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영재원 학생으로 선발될 수 있었던 이유

2011. 5. 30. 10:16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날로 늘어나는 사교육비가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사실 나도 사교육을 받고 있다. 사회, 정치, 시사, 독서, 영어 및 외국어 등 그 과목만 해도 여럿이다. 그리고 아마 이 모든 과목을 담당하시는 분들 또한 현재 사회적으로 최고의 스승이라 해도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나의 이런 사치스런 사교육은 바로 신문이다. 신문은 전문 학원에 가거나, 과외 수업을 받지 않더라도 세계의 기후와 자연 환경, 경제용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 한문의 표현 등 수많은 것들을 가르쳐 주고, 어떤 사회적 문제를 다른 각도로 볼 수 있게도 해주며, 그에 대한 배경 지식도 알게 해준다. 또 독서교육과 논술에도 도움을 준다.

또한 홍수처럼 쏟아지는 신간 서적들 속에서 고민하고 있을 때, 신문에 실린 신간 서평은 책
선택에 큰 보탬이 되어준다. 이처럼 신문은 나에게 세상을 널리 볼 수 있는 혜안을 선물한다. 예전에 내가 영재교육원 선발 고사 면접을 봤을 때의 일이다. 주변에서는 영재교육원 대비특강을 들어야 한다, 선행학습으로 고등학교 과정을 다 해야 한다는 등의 이야기를 했다. 그렇지만 나는 특강을 들은 경험도 고등학교 과정을 배운 경험도 없어 자신이 없었다. 시험 당일 면접을 보는 학생들에게 주어진 것은 영동 지방의 지도와 ‘봄 가뭄 심각’이라는 제목이 붙어 있는 신문기사였다. “이것을 보고 토론의 주제를 이끌어 내고 찬성 입장과 반대 입장, 중재자의 입장이 되어 토론을 이끌어보세요.”

순간 다른 면접자는 우왕좌왕했지만, 난 자신감으로 침착할 수 있었다. 신문에서 읽었던 세
계 여러 곳의 이상 기후 현상과 그 피해를 이야기하고, 그 한 예로 영동 지방의 가뭄이 예년과는 달리 심각하다는 것을 언급했다. 또한 그에 대한 대책으로 ‘환경 보호’를 드는 한편, 그것을 실천하기 위한 방안도 같이 제시했다. 반대 입장의 발표자는 반박 자료의 부족으로 제대로 토론이 되지 않았고, 나는 정리 의견까지 제대로 발표할 수 있었다.

토론이 끝난 후 면접관은 “선행학습을 했나요? 지금까지의 의견은 어디서 알게 되었나?”하고
질문하셨다. 나는 솔직하게 대답했다. “선행학습을 하거나 학원에 다녀보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신문을 열심히 읽고 그 속에서 많은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라고. 결국 나는 시 교육청 영재원 학생으로 선발되었고, 도(道) 슈퍼영재로도 선발될 수 있었다.


영재교육원 합격 후 탐구 프로젝트를 할 때도, 신문에서 접했던 기사들은 도움이 많이 되었다. 나는 ‘다이어트 열풍’, ‘묻지마 다이어트’, ‘체지방의 문제’ 등을 다룬 신문 기사에서 무조건 체중 감량 위주의 다이어트를 할 것이 아니라 체지방을 줄여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한 고가의 체지방 측정 기계가 지방의 전기 저항 원리를 이용한 것이라는 또 다른 기사에서 착안하여, ‘단백질과 지방의 전기 저항 측정과 체지방 분석기를 통한 간이 측정기 제작하기’를 탐구 주제로 정해 대상을 받을 수 있었다.

스스로 읽고 생각하게 하는 신문, 참여하여 목소리를 내게 해주는 신문, 탁한 공기 속에서 늦
은 시간까지 있어야 하는 학원보다 살아있는 산 교육의 장인 신문의 그 엄청난 힘을 나는 알고있다.


이 글은 한국언론진흥재단 <2011년 신문논술대회 수상작 모음집>중 금상 중등부 수상작 박서연(야탑중 3학년) 님의 ‘나의 사치스러운 사교육’을 옮겨온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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