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기자(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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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바고'로 뉴스 쓰나미 예고하다
갑자기 뜬 ‘엠바고’…어뷰징에도 등장 최근 갑작스럽게 인기 검색어로 떠오른 저널리즘 용어가 있습니다. 아마도 많은 분들이 ‘엠바고(embargo)’라는 말을 들어보셨을 겁니다. 고인이 된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금품 수수 정황이 드러나고 있는 이완구 국무총리에 대한 경향신문의 보도 덕분에 요즘 회자되고 있지요. 각종 기사와 블로그에도 엠바고를 설명하는 글들이 넘쳐납니다. ‘어뷰징(abusing)’을 염두에 두고 말미에 엠바고란 단어를 반복적으로 집어넣은 기사도 눈에 보일 정도입니다. 보도를 특정 시점까지 미룬다는 뜻…의무 준수사항은 아냐 엠바고는 일종의 ‘보도시점 제한’이나 ‘보도유예’를 뜻합니다. 쉽게 말해 ‘보도 미루기’입니다. 기자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취재원이 특정 시점까지 해당 사안에 ..
2015.04.21 -
연휴에도 쉬지 못하는 ‘기자’라는 이름의 사람들
벌써 4년 전 일이 됐다. 2009년 5월23일. 그 날은 새벽까지 술을 마신 것도 부족했던지 아침 7시에 해장술에 국밥 한 그릇까지 비운 뒤 집에 들어왔다. 토요일이라 쉰다는 생각에 부담 없이 술을 들이켰던 것 같다. 어떻게 잠들었는지도 모르게 침대에 구겨져 잠들어 있는데 희미한 전화 진동 소리가 들렸다. 아침 9~10시 정도였던 것 같다. 잠결에 전화가 왔는지 안 왔는지도 인식을 못하다가 무심결에 폴더를 열었다. 회사 사건팀 바이스(부팀장) 선배였다. 선배는 대뜸 “노무현 전 대통령이 돌아가셨으니 얼른 회사로 나오라”고 했다. ‘피식’ 웃음부터 나왔다. 잠결에 나는 “에이, 선배 거짓말 하지 마세요” 하면서 장난처럼 되받았다. 단언컨대, 진짜, 거짓말인 줄 알았다. 가끔 후배들을 골려 주려고 큰 사건..
2013.09.16 -
현직기자가 말하는 ‘기자의 가장 두려운 순간’
“의사는 무엇이 가장 두려울까요?” 지난해 방송된 드라마 에서 최인혁 교수(이성민)는 이민우(이선균)에게 묻는다. 이민우는 의대 졸업 후에도 전문의를 따지 않고 임상강사의 직함으로 편하게 살아왔다. 그는 슈바이처 같은 의사가 되고 싶은 마음도, 악다구니 쓰면서 수술하고 싶은 마음도 없다. 욕심 없이 마음 비우며 살고 싶어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선배의 부탁을 받아 응급실 당직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뜻밖의 응급환자를 만난다. 저녁을 먹다가 숨이 막혔다는 다섯 살 여자아이였다. 경험이 없는 이민우는 간단한 응급처지도 하지 못하고 심폐소생술만 거듭하다 아이를 살릴 시간을 놓치고 만다. 죽은 아이를 들고 최인혁이 있는 큰 병원으로 달려가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최인혁은 이민우에게 일갈한다. “왜 데려온 겁니까?..
2013.06.11 -
취재를 위해 목숨까지 던진 기자들 살펴보니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 있는 유럽의회의 브리핑실 이름은 ‘안나 폴리콥스카야 룸’입니다. 짧고 쉬운 이름도 많은데 왜 이런 이름이 붙었을까요? 안나 폴리콥스카야는 2006년 괴한의 총에 피살된 러시아 기자입니다. 그녀가 러시아 군의 고문 실태를 폭로하는 기사를 송고하기 며칠 전이었죠. 청부 살인이 명백해 보였지만, 당국은 배후를 밝히는 데 소홀했습니다. 전세게의 기자와 지식인이 성명을 발표하는 등 여러 방법으로 그녀의 죽음을 기리고, 러시아 정부에 항의했습니다. 2008년 6월 4일, 유럽연합 출입기자단 격인 국제기자협회(API)와 유럽 의회 의원들은 브리핑실 이름을 ‘안나 폴리콥스카야 룸’으로 붙이는 데 합의했습니다. “언론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목숨을 바친 기자 정신을 기리기 위해서”입니다. [유럽의회의..
2012.05.29 -
신문이 사라지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LA인근 소도시 벨을 발칵 뒤집은 소동 지난해 7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남동쪽에 있는 소도시 벨(Bell)에서 난리가 났다. 히스패닉계의 노동자들이 많이 사는 인구 3만 5000명 정도의 가난한 그 도시 책임자인 행정관 로버트 리조(Robert Rizzo)가 78만7637달러나 되는 엄청난 연봉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는 버락 오바마 연방 대통령 연봉의 두 배나 된다. 리조의 연간 수입총액은 150만 달러에 달했다. 그를 돕는 한 측근 관료의 연봉도 37만6000여 달러나 됐다. 로스앤젤레스 시 행정관관리장의 연봉이 25만 달러 정도인데 비하면 터무니없는 액수다. 경찰서장 봉급도 1만3000명의 수하를 거느린 로스앤젤레스 서장이 30만7000 달러인데 비해 고작 46..
2011.11.24 -
온라인 환경, 뉴스의 특종 개념을 바꾸고 있다?
기자의 인생은 ‘쫓김’의 연속인 것 같습니다. 어렸을 적에는 방학 때마다 개학을 앞두고 방학숙제를 쫓기듯 ‘초치기’로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대학에 들어가면서부터는 본격적인 '쫓김'의 인생이 시작됐습니다. 대학에서 발행하는 신문을 만드는 대학생 기자가 되면서부터입니다. 비록 일주일에 한번씩 만드는 대학 학보였지만 마감 시간의 압박은 대단했습니다. 그러던 것이 대학 졸업 후 본격적인 신문기자의 길로 들어섰고, 매일매일을 마감과의 전쟁에 투입되는 ‘전사’가 되면서 쫓김의 인생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기사를 쓰면서 필요한 자료를 찾거나 취재원과 전화 통화 등을 하다 보면 마감 시간이 후딱 다가오고, 갑자기 생각이 막히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면 마음은 더욱 초초해집니다. 이때 회사 데스크로부터는 기사를 빨..
2011.05.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