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4. 23. 17:57ㆍ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고향에 내려가서 친척들과 함께 식사를 함께 할 기회가 있었는데, 이제 중학생밖에 안된 조카 한명이 당시 한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한미 FTA 발효에 대해 심층적인 질문을 해 깜짝 놀랐었습니다. 조카가 한문공부를 처음 시작하면서 신문읽기를 시작했는데 신문을 통해 쌓은 정보와 지식의 양이, 전문가 못지않았었거든요. “너는 신문에서 어느 부분을 즐겨 읽니?” 라고 물어보니 “사설과 칼럼이요”라고 답했습니다. 사설과 칼럼은 각 분야에 정통한 전문가, 우리 시대의 여론을 주도하는 지성인들이 쓴 정제된 글이잖아요. 신문만 제대로 읽어도 상당한 수준의 고급 지식을 얻을 수 있다는 걸 그때 절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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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으로 세상과 소통하던 그 시절을 살았던 우리 부모님 세대는 신문을 잘 읽지 않는 젊은 세대들의 문화를 어떤 시각으로 보고 계실까요? 다독다독에서는 30년 간 꾸준히 신문을 구독해서 보고 있다는 경기도 군포의 이혜숙씨(57) 가족을 직접 만나 부모님세대가 젊은 세대에게 전하는 신문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나에게 있어 신문이란? ‘아침인사’ 와 같은 것
신문을 꾸준히 보는 이유요? 글쎄요. 특별한 이유보다 우리세대에 신문은 자연스럽게 하루를 여는 아침인사와 같아요. 신문을 통해 지난 하루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세상 돌아가는 상황을 알 수 있고 가족 혹은 만나는 사람들과 하루 종일 이야기꽃을 피울 수 있거든요. 특히, 신문은 담고 있는 내용도 훌륭하지만, 저는 정서적인 가치에 더 주목하고 싶어요. 오랜 세월 항상 우리 손에 잡히는 가까운 곳에 있으면서 사람들에게 추억거리를 만들어줬으니 이런 정서적인 기능이야말로 온라인이나 새로운 미디어가 아무리 발전해도 대체할 수 없는 종이신문만의 가치가 아닐까요?^^
부모님 세대의 걱정은 세대 간의 ‘소통’
우리 같은 부모세대들이 신문과 멀어지는 젊은 세대들을 걱정하는 것 중에 하나는 세대 간의 소통이 단절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있어요. 예전에는 신문을 들고 다니면서 틈틈이 가족 간에 이야기를 나누곤 했는데 지금은 너무 컴퓨터와 스마트폰만 하니까 정보 격차가 있는 느낌이랄까?^^; 그래서 더욱 대화가 단절되는 것 같아요. 이러한 점을 타개(?)하기 위해 저희 가족은 할머니와 함께 하루 한 시간씩 시간을 내어 신문을 읽는 시간을 가지고 있어요. 세대 간의 격차를 줄이고 다양한 시각을 터놓고 이야기 할 수 있어서 참 좋거든요.^^물론 서로 간에 의견 차이는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틀렸다고 받아들이기 보다는 ‘아..이런 세대에서는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겠구나..’라고 서로 다른 관점에서 생각을 이해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처음부터 소통이 원만했던 것은 아니예요. 예전에 우리 아이들이 사춘기를 겪을 때는 집에 들어오자마자 각자 자기 방에 들어가 버리고는 밥 먹는 시간외에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온가족이 신문을 통해 대화를 많이 하다보니 자연스레 가까워지고 가족애가 더 돈독해진 것 같습니다.
여러분도 가정에서 온가족이 함께 신문을 읽는 시간을 만들어 실천해 보시길 추천해 드려요!
신문을 잘 읽지 않는 젊은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
사실 같은 뉴스라도 인터넷 매체를 통해 접하는 것보다 신문으로 기사를 받아들이는 편이 교육적 효과가 더 높은 것이 사실이거든요. 같은 드라마를 보더라도 원작 소설을 읽은 사람이 느끼는 감동이 훨씬 큰 것처럼, 종이신문 기사를 읽은 사람은 뉴스를 접할 때 훨씬 생동감 있게 받아들일 수 있죠. 청소년기에 관심 분야도 넓히고 사고의 깊이도 더하기 위해 꾸준한 신문 읽기를 추천하고 싶어요.
또한 우리 부모님 세대의 삶의 지혜가 신문을 통해 나온 것처럼 젊은 세대들도 신문을 즐겨 읽게 되면 세대 간의 열린 소통도 자연스럽게 이루어지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여러분들도 다음 가족모임 때는 신문을 함께 읽으며 토론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요? 세대 간에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것만으로도 색다른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
©다독다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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