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1. 19. 09:50ㆍ다독다독, 다시보기/지식창고
주변을 둘러보면 그런 사람이 꼭 한 명쯤은 있습니다. 분명 나와 비슷한 조건, 혹은 더 열악한 조건에서 출발하였는데 어느 날 정신을 차려보니 내가 닿을 수 없는 까마득한 곳까지 올라간 사람 말입니다. 처음 출발선상은 분명 동일했습니다. 그러나 3년, 5년쯤의 시간이 흘러 이제 그 사람과는 틈을 좁힐 라야 좁힐 수 없게 되어버렸습니다. 그러고 보면 인생이라는 레이스는 참으로 알쏭달쏭합니다. 누가 최후의 승자가 될지, 누가 진정한 영웅인지는 결코 알 수 없기 때문이지요. 이 각본 없는 드라마는 아무도 끝을 가늠할 수 없기에 더욱 흥미롭습니다. 최고의 대학을 나온 사람이라고 성공한 인생을 살지는 않습니다. 부유한 부모를 만난 사람이라고 행복한 인생을 살지도 않고요. 학력도, 집안도 열정과 집념으로 똘똘 뭉친 사람에게는 최후까지 당해낼 재간이 없어 보입니다.
20세기 중국의 대표 작가 가운데 한 명인 왕멍은 일찍이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아무 일도 할 수 없는 역경에 처해 있을 때, 배움은 내가 파도에 휩쓸리지 않도록 매달릴 수 있는 유일한 구명 부표였다. 배움은 내가 의지할 수 있는 유일한 의탁처이자 암흑 속의 횃불과 같았고, 나의 양식이자 병을 막아주는 백신과 같았다. 배움이 있었기에 비관하지 않을 수 있었고, 절망하지 않을 수 있었으며, 미치거나 의기소침해지거나 타락하지 않을 수 있었다.”
그리고 여기, 인생의 목표를 ‘진정한 배움, 쉼 없는 도전’에 둔 남자가 있습니다. 중학교 1학년 중퇴의 학력으로 훗날 4만 기아자동차 직원의 롤모델, 최고의 멘토가 된 남자. 가난과 멸시를 그림자처럼 짊어지고 다니던 불운했던 소년은 훗날 많은 이들에게 삶의 지혜와 아름다움을 나누어주는 명강사로 자리매김합니다. ‘배움’을 삶의 핵심키워드로 삼은 기적의 사나이 최갑도. 그의 삶이 많이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오직 스펙만을 위한 억지공부에 지친 이들에게 그의 ‘진짜 배움’은 많은 깨달음을 던져줄 듯합니다.
[출처 - 교보문고]
경북 안동에서 태어난 그는 말 그대로 먹고 입을 것이 없을 정도로 가난했습니다. 세 살 때 어머니를 여의고 아버지마저 갑작스런 사고로 몸져눕게 되자 가세는 더욱 기울어, 그는 결국 중학교 1학년 때 학교를 그만둬야했지요. 이후 분식집, 우동집, 요정 등에서 숙식을 제공받으며 돈을 벌었습니다. 철없이 뛰어놀고, 원 없이 공부해야할 십대 시절을 온통 소년가장으로 돈 버는 일에 쏟아부어야했던 것입니다. 분식집에서 음식을 나르며 교복 입은 또래들을 볼 때마다 얼마나 억장이 무너졌을까요? 책을 읽으며 공부에 대한 열망을 꾹꾹 누르고 우동집에서 일을 하다 뜨거운 우동육수에 화상을 입은 작은 소년을 떠올리자 가슴이 심하게 욱신거렸습니다.
이후 최갑도는 가난과 아픔에서 자신을 구원할 유일한 방도는 배움임을 깨닫고 혼자서 공부를 시작합니다. 한평생 자신의 인생을 관통하게 될 배움이라는 단어에서 빛과 희망을 발견하게 된 것입니다. 그 결과 중 · 고등검정고시 합격, 창원기능대학 전액 장학금 입학, 생산직 직원으로 기아자동차에 입사해 곧바로 제안왕의 영광을 차지하며 훗날 기아자동차 생산교육팀 강사이자 삶의 멘토로 직원들을 배움의 길로 이끌게 됩니다. 놀랍게도 지난 24년 간 그가 가르친 과목은 수십 가지라고 합니다. 그는 극과 극의 영역을 아우릅니다. 자동차 구조학, 엔진, 섀시, 자동차 법규, 일본어, 경영이념, 경영게임, 현대차그룹문화 및 정신, 역사, 교수법, 핵심가치, 품질관리, 공장자동화에서 인생설계까지.
그는 배움으로 자신의 삶과 화해했다고 설명합니다. 중국 작가 왕멍의 말처럼 그에게도 배움은 유일한 구명부표였고 암흑 속의 횃불, 먹을 양식이었다고요.
당신의 인생을 설명하는 단 하나의 키워드는 무엇인가요? 어릴 적 꿈에 얼마나 가까이 가 닿으셨습니까? 혹시 닿으려는 손짓조차 안 해본 것은 아닌가요?
저자 최갑도의 말처럼 평생공부, 평생교육이란 돈 많고, 마음의 여유가 충분한 사람들만이 가질 수 있는 사치가 아닙니다. 인생의 방향 전환을 꿈꾸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언제나 두드릴 수 있는 문입니다. 중학교 검정고시의 영어실력을 발판삼아 독학으로 고급 설비매뉴얼을 번역하고, 회사를 다니며 일본어 공부를 위해 하루 3시간만 수면하던 저자 최갑도는 최근 그간의 성과를 인정받아 최우수 강사상을 수상했다고 합니다. 살아오는 내내 학력의 칼날 앞에 상처 입었던 그는 학력 따위를 뛰어넘는 진정한 배움으로 어릴 적 꿈을 이룬 것이지요.
“한때는 가난과 학력 콤플렉스에 빠져 패자 각본을 내 운명으로 받아들인 적도 있었다. 그 시절 교복은 내게 고통과 비애의 상징이었다. …… 하지만 어느 순간 가난과 학력의 벽을 뛰어넘어 성공과 성취의 길로 나아간 롤 모델들을 정해 꿈과 비전을 정비했고, 내 안의 무한한 잠재력을 끌어내고자 노력했다. …… 우리는 모두 인생의 승자가 되기 위해 태어났다.”
인생의 승리를 위한 ‘배움의 각본’을 다시 작성하시기 바랍니다. 놓았던 외국어 공부도 다시 시작하시고, 한 일 년쯤은 아침에 30분쯤 일찍 몸을 일으켜 인문독서에도 몰입해보세요. 야간대나 사이버대학에 입학해 제 2, 제3의 전공도 만들어보시고, 주말에는 뜻 맞는 이들과 재능기부도 해보면 어떨까요? 배움으로 짜내는 인생이야말로 그 어떤 무기보다 막강한 행복과 기쁨을 가져다 줄 거예요.
본문 인용도서
최갑도 저, <배움은 배신하지 않는다>, 도서출판 물푸레, 2013.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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