다. 그중 하나가 3.1운동이었다. 

3.1운동이 한반도 전 지역에서 진행됐음에도 불구하고 한쪽의 역사로만 남아 있었다. 

역사를 함께 알아가는 과정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김의진 (코리아중앙데일리 전략사업팀 과장)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을 견학 중인 참가 학생들. <사진 출처: 필자 제공>

 

지난해 4월 판문점에서는 영화에서 나올 법했던 장면이 펼쳐졌다. 남과 북의 지도자가 군사분계선을 손을 잡고 넘던 바로 그 모습이다. 그렇게 한반도 평화의 봄은 시작이 됐고, 그러한 봄의 설렘을 느끼며 탈북 청소년들과 남한 청소년들이 함께하는 1일 기자 체험이 추진됐다. 

 

 


 

 

역사의 현장 체험

 

남과 북의 청소년들이 함께 참여하는 1일 기자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조심하던 부분이 있었다. 1950년 이후 분단이 되면서 역사와 언어 또한 차이가 생겼다는 점이었다. 또한 탈북 청소년의 가족 중 일부는 북에 남아 있고, 함께 탈북한 몇몇은 부상당하거나 사망하는 등 많은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언급에도 신경을 썼다. 
수업을 운영하며 가장 크게 느낀 것은 역사적 사실에 대한 인식 차이였다. 분단 전의 역사적 사실을 예를 들어 수업을 진행했는데 남과 북의 청소년들은 서로 다른 역사 인식을 갖고 있었다. 그중 하나가 3.1운동이었다. 탈북 청소년 몇몇은 3.1운동을 전혀 모르기도 했으며, 몇몇은 김일성의 항일운동과 관련해 알고 있었다. 수업을 진행하며 무엇이 그런 간극을 만들어냈던 것인지, 어떻게 하면 이러한 차이를 줄일 수 있을지 고민했다. 그렇게 한국언론진흥재단의 3.1운동 100주년 기념 기자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됐다. 프로그램을 기획하면서 영어 신문의 특성, 즉 외국인들이 많이 구독한다는 점을 중점적으로 고려했다. 그들에게 가장 큰 이슈는 남과 북의 평화겠지만 한민족에게 주어진 과제에 대해서도 전달하고 싶었다. 그래서 주제를 100년 전 남과 북 우리 모두의 역사 3.1운동으로 삼았다. 남과 북은 분단됐고 분단 이후 왕래를 할 수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언어와 역사에 대한 인식 또한 교류가 불가능했다. 분단 전 3.1운동이 한반도 전 지역에서 진행됐음에도 불구하고 한쪽의 역사로만 남아 있었다. 역사를 함께 알아가는 과정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남한 청소년 참가자를 모집하는 것은 또 하나의 어려운 과제였다. 그래서 전방 지역의 군인 자녀들 또는 유사시 북한 지역에서 작전을 수행하는 부대 소속 군인 자녀들을 모집했다. 그들이 생각하는 북한과 북한 주민들에 대한 인식이 탈북 청소년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통해 달라지지 않을까 하는 이유에서였다. 3.1운동과 관련된 일정을 짜기는 어렵지는 않았으나, 1박 2일이라는 제한된 일정에서 선택과 집중하는 것이 어려웠다. 필자는 소속 팀원들과 회의하며 3.1운동은 독립운동이자 남과 북 공동의 역사라는 점에 주목했다. 
이번 프로그램은 2월 26일~27일 1박 2일에 걸쳐 육군사관학교 육군박물관, 천안 독립기념관,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을 견학하고 NIE 교육을 하는 것으로 구성됐다. 견학하는 동안 탈북 청소년이 잘 모르는 내용이 있을 경우 남한의 청소년이 설명해주는 등 참가 학생들끼리 서로 격려하며 진행됐다.
견학을 마친 후 참가자들은 3.1운동과 관련된 조별 활동을 했다. 먼저 학생들이 직접 취재한 내용을 발표했다. 학생 발표에 이어 프로그램에 동행한 본지 기자가 발표 내용에 대해 코멘트하는 방식으로 기사를 작성했다. ‘순우리말 퀴즈’와 ‘북한 말 퀴즈’를 진행하며 남북 청소년들이 서로를 이해하는 시간도 가졌다. 끝으로 남북 청소년들이 함께 3.1운동 발생 지역을 표시하며 직접 한반도 지도를 그려보았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3.1운동이 한반도 전 지역에서 진행된 독립운동이며, 남과 북 모두의 역사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조별 과제 시간에 학생들이 3.1운동 발생 지역을 한반도 지도에 표시해 보며, 3.1운동이 한반도 전역에서 진행된 남과 북 모두의 역사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사진 출처: 필자 제공>

