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교사가 알려주는‘Z세대를 위한 미디어교육’

2019.08.14 18:30수업 현장

 

새 책 - ‘미디어 리터러시 수업’

 

 

필자를 비롯한 5명 선생님의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연구 결과를 엮 은 책 《미디어 리터러시 수업: Z세대를 위한 미디어교육 길잡이》.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법을 스스로 찾아 공부하며, 교육 현장에서 어떻게 실천할지 탐구해온 현직 교사

다섯 명이 비슷한 고민을 품고 있을 동료 교사들을 위해 반가운 책 한 권을 출판했다. 필자가 직접 소개하는

미디어 리터러시 수업: Z세대를 위한 미디어교육 길잡이의 탄생 이야기와 주요 내용을 만나보자.

 

 정형근 (정원여중 교사)

 

 


 

 

선생님께서 신문 한 쪽을 화면에 띄워 보여주셨다. 학생들은 선생님께서 나눠주신 뉴스 기사를 읽은 후 선생님의 안내에 따라 열심히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뭐 이 정도는 대한민국 교실에서도 늘 있는 일인데라고 생각하고 있는 순간, 갑자기 학생들이 이리저리 흩어지기 시작했다. 심지어 어떤 아이들은 교실 밖으로 나가버렸다.

 

 


 

 

수업 중 뛰쳐나간(?) 학생들

 

 

이 장면은 한국언론진흥재단에서 진행했던 2016년 미디어교육 해외 연수 당시 핀란드의 한 교실에서 필자가 직접 목격한 상황이다. 충격은 수업이 끝난 후 현지 교사들과의 간담회 시간에도 이어졌다.

 

Q: 선생님, 수업 자료는 교과협의회 등을 통해 미리 준비하신 거죠?

A: 아니에요. 오늘 출근하다가 우연히 이 자료를 보게 됐고, 아이들과 토론을 해보면 좋을 것 같아서 복사해서 돌린 것이에요.

 

Q: 수업 시간에 어떤 아이들은 교실 밖으로 나가던데, 어디에 갔었나요?

A: 자료를 찾으러 컴퓨터실도 가고, 도서관도 가고, 자신의 생각을 뒷받침할 근거를 찾으러 간 거예요. 어떤 친구들은 휴게실에 모여서 주제와 관련된 자신의 경험을 나누기도 하구요.

 

Q: 혹시 딴 데로 새는 학생은 없나요?

A: (웃으며) 그런 학생은 없어요. 모두 활동을 마치면 교실로 돌아와요.

 

선진형 교과교실제, 자유학기제 등을 실시하면서 첨단 기자재를 활용하여 나름 현대적인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생각해왔던 나에게 핀란드 교실의 모습은 충격이었다. 우리의 교실에서 미디어는 빔이나 컴퓨터 등과 같이 주로 교사의 편의를 위해 사용되는데, 핀란드에서는 학생들이 언제 어디서나 미디어를 활용해 자신의 생각을 확장하고 확인할 수 있었다. 순간 고가의 스마트폰을 보관함에 두거나 전원을 꺼두게 하는 우리나라 교실의 모습이 스쳐지나갔다.

그날 참관 수업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온 뒤 내내 미디어 리터러시에 대해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늘 그렇듯이 꿈꾸는 것만으로는 변화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같이 연수를 받았던 선생님들과 함께 멀티리터러시 연구회라는 공부 모임을 만든 뒤 미디어 리터러시 전문가 몇 분을 모시고 함께 공부를 시작했다. 한 달에 한두 번 책을 읽은 후 발제하고, 그 내용을 바탕으로 토론하는 형식이었다. 초등, 중등, 고등학교 선생님이 섞여 있고, 근무처도 서울, 부천, 안산, 인천 등 다양하다보니 세미나 장소를 서울역으로 잡았다. 세미나는 2017년부터 2018년에 걸쳐 진행됐다. 이동 거리와 하교 시간이 달라 일찍 모일 수 없었고 세미나가 끝나면 서둘러 귀가해야 하므로 간식으로 저녁을 때우곤 했다.

