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속에서 찾아본 우리나라 단오 이야기

2013. 6. 13. 10:52다독다독, 다시보기/지식창고





시원한 창포물에 머리를 감는 상상만 해도 시원하지 않으세요? 6월 13일은 음력으로 5월 5일, 창포물에 머리를 감는다는 단오입니다. 1년중에 가장 양기가 왕성한 날이라 해서 예로부터 큰 명절로 여겨져 왔어요. 중종 때는 설날, 추석과 함께 조선의 삼대명절로 정해진 적도 있다고 합니다. 오늘날 단오, 그중에서도 강릉단오제는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무형문화유산이자 중요무형문화제 13호로 지정되어 전국민의 축제가 되고 있습니다. 그런 만큼 소설 속에서도 많이 쓰이는 날인데요. 오늘은 소설 속 단오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출처 - 서울신문




사랑은 단오 그네를 타고, 춘향전


우리나라에서 단오를 배경으로 한 가장 유명한 이야기는 춘향전일 겁니다. 판소리부터 소설, 영화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다뤄진 문화 작품 중 하나이지요.




출처 - YES24



아시다시피 춘향전은 양반 자제 이몽룡과 기생의 딸인 춘향 사이의 신분적인 한계를 초월한 사랑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두 사람이 운명적으로 만나는 장소가 춘향이 오월 단오의 그네 놀이를 하고 있을 때였죠. 대한민국 대표 감독인 임권택이 찍고 조승우의 데뷔작이기도 했던 춘향뎐에서도 바로 이 단오날 모습을 볼 수 있답니다.


춘향전은 신분이 다른 두 사람의 사랑을 통해 재산과 신분의 차이를 극복하게 하며 중세사회의 신분 불평등 그리고 나아가 부패한 관리들을 비판적으로 그리고 있습니다. 사랑이야기부터 사회비판까지 한 번에 아우르는 이야기지요. 이 때문인지 1930년 국내 최초의 비교문학적 국문학 연구서 조선소설사를 낸 김태준은 춘향전을 중국 문예 최대의 걸작인 홍루몽과 동급으로 이야기하며 조선인의 생활을 경제와 정신 양면에서 통틀어 볼 수 있는 최고의 베스트셀러라고 격찬하기도 했답니다.




의적들의 무대가 된 단오굿, 임꺽정




출처 - YES24



홍명희의 장편소설 임꺽정은 홍길동과 함께 조선 시절의 가장 유명했던 의적 임꺽정을 주인공으로 한 작품인데요. 특이하게 일제강점기에 제작된 가장 방대한 규모의 대하장편역사소설입니다. 조선일보와 조광에 연재되었던 작품이죠.


여러 지역에 흩어져 살던 사람들이 특정한 계기를 통해 임꺽정 주변에 모여 의형제가 되고 청석골 조직을 이뤄 의적 활동을 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이 소설에서는 송악산 단오굿 구경을 간 청석골 두령들이 그곳에서 납치당한 황천왕동의 아내를 구하다가 어쩔 수 없이 살인을 저지르게 되고 이오 인해 관군에게 쫓기게 됩니다. 하지만 이내 임꺽정이 부하들을 데리고 구하러 오지요. 단오의 즐거운 풍경이 의적 이야기의 배경으로도 쓰인 소설이었습니다.




가장 유명한 단오의 모습, 신윤복의 단오풍정




출처 – 네이버 두산백과


아마 미술 시간이나 소설, 드라마, 영화를 통틀어 가장 많이 보신 단오의 모습은 신윤복의 단오풍정이 아닐까 합니다. 냇물가에 여인들이 둘러앉아 창포물에 머리 감고 그네를 타는 모습을 그린 신윤복의 단오풍정은 그 유명세만큼이나 수많은 작품들 안에 쓰였습니다.


대표적으로 신윤복과 김홍도가 주인공으로 등장한 팩션 소설 바람의 화원이 있습니다. 신윤복이 여자였다는 충격적인 설정으로 많은 인기를 얻었는데요. 문근영 주연으로 드라마화 되어 큰 인기를 끌기도 했고, 김민선 주연의 미인도라는 영화도 나왔었죠.




출처 - YES24



조선 정조 시절에 궁중에서 그림을 그리는 도화서에서 여인을 그린 파격적인 그림이 발견됩니다. 물론 도화서를 뒤집히고 그 그림을 그린 자를 찾아내라는 엄명이 떨어지지요. 이 그림을 그린 이가 신윤복인데 김홍도는 그 재능을 알아봅니다. 형의 희생으로 위기를 모면한 신윤복은 화원을 뽑는 시험 날 기녀 정향을 찾아가고 그의 그림은 또 한 번 도화원을 발칵 뒤집어 놓는데요 바로 이때 등장하는 그림이 신윤복의 단오풍정입니다. 가슴을 내놓고 멱을 감으며 그네를 타는 여인들과 그걸 엿보는 동자승의 모습은 철저한 유교 사회였던 조선에 큰 충격을 주게 되었죠.


이처럼 우리나라 대표 명절 중 하나인 단오는 수많은 소설, 드라마, 영화 속에 등장하고 있습니다. 날도 더운데 창포물에 깨끗하게 머리를 감고 소개해 드린 책을 읽어보시면 어떨까요? 주말에는 가족들과 함께 강릉단오제를 찾는 것도 새로운 재미가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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