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블로거가 꿈꿨던 '세상을 바꾸는 글쓰기'란?

2013. 6. 17. 09:41다독다독, 다시보기/지식창고






누구나 이 분야만큼은 자신 있다고 생각하는 분야가 있다. 그런 자신감을 가지게 된 것에는 여러 계기가 있겠지만, 대부분 자신이 한 노력에 대해 칭찬을 받았기 때문이 아닐까? 내가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하게 된 건 바로 그 때문이다.


그저 시험 성적도 보통이고, 생활에 있어서도 오히려 보통 아이들처럼 친구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것이 아니라 홀로지내는 시간이 더 많았던 내게 유일한 친구는 책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나는 꾸준히 독후감을 썼었는데, 중학교 시절 독후감 숙제에서 국어 선생님께 공개적으로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칭찬을 받았었다. 그때 나는 정말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고등학생이 되어서도 사회문제를 이야기하는 글과 지역 글쓰기 대회에서도 수상을 하면서 내게 글쓰기는 하나의 자부심으로 자리 잡았다.






파워블로거로 성장해보니


어릴 적, 내게 그런 일이 있었기에 내가 블로그에 글 쓰는 일을 시작할 수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우연히 시작한 블로그를 4년이 넘게 운영해오면서 많은 구독자를 가졌고, 전자책으로 작은 책을 만들 정도로 나름 크게 성장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나는 지금 수준에서 만족하지는 못하고 있다. 늘 조금이라도 더 많은 사람의 공감을 얻을 수 있고, 조금이라도 더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내가 사회문제에 관한 글을 쓰기 시작했던 건 ‘어릴 적에 겪은 부조리한 사회현실을 글에 담으면서 이 글을 읽는 사람을 통해 조금이라도 세상이 바뀌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더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 많은 책을 읽고, 많은 글을 읽고, 많은 글을 쓴다.




나에게 도움이 되는 책을 만나다


얼마 전 나는 그런 내게 정말 도움이 되는 한 권의 책을 우연히 만났다. 인터넷 신문 ‘오마이뉴스’에서 활동하는 시민기자 12명이 각자의 이야기를 담아 탄생한 ‘나는 시민기자다’라는 책이었다.




<출처 : yes 24>



이 책에서는 오마이뉴스에서 활동하는 시민기자들이 이야기하는 ‘글쓰기’를 읽을 수 있었다. 글을 잘 쓰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보통 ‘글쓰기의 전략’ 등의 형식적인 책을 많이 읽는데, ‘나는 시민기자다’는 그런 책과 상당히 다른 책이었다. 그럼에도 ‘글쓰기의 전략’ 같은 책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글쓰기에 관한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었다.




선배시민기자로서 몇 가지 글쓰기 팁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모든 일상은 정치적이라는 것을 잊지 않는다. 이 명제는 기사를 작성할 때 시민기자가 잊지 말아야 하는 매우 중요한 전제이다. 취재를 업으로 하는 직업기자와 달리 시민기자는 기사에 자신의 일상을 드러내는 경우가 많을 수밖에 없는데, 이때 중요한 것은 그것을 어떻게 정치적으로 만드느냐이다. 결국 평범한 일상을 사회의 어떤 이슈와 결부시키느냐가 그 기사의 가치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일상을 근간으로 하는 시민가자의 기사는 시의성이 갖춰질 때 더 큰 파괴력을 갖는다. 좀 더 많은 사람의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민기자로서 처음 기사를 작성하는 이들은 항상 자신의 일상을 정치적으로 해석해내는 훈련을 해야 한다.





둘째, 쉽게 쓴다. 학창시절에 항상 들었던 말이지만 가장 좋은 글은 누가 읽어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글이다. 시민기자로서 현장이 아닌 곳에서 글을 쓰다 보면 괜히 어려운 이론을 늘어놓거나 권위자의 이름에 기대어 자신의 논거를 주장하는 경우가 생기는데, 이는 되도록 지양해야 한다. 시민기자의 경쟁력은 그런 형식을 갖춘 글보다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친근하게 다가가 좀 더 많은 이들을 공감시키는 데 있기 때문이다.


