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기사 헤드라인을 보면 그 시대 유행어를 알 수 있다

2013. 10. 16. 09:47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올해도 역시 유행어 풍년이었습니다. 수많은 유행어가 일상생활에 쓰이며 우리를 웃게 만들었는데요. 이젠 브라운관과 인터넷상을 넘어 신문의 헤드라인에도 다양한 유행어가 사용되고 있습니다. 유행어를 기사 헤드라인에 씀으로써 헤드라인 특유의 딱딱한 느낌이 사라지고 대신 친근한 느낌이 자리 잡게 됐습니다기사 전체 내용도 한 눈에 알기 쉽게 드러나 독자들의 시선을 한 번에 끌어당기고 있습니다헤드라인을 보면 한 시대를 풍미한 유행어를 알 수 있다! 신문 헤드라인을 통해 알아보았습니다. '유행어. 느낌 아니까~'




답은 정해져 있고, 넌 대답만 하면 돼.



유인나, 새벽마다 아이유에게 "나 못생겼지?"…누리꾼 "답정너"


<유인나가 아이유에게 새벽마다 보내는 문자내용이 공개돼 화제다. 2일 방송된 KBS2 '해피투게더3'에서 아이유는 "유인나에게 매일 새벽에 문자가 온다. 패턴이 항상 똑같다"며 "항상 '나 못생겼지?'란 질문을 매일 한다. 자신의 못생긴 사진을 저장해 내게 보낸다."고 폭로했다. (중략)


출처-<세계파이낸스> 2013.05.03 




[출처- 스포츠조선]


‘답정너’는 ‘답은 정해져있고 너는 대답만 하면 돼’의 줄임말입니다. 자신이 듣고 싶은 대답이 이미 정해진 채로 상대방에게 의미 없는 질문을 던져 답을 유도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인데요. 그들의 질문은 대부분 “나 아이돌 닮았대. 혹은 “토익시험 처음 봤는데 900점 넘었어.” 등으로 외모나 능력에 관한 것이 많습니다. 


이 헤드라인의 '답정너'는 그 뜻에 충실하게 쓰였습니다. 누가 봐도 예쁜 배우 유인나 씨의 "나 못생겼지?"라는 질문은 단 하나의 대답으로 귀결되는 '답정너식 대화'를 떠오르게 하는데요. 이 귀여운 투정에 많은 누리꾼들은 그녀를 '답정너'라 칭했습니다.




보기만 해도 배고파, 그들의 먹방



유아인, 하정우-윤후도 울고갈 '폭풍 먹방'


배우 유아인이 폭풍 먹방을 선보였다. 유아인은 영화 '깡철이'에서 모자로 호흡을 맞춘 김해숙과 함께 SBS '런닝맨' 녹화에 임했다. 유상상속 프로젝트 특집으로 꾸며진 이번 녹화에서 이들은 최종 미션으로 요리 대결을 펼치게 됐는데, 유아인은 '먹방 대세' 하정우와 '먹방 샛별' 윤후에 못지 않은 '폭풍 먹방'을 선보여 관심을 끌었다. 


출처-<스포츠조선> 2013.09.22




[출처- MBC '진짜 사나이']


TV 속 연예인이 입 안 가득 음식물을 넣고 오물거리는 모습을 보며, 침이 꼴깍 넘어가신 적 있으시죠? ‘먹방’은 '먹는 방송‘의 줄임말인데요. 잘 먹는 것도 하나의 유행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한 예로 배우 하정우 씨가 ’먹방계‘의 대표 스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MBC 예능 <아빠! 어디가?>의 윤후, <진짜 사나이>의 박형식 씨가 차세대 먹방 샛별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얼마나 잘 먹었는지 '먹방' 앞에 '폭풍'이라는 말까지 붙은 '폭풍 먹방'의 주인공 배우 유아인 씨. 이 헤드라인을 통해 그가 얼마나 음식을 맛있게 먹었는지 짐작할 수 있게 만드는데요.'잘 먹으면 복이 온다.'는 말처럼 브라운관 속 스타들은 너도나도 '먹방'을 선보이며 큰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말 실수도 하나의 유행어가 되는가봉가



최고의 밀당 중 “사장님은 손님이 싫은가봉가”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최고의 밀당 중’이라는 제목의 사진이 올라왔다. 공개된 사진에는 출입문에 ‘미세요’와 ‘당기시오’가 같은 위치에 부착된 모습이 보인다. 문을 밀라는 것인지 당기라는 것인지 알 수 없어 보는 이를 아리송하게 한다. 


출처 - <조선일보> 2013.05.24




[출처 - MBC '일밤 아빠! 어디가?']


