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위한 ‘욕망 줄이기 프로젝트’

2013. 6. 3. 10:29다독다독, 다시보기/생활백과

 

 

 

 

배낭여행을 떠날 때마다 매번 놀라운 깨달음을 얻곤 합니다. 적게는 사흘, 길게는 보름 쯤 배낭을 메고 타국의 거리를 걷다보면 반드시 필요할 거라 여겨 서울에서부터 고이 챙겨왔던 짐들이 업보처럼 거추장스러워지는 순간이 꼭 찾아오죠. 에라, 모르겠다. 짐을 최소화하고 여행을 계속하는데, 놀랍게도 없으면 생활이 불가능하리라 여겨졌던 물건들이 사라져도 삶은 너무나 잘 굴러가지 않겠어요? 심지어 묘한 해방감과 탁 트인 자유로움까지 느껴지더군요. 이제는 단 하루도 떨어져서 살 수 없다 느끼는 스마트폰과 노트북 따위가 없어도 천지가 개벽할 엄청난 사건은 벌어지지 않는다는 거죠.

 

 

 

 

 

 

 

누구나 한 번쯤은 물건에 치인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있을 것입니다. 비단 물건뿐만이 아니죠. 많은 이들이 시간과 정보, 인맥관리라는 삶을 짓누르는 어마어마한 압박에 시달린 적이 있을 것입니다. 스트레스 받는다고 이것들을 아예 외면하고 살 수도 없는 일. 그리하여 지금 소개할 저자들은 다음과 같은 현명한 절충안을 제시합니다.

‘최소화하기’

즉, 과도한 욕망을 줄여 삶은 단순하게, 행복은 넘쳐나게 만들자는 것이죠.

 

 

 

최소한의 물건으로 꾸리는 삶


먼저 데이브 브루노라는 남자를 소개합니다. 그의 책 <100개만으로 살아보기>는 제목만으로도 저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습니다. ‘더 많이’, ‘더 빨리’가 성공한 삶의 표본인 물질자본주의의 세계에서 ‘100개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것부터가 무척 흥미로웠지요. 어느 날 데이브는 잡동사니로 가득한 자신의 집과 삶을 직시합니다. 그리고 곧바로 소비의 굴레에서 벗어나 자신을 해방시키는 프로젝트를 진행하죠. 그 놀라운 여정이 바로 이 책의 주된 내용입니다. 말 그대로 생활에 꼭 필요할 것 같은 물건을 100개로 한정한 뒤 그것만 쓰자는 것이죠.

 

 

 

 

 

<출처 - yes 24>

 

 

 

 

“나는 많은 물건이 행복을 보장해 주지 못한다는 사실을 내 자신에게 증명해 보이고 싶었다. 그리고 그건 대단한 효과가 있었다. 이제 나는 다음에 또 무엇을 살지, 그에 관해 끊임없이 고민하지 않아도 되는 삶을 살고 있다. 물건이 아닌 다른 대상에서 기쁨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소비주의라는 비극적 사슬을 끊고자 했다고 고백합니다. 현란한 물질만능주의의 세상에서 자신만의 길을 찾고자 한 것이지요. 세상의 모든 도전이 그렇듯 어떤 희생도 없이 도전에 성공하기는 불가능했습니다. 그는 가족들의 볼멘소리와 약간의 불편함을 감수해야했지만 결국 소유한 물건의 숫자가 행복과 연관이 없다는 것을 스스로에게 증명해 보였습니다.


단순한 삶을 지향한다 해서 모두가 100개의 물건만 소유한 채 살아갈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줄이기’ 만으로도 삶은 훨씬 자유로워질 것입니다. 체중이 불면 다이어트가 필요하듯 과도한 욕망도 체지방처럼 줄여나갈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더 많이’라는 게임에 한 번 발을 내딛으면 결코 쉽게 발을 뺄 수가 없거든요. 결국은 모든 것을 갖춘 ‘불행하고 불안한 부자’가 될 수도 있다는 말이죠. 그가 자신의 유쾌한 체험기를 ‘행복 프로젝트’라는 다른 이름으로 부르는 것도 무리가 아닙니다. 

 

 

 

삶을 사랑한다면 ‘정리’할 것


언제부턴가 언론에 ‘정리 컨설팅’이라는 말이 심심찮게 들려옵니다. 정리컨설턴트라는 생소한 단어도 등장하고요. 사실 우리에겐 낯설지만 미국, 캐나다, 일본 등에선 정리컨설턴트협회가 만들어져 수천 명의 컨설턴트가 활동하고 있을 정도라고 하네요. 정리컨설턴트란 말 그대로 삶의 불필요한 부분을 싹둑 잘라주는 일을 하는 사람들을 말합니다. 그것이 물건이든, 시간이든, 심지어 인맥이든 말이지요. 

 

<하루 15분 정리의 힘>의 저자이자 윤선현 정리컨설턴트는 자신의 삶을 사랑한다면 가장 먼저 주변을 돌아보고 정리하라고 이야기합니다. 사람들이 정리를 못하는 이유는 사실 여유가 없어서도, 시간이 없어서도 아닌 ‘정리된 삶의 기쁨’을 몰라서라고 합니다.

 

 

 

<출처 - yes 24>

 

 

새로 이사한 집에서 말끔히 정리된 물건들을 보며 새 마음 새 다짐을 한 기억이 있으신가요? 분명 이사 오기 전의 집에도 있던 물건들인데 가지런히 정리된 모습을 보며 뿌듯함을 넘어 질서와 안정을 얻은 경험이 있을 텐데요. 단순한 청소라고 생각했던 정리가 삶의 새로운 의욕과 기쁨을 불러오기도 하거든요.

<하루 15분 정리의 힘>에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하지 않고도 삶을 전환시키는 일상에서의 정리의 기술이 담겨있습니다. 일과 물건을 정리하는 법뿐만 아니라, 시간, 인맥, 공간을 정리하는 방법까지 다양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5월의 마지막 날도 저물고 이제 6월입니다. 일 년의 절반 가까이가 훌쩍 지난 현시점에 주변을 둘러보고 나만의 ‘줄이기 프로젝트’를 시작해보면 어떨까요? 명품 옷을 걸쳐야 하늘의 노을이 더 아름답게 보이는 건 아닙니다. 소유한 물건이 자신의 가치를 결정하고, 인간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해주며, 직장에서 보낸 그 숱한 지루한 순간들을 보상해주는 것은 아니죠.

 

소비주의의 메시지는 어쩌면 ‘더 나은 것을 구매하면 나는 지금보다 더 나은 내가 된다’는 가당찮은 충동질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 모두는 지금 이 모습으로도 완벽하게 행복한 날들을 보낼 수 있는데 말이지요. 행복을 위한 ‘욕망 줄이기 프로젝트, 오늘부터 시작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본문에 소개한 도서

저자 데이브 브루노 지음, 이수정 옮김 | 청림출판 | 100개 만으로 살아보기

저자 윤선현 지음 | 위즈덤하우스 | 하루 15분 정리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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