 


 

기자와 에디터에게서 배우는 기사 쓰기

 

견학을 마친 후 이성은 정치사회부 기자의 기사 기획과 작성법에 대한 강의로 시작했다. 주교재로는 중앙데일리에서 직접 제작한 NIE 교재를 활용하고, 견학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된 영문 기사를 보조 교재로 사용했다. 먼저 기사 작성 시 유의할 점, 영어 기사 작성 시 흔히 범하는 실수 등 사례를 통해 강의를 진행했다. 
이후 실제 기자가 작성한 3.1운동 100주년 기념 기자 체험 기사를 분석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함께 프로그램에 참석한 탈북 청소년의 이름을 왜 Park이라고만 표시했는지, 가명을 써도 되는지 등 실제 사례를 통해 내용에 대한 이해와 흥미를 높일 수 있었다. 
이후 중앙데일리 소속 원어민 에디터 제임스 콘스탄트(James Constant)의 강의가 이어졌다. 수업은 영어로 진행됐으나 참가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내용을 통역했다. 콘스탄트 에디터는 먼저 기자가 작성한 3.1운동 100주년 기념 기자 체험 기사를 어떻게 에디팅했는지 설명했다. 영어 신문의 구독자 중에는 외국인이 많기 때문에 기사 도입부에서 3.1운동이 발발한 역사적 배경을 배치했다고 그는 설명했다. 
이후 콘스탄트 에디터는 당시 외국 언론들이 3.1운동을 어떻게 보도했는지 실제 보도된 지면을 자료로 보여주며 설명했다. 설명을 듣고 난 뒤 참가자들은 각 나라의 언론마다 왜 그렇게 상반된 보도를 했는지에 대해 서로 토론을 하기도 했다. 
한편 콘스탄트 에디터에게 외국인으로서 3.1운동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한 참가자의 질문이 있었다. 이에 대해 콘스탄트 에디터는 선친이 아일랜드인으로 아일랜드가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역사가 있기 때문에 3.1운동의 의미에 대해 공감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한 비폭력 운동으로서 그 의미가 크다고 덧붙였다.

 

 

이성은 정치사회부 기자의 기사 작성 강의 모습

 

교재를 보며 강의를 듣고 있는 참가 학생

 

3.1운동 당시 실제 외국 언론의 보도 내용과 기사 에디팅에 대해 강의하는 제임스 콘스탄트 에디터

 

디자인 편집 수업. 참가자들이 신문지를 찢어보며 신문지의 특성을 파악해보고 있다

 

<사진 출처: 필자 제공>

 

 


 

다함께 ‘대한독립 만세!’

 

디자인 편집 수업에서는 참가자들에게 신문을 나눠준 뒤 찢어보도록 했다. 가로 방향과 세로 방향으로 찢어보기도 했다. 주변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신문지의 특성을 파악하게 하기 위해서였다. 이후 윤전기가 가동되는 영상을 통해 인쇄 과정을 살펴보았다. 외국 신문을 통해 신문마다 글씨체와 컬러가 모두 다르다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었다. 4.27 남북정상회담에서 국내 신문사들이 같은 뉴스를 서로 다른 디자인으로 보도한 것에 대해서도 강의했다. 


이번 프로그램에서 남북한 청소년 26명은 1박 2일 동안 100년 전 우리 역사를 탐구하며 기자 체험을 했다. 이 과정을 통해 남북한 청소년들은 100년 전 우리 민족이 그랬던 것처럼 함께 태극기와 한반도기를 흔들며 평화를 기원했다. 이러한 기원을 담아 남북이 함께 대한 독립 만세를 외칠 그날이 오기를 함께 소망한다. 

 

 

기자 체험 학생들과 함께 만들어본 ‘3.1운동 100주년 기념 기자 체험 프로그램’ 기념 지면 제작 시안

 

실제 보도 지면

<사진 출처 : 필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