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계적·통합적·경험적·학생 주도의 미디어교육 절실

2019. 9. 18. 09:06포럼

 

미디어 리터러시를 학교 교육과정에 어떻게 반영할 것인가?

 

지난 729일 교육부는 학교 미디어교육 내실화 지원 계획을 발표하며, 학교 미디어교육을

위한 범부처 협업을 통해 체계적인 지원망을 구축·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최근 한국언론진흥재단이 개최한 세미나의 주요 내용을 소개한다.

 

주민정 (구산중 교사)

 

 


 

 

미디어 환경 변화 속에서 미디어 리터러시가 우리 삶에 지대한 영향을 주기 때문에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학교 교육과정에 반영돼 전방위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발제자들은 한 목소리로 주장했다.

 

 


 

 

하루하루 미디어와 혼연일체의 삶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미디어 리터러시의 중요성은 나날이 커지고 있다. 미디어가 주는 편리함, 즐거움, 유익함도 많지만 미디어로 인해 많은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미디어 없이 일분일초도 살기 힘들며 때로는 미디어의 노예가 되어 일상의 주인이 뒤바뀌어 가고 있는 우리의 현실 속에서 미디어 리터러시는 주체적인 삶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능력이 됐다. 특히 태어날 때부터 다양한 미디어와 함께 생활한 디지털 세대가 미디어의 주체로서 미디어를 현명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학교 현장에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꼭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이 시점에, 지난 7월 교육부는 학교 미디어교육 내실화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학교 교육과정에서의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정착 방안을 도출하기 위해 828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미디어 리터러시를 학교 교육과정에 어떻게 반영할 것인가를 주제로 한국언론진흥재단, 한국초등교육학회, 경인교육대 시민교육역량 강화사업단 공동주최의 세미나가 마련됐다.

 

 


지난 8월 28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미디어 리터러시를 학교 교육과정에 어떻게 반영할 것인가’ 세미나. <사진 출처: 한국언론진흥재단 제공>

 

Z세대의 특성 반영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최근 무분별한 허위정보의 대응 방안으로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중요성이 환기되고 있다며 춘천교육대 조상연 교수는 세미나의 시작을 알렸다. 고대혁 경인교대 총장은 학교 미디어교육 내실화 방안이 제대로 시행되기 위해서는 학교, 언론학회, 미디어 유관기관 등이 협력해야 한다, 이번 세미나의 의의를 밝히고 특히 교원 양성 대학으로서 예비교사들의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체계적으로 실시하여 학교 교육 현장에 잘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한국언론진흥재단 민병욱 이사장은 그동안 체계적이고 일관성 있는 미디어교육이 학교 현장에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었다. 오늘 이 자리에서 민주시민의 핵심역량인 미디어 리터러시를 체계적으로 교육할 수 있는 대안이 도출됐으면 한다당부했다.

이후 김영주 한국언론진흥재단 연구센터장의 사회로 본격적 세미나가 시작됐다. 먼저 김아미 경기도교육연구원 부연구원의 청소년의 미디어 이용 문화와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필요성’이라는 주제로 발표가 있었다. -오프라인의 경계가 불분명한 일상을 살며 모바일을 통해 세상과 접속하고 영상에 익숙한 Z세대의 특징을 이해하고 더불어 그들의 미디어 이용 문화를 보다 주의 깊게 살펴보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은 미디어와 미디어 텍스트를 사회문화적 맥락에서 이해하고 비판함과 동시에, 창조적으로 표현하며 사회적으로 참여하기 위한 능력 및 태도를 갖추기 위한 교육이라며 확장된 리터러시의 개념을 정리해주었다. 또한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과 학습 환경에 맞게 학생이 주도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학습에 참여할 수 있는 방향으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실천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놀이중심의 미디어 이용을 하는 청소년들이 자칫 잘못된 미디어 콘텐츠 소비와 온라인상에서 사이버불링과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미디어 사용자로서 갖는 윤리적 책임에 대해서도 알려 자신의 미디어 사용과 문화에 대해 스스로 성찰하는 힘을 키우는 교육이어야 한다는 말로 김아미 부연구원은 발표를 마쳤다.

