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껏 책 읽을 수 있는 ‘북카페’ 들어봤니?

2011. 5. 26. 09:55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바람이 살랑살랑 콧잔등을 간지럽힙니다.
  햇살이 살며시 들어오는 창가와 마주치는 곳에는 세월의 흔적을 간직한 책들이 가지런히 쌓여있습니다.
  엄지와 검지에 침을 살짝 묻혀 책장을 사뿐히 넘겨줍니다.
  마음이 평안해지고, 책의 내용에 점점 몰입하기 시작합니다."


 

요즘 지하철을 타면 책이나 신문보다는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는 사람들이 더 많습니다. 고개를 숙이고 있는 이들이 궁금해 살그머니 옆으로 다가가서 보면 이들이 보는 것은 매우 다양하죠. 전자책 부터 시작해서 사진이나 영화뿐만 아니라 인터넷까지… 스마트폰 하나가 세상을 많이 변화시켜 놓았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책장을 한 장 한 장 넘겨가며 책을 읽는 사람들을 더 이상 보기 어려워진 까닭이죠. 같은 책이라도 전자책을 보느냐, 일반 책을 보느냐는 엄청난 차이가 있습니다. 아무래도 종이책에 아날로그적인 감성이 남아 있는 듯 합니다.

자, 지하철을 조금 벗어나볼까요? 최근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실시한 2010년 독서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만 18세 이상 성인의 연평균 독서율은 2009년보다 6.3% 감소한 65.4%로 나타났다고 하는데, 이러한 감소 추세가 한두 해가 아니라는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일상 생활의 독서를 후원하는 곳, ‘북카페’

독서율이 매년 감소한다고 해서 실망만 하고 있어서는 안될 일! 최근 강남, 합정 등의 카페촌에 특색있는 카페가 조금씩 생겨나고 있다고 해요. 그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곳이 바로 ‘북카페’입니다.

‘북카페’는 말 그대로 기존의 커피나 차를 마시는 카페에 책을 볼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된 곳을 의미하는데요. 이곳을 사람들이 많이 찾는 이유는 ‘항상 책이 비치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굳이 책을 사지 않더라도, 마음껏 책을 읽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는 북카페에서는 커피도 마시고, 책도 읽고… 이것이야 말로 ‘일석이조’의 표본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여기까지 이야기를 했더니, 북카페라는 곳에 가보지 않고는 안되겠습니다. 들썩이는 엉덩이를 부여잡고 최근 합정에 문을 연 북카페 ‘카페 꼼마’를 직접 방문해 보았습니다. 카페 꼼마는 출판사 ‘문학동네’에서 연 북카페라는 점에서 일반적인 북카페와는 조금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답니다.


<카페 꼼마 전경 사진>


카페 꼼마입니다. 매장 전체가 개방되어 있어서인지 지나가던 사람들의 발길을 유혹하는 듯 했는데요. 카페 꼼마의 매력은 단지 이것만이 아닙니다. 
 

<책장 사진>


문학동네에서 출판된 모든 책이 전시되어 있는 ‘카페 꼼마’만의 책장입니다. 바닥부터 천장까지 가득 메우고 있는 책은, 보고만 있어도 배가 부른 듯 하죠? 여기에 보이는 모든 책은 무료로 읽어볼 수 있습니다.


<카페와 홀 사진>


물론 ‘카페’이기 때문에 커피와 차도 마실 수 있습니다. 높은 책장을 앞에 두고 마시는 커피는 다른 곳에서 마실 때보다 향이 더 짙은 듯 했습니다.



<카페 꼼마 사진>


앞서 말씀드렸듯이 ‘카페 꼼마’는 문학동네에서 만든 북카페이기 때문에 문학동네에서 출간된 모든 책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특히 일반 소비자는 만나지 못했던 비매품 책이나 이미 단종된 문학동네의 책을 만나볼 수 있다는 것도 하나의 매력이 될 듯 합니다.

북카페를 이용하는 장재섭씨(35)는 “다른 북카페는 조금은 작은 규모에 여기 저기 쌓여있는 책들이 매력이라면, 이곳 카페 꼼마의 매력은 단연 높은 책장과 천장까지 가득한 책들이죠”라며 “책을 많이 읽지 않는 현대인들과 카페 트렌드의 만남인 북카페가 더욱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북카페요? ‘작은 도서관’이죠~

이러한 북카페, 이용하는 분들도 많을텐데요. 북카페를 자주 이용하신다는 강민수씨(30)에게 북카페의 매력이 무엇인지 여쭤보았습니다.

1. 반갑습니다. 우선 간략하게 자기소개와 하시는 일에 대해서 말씀해 주시겠어요?

- 시스템 분석 등 컴퓨터 관련 업무를 주로 하는 프리랜서 ‘강민수’ 입니다.


2. 북 카페를 자주 애용하게 된 계기가 무엇이었나요?

- 북카페의 경우에는 다른 카페에 비해 상대적으로 사람들의 이동이 적은 편이에요. 그리고 옆에는 언제나 책이 있죠. 그렇다보니‘조용히’ 책을 보다가 업무나 공부로의 전환이 편해서 애용합니다. ‘작은 도서관’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3. 이용하게 된 계기와 다소 겹치는 질문이지만, 북 카페에서 주로 어떤 일을 하시나요?

- 북카페의 특성! 항상 노트북을 켜놓고(온라인 유지), 비치된 책을 읽습니다. 왔다 갔다 하는거 아니냐, 집중이 잘 안 되지 않겠느냐 라고 의문을 가지시는 분들도 많을텐데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쉬는 시간을 ‘책’과 함께 하니 풍요로운 휴식을 가질 수 있다고 해야 할까요? ^^


4. 북 카페를 이용하면서 좋았던 점과 불편한 점을 꼽자면 뭐가 있을까요?

- 조용한 분위기, 여러 책이 있는 점이 좋아요. 하지만, 카페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대부분의 북카페들이 주로 테이블이 좁고, 의자가 불편한 점은 아쉬운 듯 해요. 북카페가 많이 생기고 있으니 이러한 점들은 충분히 개선될 가능성이 많다고 봅니다.

5. 북 카페가 우리나라 국민의 ‘책 읽기’ 향상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까요?

- 거시적으로 보면 도움이 된다 볼 수 있겠지만, 그 효과는 미미하다고 생각해요. 책을 읽기보다 도서관처럼 조용한 환경을 선호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았어요. 여러 북 카페에 가봤지만 주위를 둘러보면 공부나 노트북 사용자들이 대다수더군요.


6. 2010국민 독서실태 조사를 보면 책을 읽지 않는 이유를 성인 과반수(56%)가 ‘책 읽기가 생활화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답했는데요. 본인만의 독서 습관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 ‘완독’을 ‘해야만 한다’라는 점이 책과 거리를 두게 만들더군요. 끝까지 다 읽어야 한다는 생각이 오히려 책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고 멀어지게 만들었습니다. ‘훑어보기’와 ‘순차적으로 읽지 않기’를 통해 책을 골라 구매하는 편입니다. 구매 후 아예 안 읽어도 도서관에 기부하거나 아는 친구에게 선물함으로써 구매한 책을 가치있게 활용하는 습관을 들였습니다.


7. 요즘은 북 카페를 출판사에서 직접 운영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출판사 직영 북 카페가 한 두 곳이면 문제될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숍과 같이 덩치불리기 보다는 백배 좋은 듯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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