거의 2년 동안 이어진 세미나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큰 도움을 받았다. 연구비는 물론 재단에서 발간한 뉴스 리터러시 교육 1 : 커리큘럼 및 지원체계, 미디어리터러시와 비판적 사고, 신문 내 꿈을 펼치다!, 중학생을 위한 뉴스리터러시등이 연구의 방향을 잡는데 큰 도움이 됐다.

 

 

 

한국언론진흥재단에서 발간한 미디어 리터러시 관련 보고서와 자료집. 멀티리터러시 연구회

공부 방향 설정에 큰 도움을 주었다. <사진 출처: 필자 제공>

 

 


 

 

이 책은 초등, 중등, 고등학교에서 모두 활용할 수 있도록 구안됐다. 
또 교과 장벽을 넘어서 모든 교과에서 이 책이 활용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교과융합이나 프로젝트 수업을 고민하고 있는 분들에게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수준별 수업 가능한 ‘길잡이 책’

 

 

2년 여간 교사 다섯 명1) 이 꾸준히 연구하고 토론한 결과물을 엮어 올 3미디어 리터러시 수업: Z세대를 위한 미디어교육 길잡이라는 한 권의 책으로 출간했다. 물론 많이 집필한 사람도, 적게 집필한 사람도 있지만 모든 원고에는 다섯 명 교사들의 열정과 고민이 들어 있다. 이론적인 정교함보다는 실제로 학교 현장에서 쉽게 쓰일 수 있는지를 고민했다.

무엇보다도 집필자들은 학교 상황이나 학생 수준에 맞게 변형되어 사용되기를 바라면서 이 책을 썼다. 이 책은 초등, 중등, 고등학교에서 모두 활용할 수 있도록 구안됐다. 또 미디어와 관련 없는 교과목이 없듯, 교과 장벽을 넘어서 모든 교과에서 이 책이 활용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교과융합이나 프로젝트 수업을 고민하고 있는 분들에게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미디어 리터러시는 미디어를 실제로 읽고 쓰는 능력을 가리킨다. ‘미디어를 읽는다는 것은 미디어가 담고 있는 내용에 대한 비판적 이해를 넘어서 미디어가 생산, 유통, 소비되는 맥락에 대한 성찰을 포함한다.

미디어를 쓴다는 것은 미디어를 평가하는 것을 넘어 미디어를 활용하여 문제 해결의 담론을 생산해내는 폭넓은 활동을 수반한다. 이때 생산된 담론의 형식은 신문, 뮤직비디오, 웹툰, 영화, 텔레비전, 카드 뉴스, 인포그래픽, SNS 등 다양하다. 그래서 이 책은 단지 요즘 유행하는 미디어에 대한 이해뿐 아니라 미디어를 활용하여 자신의 생각을 효과적으로 표현하도록 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또 개인의 창의적 생각을 개진하도록 유도하는 것은 물론, 그 생각을 친구들과 공유하는 과정을 통해 보다 큰 생각으로 발전시키며 공동체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함께 모색하는 협력적 글쓰기로 나아가도록 설계됐다.

이 한 권의 책을 잘 활용한다고 해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문제가 명쾌하게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은 현 시점에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실천하고자 하는 교사들의 열정과 고민을 담고 있을 뿐이다.

미디어는 계속 변할 것이고, 아이들도 변할 것이며, 그러하기에 우리의 교육도 끊임없이 변할 것이다. 이 책은 이러한 변화의 흐름과 필요성을 보여주고자 했던 노력의 결과물일 뿐이다. 이 자리를 빌려 도움을 주신 분들께 감사의 말을 올리며 글을 맺는다.

 


1) 김광희(경기도 서촌초등학교 교사), 김면수(소명여고 교사), 이선희(서울 양천교육지원청 장학사),

정형근(정원여중 교사·이화여대 국어교육학과 겸임교수), 홍윤빈(정원여중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