 

첫 번째 주제 발표를 한 김아미 경기도교육연구원 부연구원. <사진 출처: 한국언론진흥재단 제공>  

 

구체적으로 핵심역량 함양을 위한 학교 교육과정 내 미디어 리터러시 방안에 대해서는 경인교대 교육학과 온정덕 교수가 발표했다. 흔히 혼동하여 이해되고 있는 역량, 기능, 소양에 대한 개념 정의를 바탕으로 미디어 리터러시에 대한 정의를 명쾌하게 설명해주었다. 온 교수는 미디어 리터러시란 다양한 형태의 커뮤니케이션을 사용하여 접근, 분석, 평가, 생성 및 수행하는 능력이라고 밝히며, 이 과정이 일련의 과정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학생들이 이 과정을 체계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이 설계되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와 함께 2015 개정 교육과정에는 미디어 리터러시라는 구체적 용어가 교육과정 안에 핵심역량으로 포괄되지는 않았으나 교육과정 총론에 명시된 역량 중 지식정보처리역량, 의사소통역량이 미디어 리터러시와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몇몇 교과에서 미디어 리터러시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학습 내용들이 성취기준으로 제시되어 있지만 단지 매체를 활용하여 각 교과의 내용을 학습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며 아쉬움을 전했다. 무엇보다 미디어 리터러시 함양을 통해 우리가 기대하는 학습 결과에 대해서도 명확하게 설정한 후 교육 내용을 설계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현재 각 개별 교과에서 분절적으로 성취기준에 의해서 미디어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통합적으로 접근하는 노력이 필요함을 지적하며 핵심역량과 미디어 리터러시를 연계하여 교육과정 설계의 틀을 개발하고 현 교과 교육과정과의 관계 설정 또한 좀 더 체계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두 번째 주제 발표를 한 온정덕 경인교대 교수. <사진 출처: 한국언론진흥재단 제공>  


 

 

“미디어 리터러시 능력이 곧 학습능력”

 

 

마지막 발제로 석관초등학교 박유신 교사가 초등학교 현장의 미디어 리터러시 실제 수업 사례와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위해 실질적으로 필요한 지원 방안을 제시했다. 미디어의 변화에 따라 미디어교육의 내용, 방향도 크게 달라졌다고 하며 본인의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사례와 현재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하고 있는 교사들의 사례를 집중해서 발표했다. 미디어 리터러시 수업을 하면서 어린이들이 자연스럽게 사회와 소통하며 시민성을 가지고 행동할 수 있는 동기가 생기는 모습을 보면서 교육 활동의 보람을 느꼈다고 박 교사는 전했다. 이와 함께 교수 학습 활동에서 미디어 활용이 늘어나면서 미디어 리터러시 능력이 곧 학습능력과 연결되기 때문에 학교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에 대한 요구도 점점 증가하고 있다고 했다. 또한 현재 미디어교육에 대한 지원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보다 일원화된 미디어교육을 위해 교육 과정상에 미디어 리터러시역량이 명시되고, 교육 내용을 구체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세 번째 주제 발표를 한 박유신 석관초 교사. <사진 출처: 한국언론진흥재단 제공>

 

미디어 환경 변화 속에서 미디어 리터러시가 큰 힘으로 우리 삶에 지대한 영향을 주기 때문에 학생들을 위해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학교 교육과정에 반영돼 전방위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발제자들은 한목소리로 주장했다. 교육과정은 학생이 경험하는 총체이며 학교가 제공하는 경험의 총체로 학교의 교육 목적 및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학습 경험을 선정하여 조직하고 실천 및 평가하는 모든 행위인데1)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야말로 모든 학생들이 꼭 체계적으로 경험해야 하는 교육과정이라는 것이다.