셋째, 꾸준히 쓴다. 취재를 업으로 하지 않는 시민 기자는 특히 더 기사에 대한 ‘감’을 잃지 말아야 한다. 대부분의 기사는 시의성이 생명이기 때문에 어느 시점을 넘어가면 쓸 수 없게 된다. 그러다 보면 한참 동안 글을 어떻게 써야 할지 막막한 상태에 놓이게 된다. 나의 경우 2010년이 바로 그런 시기였는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자신 있는 분야의 글을 꾸준히 쓰는 노력이 필요하다. 내가 아직까지 틈틈이 영화를 보면서 그와 관련된 글을 쓰는 이유이기도 하다. (p.93)




내 글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면


여기서 시민기자는 오마이뉴스에서 글을 송고할 수 있는 자격을 가진 사람들을 말한다. 기자가 되기 위해서 어떤 특별한 수업을 받은 것이 아닌, 그냥 우리와 똑같은 사람들이다. 그 사람들은 자신의 글에 자신의 삶과 생각을 옮겼다. 그리고 그건 하나의 기사가 되어 많은 사람에게 퍼져 나가 세상을 조금씩 바꾸는 데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누군가는 ‘그런 사람들의 글이 뭐가 있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시민기자들이 쓴 글은 어느 기자가 쓴 글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정말 좋은 글이 많다. 그래서 그토록 많은 사람이 시민기자들을 후원해주기도 하고, 많은 구독자가 생길 수 있었다.(책을 읽는 내내 정말 그 시민기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었다.)


책에서 읽을 수 있는 시민기자들이 이야기하는 가치는 나의 가치와 상당히 비슷했다. 모두가 자신의 글로 세상을 조금씩 바꿀 수 있다고 믿고 있었다. 그리고 그 힘을 직접 경험해보기도 했다. 아마 이 책을 읽는 누구라도 ‘아, 나의 이런 이야기가 하나의 글이 되어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줄 수 있구나. 나도 한 번 도전해봐야 되겠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글을 잘 쓰고 싶지만, 어떻게 써야 할지 막막한가? 그러면 이 책을 읽어보라.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12명이 들려주는 세상을 바꾸는 글쓰기를 통해 당신도 세상을 바꾸는 글을 쓰는 한 사람이 될 수 있다. 




세상에 완벽한 글은 없다

  

스티븐 킹은 좋은 글을 쓰려면 “근심과 허위의식을 벗어던져야 한다”라고 조언하면서 “허위의식이란 어떤 글은 ‘좋다’, 어떤 글은 ‘나쁘다’라고 규정하는 데서 비롯되는데, 이런 태도 역시 근심을 내포하고 있다”라고 정곡을 찌른다.


스티븐 킹의 말을 길게 인용한 이유는 글쓰기에 앞서 나와 독자 모두를 향해 “근심을 버리자!”라고 주문을 걸기 위해서다. 세상에는 ‘좋은’ 글도 ‘나쁜’ 글도 없다니 얼마나 마음을 편하게 하는 말인가. 세상에 완벽한 글은 없다. 조금 부족한 글’과 ‘조금 더 부족한 글’이 있을 뿐이다. 이번에 ‘조금 더’ 부족한 글을 썼다면 다음번에는 ‘조금’ 부족한 글을 쓰기 위해 노력하면 된다. 그 부족함을 채워가는 데는 “마치 살을 맞댄 듯 친밀하고 내가 잘 아는” 이야기들이 도움이 될 것이다. 나도 내가 잘 아는 이야기들을 일상 곳곳에서 끄집어 내어 ‘조금 부족한 글’을 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p.276)

 



ⓒ 다독다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