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정신’ 담은 기사로 세상 움직인 기자들

2011.05.31 10:28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대다수의 우리는 뉴스를 바라보는 콘텐츠 소비자입니다. 그런데 디지털 기술이 발달할수록 신문이나 잡지 형태의 종이 매체를 떠나는 콘텐츠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기술 발달과 더불어 기존 미디어 형태의 변형으로 인한 원인이 클 것입니다. 그러나 또 한편으론 우리가 잊어버리고 있는 기자정신 때문이 아닐까요?

언론사에 들어가기란 하늘의 별 따기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래서 언론고시라고도 하죠. 기자가 되기 위해서는 다른 고시생들처럼 치열한 경쟁을 뚫고 시험을 통과해야만 하는데요. 학업성적 좋고, 외국어 잘 하고, 한국어 잘 하고, 기사문 형태의 글을 잘 작성하고, 언론사 편집 방향에 충실해야만 합니다. 사실 시대적 흐름에 따라 신문사의 위상이 떨어졌다고 신세한탄만 할 것이 아니라 기업형 기자들을 양성해온 언론사들의 잘못도 있지 않은지 반성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런 면에서 단지 콘텐츠 소비 측면에서 뉴스 기사를 보기보다 기자다운 기자들을 통해 오늘의 시대정신을 배워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씽굿의 이동조가 우리 시대의 기자들을 다룬 책 <펜으로 세상을 움직여라>을 통해 기자정신이 살아 있는 몇몇 기자를 소개해볼까 합니다.

이 책에서 이동조 기자는 우리가 흔히 얕잡아 보기 쉬운 스포츠 신문기사에서도 배울 점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가 대학 학보사에서 기자 수업을 하면서 선배들로부터 스포츠 신문기사에서 글쓰기를 배우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합니다.

“스포츠 신문의 기사는 철저하게 독자들의 관심사에 눈높이를 맞추지. 읽기 쉽게 전하고 또 그 짧은 문장과 글쓰기 스타일은 대학신문기자들이 배워야 할 점이야.”



<이미지출처:yes24>

수많은 특종을 보도하며 스포츠신문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는 신동립 기자. 그는 어떤 정보든 남들과 달리 색다르게 보고, 평범한 것을 그냥 흘려 보내지 않는 기자정신이 특종을 만들어낸다고 강조합니다.

신문기자라고 하면 누구나 이런 특종에 목마름을 가지고 있을 것인데, 특종 기사의 대표명사로 불리는 기사 중에 하나가 워싱턴포스터의 <워터게이트 폭로사건>이 아닐까 싶습니다.

지난 1972년 6월 17일. 당시 미국의 리처드 닉슨 대통령은 재선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이때 닉슨의 경쟁 정당이었던, 민주당 본부사무실 ‘워터게이트 빌딩’에 닉슨 측의 비밀 공작반이 침투하게 됐습니다. 이들은 사무실에 도청장치를 설치하려다 발각됐는데요. 이 사건의 전모가 언론에 의해 폭로되면서 급기야 지난 1974년 미국 헌정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이 권좌에서 물러나는 계기가 되었던거죠.


                                                                          <밥 우드워드>

이런 특종이 가능했던 것은 밥 우드워드라는 한 기자의 끈질긴 탐사보도 정신 덕분이기도 하지만 절대 권력의 압력으로부터도 흔들리지 않고 버팀목이 돼준 언론사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덕분에 <워싱턴포스터>는 가장 영향력 있는 신문으로 부상하죠.

그러면 우리나라에는 밥 우드워드 같은 기자가 없을까요? 아닙니다. 우리나라에도 그에 못지않은 시대정신을 가진 기자들이 많습니다.

안기부 북풍을 폭로하고 베일에 가린 안기부 정체를 파헤치며 안기부 쇄신을 유도한 잡지사 출신의 김당 기자가 그렇습니다. 무작정 미국을 따라잡기만 하려는 우리나라 메이저 언론의 편집방향을 정면으로 조목조목 반박하며 주체성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한 김민웅 기자의 기자정신이 그렇습니다. 미국적 가치를 반대하며 한동안 반미기자로 꼬리표를 달고 다니며 철저히 미국을 비판하는 기사를 써왔던 오연호 대표도 그렇죠. 이들 진보기자와 달리 확실하게 보수적 기치를 내세우며 철저하게 사실 위주의 기사를 강조했던 조갑제 기자도 그만의 기자정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그토록 반미를 외쳤던 오연호 대표는 미국의 최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보수대학에서 공부를 하며 미국을 통해 배워야 할 점은 확실히 배워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면서 또 한편으로 한국의 뉴스제도를 바꿀 수 있는 선진시스템을 꿈꾸며, ‘모든 시민은 기자다’라는 구호를 외치며 오마이뉴스를 창간하죠. 디지털 언론에 대한 반발심도 많지만 또 한편으로 이런 시스템이 기존 언론사에도 큰 자극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진보 언론이든 보수 언론이든 소속 기자들이 국민의 알 권리를 정확하게 보도하고 시대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기사를 쓸 수 있도록 여건을 열어줘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적어도 상당수의 사람들이 언론기사에 지지를 보내며 발길을 되돌릴 것입니다.

아직도 자신의 몫을 다해 취재하는 기자들이 우리 곁에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사실 글쓰기 전략에 대한 칼럼을 쓰려고 했으나, 이들 프로기자들의 기자정신을 통해 글쓰기에 대해 동기부여 받는 것이 어쩌면 더 중요하리라 싶어 기자들의 이야기를 먼저 써봤습니다. 이들 기자들의 글쓰기전략에 대해서는 다시 한 번 전하겠습니다.


참고문헌 <펜으로 세상을 움직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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