아이들의 순수함에 절로 웃음 짓게 되는 <아빠! 어디가?> 생각지도 못한 에피소드 속에서 아이들의 말 실수로 유행어가 탄생했는데요. 윤후가 지아를 만나고 헤어지는 차 안에서 “지아가 내가 좋은가보다”라고 말하려는 것을 “지아가 나가 좋은가봉가”라고 잘못 말해 ‘~봉가’라는 유행어가 생겼습니다. 


헤드라인에서 찾아본 ‘~봉가’는 어떻게 쓰였을까요? 2013년 대세 유행어답게 많은 기사에 등장하였는데요. ‘싫은가봉가’ 이외에도 ‘부러워했나봉가’, ‘좋은가봉가’, ‘알랑가봉가’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된 모습이 보였습니다. ‘~봉가’는 아이의 말실수에서 생겨난 유행어로 ‘~하는가 보다’ 정도의 의미를 가진다고 할 수 있겠죠! 




고객님, 많이 당황하셨어요?



「금리비교 앱 깔았더니 ... "고객님, 많이 당황하셨어요?"」

 

피해자들은 유리한 한도와 금리를 스마트폰으로 간편하게 비교할 수 있다는 문자에 속아 사기범들이 보낸 인터넷주소(URL)에 접속해 앱을 설치했다. 악성코드가 깔린 이 앱을 통해 피해자들이 해당 금융사의 콜센터로 전화를 하면 자동설정 된 특정번호(사기번호)로 연락된다. 사기법들은 이렇게 연결된 피해자들을 꾀어 개인정보나 돈을 빼내갔다.


출처 - <국민일보> 2013.08.20 




[출처] 서울신문 


보이스 피싱 사기단의 어리숙한 모습을 담은 개그콘서트의 코너 <황해>에서 나온 유행어! 예능에서 찾아본 두 번째 유행어는 “고객님, 많이 당황하셨어요?”입니다. 두 명의 사기단이 사기를 치려다 허술함이 드러나자 도리어 고객에게 ‘당황했느냐’며 묻는 데에서 유행하게 된 말인데요. 


‘많이 당황하셨어요?’라는 유행어가 쓰인 헤드라인을 찾아보니 전반적으로 황당한 일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습니다. 특히 「금리비교 앱 깔았더니 ... "고객님, 많이 당황하셨어요?"」 기사는 스마트폰 앱을 이용한 신종 대출 사기를 다룬 기사인데요. 당황스러운 일에 쓰이는 유행어가 적재적소에 쓰인 ‘좋은 예’라고 할 수 있겠네요. 




최신 유행어, 느낌 아니까~ 



친척 용돈 공감, 미리 알면서도 모르는척 “느낌 아니까”


친척이 용돈을 줄 때의 마음을 담은 그림이 화제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친척 용돈 공감’이라는 제목의 한 장 의 그림이 게제됐다. 그림에는 친척 어른이 용돈을 줄 때의 상황이 간략한 그림으로 묘사돼있다. 친척 어른이 용돈을 주려고 돈을 꺼낼 때 미리 알면서도 모른척하고, 돈을 주려고 하면 좋지만 예의상 “아니에요”라며 사양한다. 이 상황은 우리가 어린 시절 한 번쯤은 경험했던 것이어서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출처 - <조선일보> 2013.09.23




[출처 - KBS '개그콘서트']


마지막으로 소개할 유행어는 KBS 개그콘서트 코너 <뿜엔터테인먼트>에 나오는 “느낌 아니까~”입니다. 아름다운 여배우가 등장하며 분위기가 고조되고, 대본을 살펴보는 장면으로 개그가 시작되는데요. 우스꽝스럽거나 엽기적인 장면들에 대해 눈살을 찌푸리는 듯하다가 “이건 제가 할게요. 느낌 아니까~”라고 말하며 분위기가 반전됩니다.  


헤드라인을 통해 살펴본 “느낌 아니까~”라는 유행어는, 어떤 일에 경험이 있거나 분위기를 안다는 뜻으로 사용되고 있었습니다. 친척이 용돈을 줄 때를 알면서도 모르는 척한다는 내용의 기사에도 “느낌 아니까”를 사용하여 기사의 제목을 더욱 재미있게 만들었네요.



한 시대를 풍미했던 유행어가 방송이나 대화에서 뿐 아니라 신문의 헤드라인에서도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자녀들의 대화를 외계어 듣기평가처럼 느끼셨던 부모님들, 세대 차이에 대한 고민은 이제 그만! 헤드라인에 등장하는 유행어의 의미만 잘 파악하신다면 아이들과의 대화는 조금씩 쉬워지지 않을까요? 아이들과의 의사소통을 위해서라도 오늘 신문을 읽어 보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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