이어진 토론에는 최원석 전 YTN 기자가 멀티 리터러시를 핵심역량으로 설정한 핀란드 교육 소식을 전해주었다. 현재 핀란드의 멀티 리터러시개념도 크게 구체화되지는 못했으나 핀란드는 학계, 언론계, 유관기관이 교육문화부를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협력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교사들이 리터러시 교육과 관련하여 지속적으로 연구하는 문화가 정착됐다고 말했다. 결국 교사의 역량이 교육의 질을 좌우하기 때문에 교사의 리터러시에 관한 꾸준한 관심과 노력을 바탕으로 교사에게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다양하게 실천할 수 있도록 독립성과 자율성도 보장해주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양정애 한국언론진흥재단 연구위원은 의사소통역량, 지식정보처리역량뿐만 아니라 공동체역량이야말로 미디어 리터러시와 직접적 관련성이 높은 핵심역량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미디어 리터러시에 관한 교육과정 개발의 전문성을 위해서는 언론학자 및 교육학자들의 협업이 꼭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동시에 미디어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학생들에게 갖게 하는 것도 필요하다며 비판적 시각만을 잘못 강조하여 미디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갖지 않도록 좋은 미디어 콘텐츠를 소개해주는 교육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현실에 기반한 교육을 바탕으로 공공 이슈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두고 다양한 관점을 갖게 하여 삶의 질을 높이는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학교 교사로서 나는 학생들에게 사회를 보는 안목을 키워주고자 21년 동안 우리의 현실을 잘 반영하는 미디어 활용 수업을 하면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중요성을 직접적으로 느끼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현재 학교는 교과 내용 학습을 돕는 미디어 활용 수준에서의 미디어 수업은 이루어지지만 그조차도 교사의 미디어 리터러시 역량에 따라 천차만별 다르게 이루어지고 있는 학교 현실을 그대로 전했다. 또한 현재 학교는 학생들의 무분별한 미디어 사용으로 인한 문제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어 올바른 미디어 사용 및 접근을 위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프로그램이 학생들에게 꼭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시급한 미디어 리터러시 교사 전문성 확보

 

 

다음으로 장은주 교육부 민주시민교육과 교육부 연구사는 미디어 교수·학습 자료 개발 지원 및 미디어교육 환경 개선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발표했다. 현재 미디어교육이 학교 현장에서 이루어지고는 있으나 실제적으로 미흡한 상황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며 미디어교육 실천 과정에서 교사들이 겪는 어려움을 해결하고 미디어교육 활성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마지막 토론자인 경인교대 정현선 교수는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하는 교사의 전문성 확보와 학교 현장을 지원하기 위해 여러 학과와 협력하여 현재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위한 대학 내 교원 양성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학교 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삶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디지털 시민성을 갖출 수 있도록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목표와 방향이 교육과정 총론에 하루빨리 명시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발제와 토론 후에도 질의응답 시간이 밀도 있게 진행됐다. 3시간 남짓 긴 시간 세미나가 진행됐음에도 자리 이석 없이 진지하게 토론이 이루어졌다. 특히 한 초등교사는 미디어 수업을 하다 보면 젠더, 인권문제와 같은 민감한 주제들을 다루게 되는데 이러한 상황에서 논란이 생길 때 교사에게만 책임을 묻기 때문에 곤란하다.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지 않고서는 미디어 수업이 수박 겉핥기 수업이 될 것이라고 우려하며 이를 위한 대안을 물어보았다. 이에 장은주 연구사는 논쟁적인 수업은 할 수 있으나 성취기준, 학습목표 등 보다 철저하게 검증하고 고려하여 수업을 설계하는 노력이 먼저 필요하다대답했다.

이외에도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학교 교육과정에 잘 반영됐으면 하는 모두의 바람을 담아 의미 있는 질문과 답변이 계속됐다. 오늘을 시작으로 세미나에서 오고 갔던 내용이 잘 반영되어 이 땅의 모든 학생들이 올바르게 미디어에 접근하고 미디어를 통해 세상을 보고 자신을 표현하며 다양한 사람들과 연대할 수 있도록 미디어 리터러시가 학교 교육과정에 잘 반영되어 공교육에서 내실 있게 시행되기를 바란다.

 

 

 

 

 


1) 2015개정 교육과정 총론 해설에 명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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