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 우리의 책 읽기 모습은?

2014. 4. 23. 09:24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최근 전철을 타면 사람들의 모습은 거의 이어폰을 귀에 꽂고 디지털 기기로 영상을 보거나 음악을 듣고 있습니다. 책을 보는 사람은 찾기 힘들죠. 이것은 글자로만 된 책을 읽기보다는 영상 매체를 보는 것을 선택한 결과입니다. 앞으로 더욱 기기가 발달하게 되면 책을 보는 사람의 수도 그만큼 줄어들 텐데요. 다가온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을 맞이해서 이날의 의미와 지금 우리의 책 읽기를 돌아보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함께 알아볼까요?





4월 23일이 되면 스페인 까딸루니아 지방에서는 축제가 열립니다. ‘세인트 조지의 날’이라고 불리는 축제에는 책을 사는 사람에게 꽃을 선물했다고 합니다. 이 축제에서 유래한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은 1995년 유네스코 총회에서 제정되었죠. 이 날짜는 축제뿐만 아니라 영국이 낳은 세계 최고의 극작가 셰익스피어와 <돈키호테>의 작가 세르반테스의 사망일도 4월 23일로 같아 제정된 것으로 이후에 독서와 저술, 이와 밀접한 저작권의 증징에 이바지하면서 세계적인 독서의 날이 되었습니다. 지금도 80여 개의 국가에서 이날을 기념하고 있죠.


국내에서도 해마다 책 선물 문화를 정착시키고 책을 읽는 문화를 확대하기 위해서 지역의 시 도서관, 작은 도서관에서 행사를 진행하며 의미를 되새기죠. 이렇게 행사가 이루어지는 것 말고 평소의 우리의 책 읽기 모습은 어떨까요?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이미지 출처: Wikipedia




2013년 12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2013년 국민 독서 실태 조사’라는 보고서를 공개했습니다. 이 조사는 국민의 책을 읽는 실제 태도를 알아보고 어떻게 변화되어 왔으며, 앞으로 국민이 독서를 더 많이 할 수 있도록 정부, 교육계, 언론계, 출판 산업계 등에서 기본 통계로 활용하고자 이루어졌는데요. 전국의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와 전국 초중고 학생을 대상으로 이루어진 조사랍니다. 한 해 동안 얼마큼 독서를 하고 어디서 독서를 하는지 등의 독서 생활 전반에 걸친 조사여서 흥미로운 통계가 나왔죠.


2012년 11월부터 2013년 10월까지 성인의 독서율(책을 읽는 사람의 비율)은 그 전보다 1.5% 감소한 72.2%로 거의 변화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독서량(읽은 책의 수)은 크게 떨어졌는데요. 이것은 책을 읽는 연령층에서 60대의 비율이 크게 오르면서 독서율은 유지가 됐으나 상대적으로 읽은 책의 수가 줄어들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전국의 16개의 도시를 비롯한 군, 읍에서 독서인구의 분포를 살펴보면 학력이 높고, 소득이 높을수록 독서율과 독서량이 증가했죠. 반대로 학력과 소득이 낮을수록 독서 생활을 충분히 즐기지 못하는 결과도 낳았습니다. 이것은 사회 전반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양극화가 독서 생활에도 영향을 미친 결과라고 할 수 있죠. 책을 읽는 사람만 다시 책을 읽고 책을 읽지 못하는 사람은 계속 책을 읽지 못하는 현상이 지속해서 반복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답니다. 

 


이미지 출처: pixabay by RyanMcGuire




이와 같은 독서 양극화가 계속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경제적으로 부의 양극화가 이루어지듯이 소수의 사람은 책을 보고 다수의 사람은 책을 읽지 않는 현상으로 사회 전체에 악영향이 발생하게 됩니다.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소수에게 정보가 모이고 다수의 사람은 필요한 정보를 갖지 못하게 되는 것이죠. 그렇다면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없을까요?


우선 공공도서관의 시설 확충과 장서 규모 확대가 필요합니다. 2013년 국민 독서실태 조사로는 성인과 학생 모두 직장이나 학교, 그리고 집 근처에 도서관이 있다면 독서율과 독서량이 늘어나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주변에 공공도서관이 있다면 자연스럽게 책을 읽는 문화를 누리게 되는 것이죠. 이것은 책을 읽을 공간과 시간이 없다고 얘기하는 직장인들의 설문 조사 응답과도 연결됩니다. 따라서 정부에서 지속해서 정책적인 지원을 멈추지 말아야죠. 기존 공공도서관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의 다양화와 보유한 장서의 수를 늘려서 책을 읽고자 하는 사람들이 찾아와 이용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이미지 출처: 위키백과



두 번째로 기업 내에 독서 시설을 갖춰서 직원들이 언제든 책을 빌려볼 수 있도록 하거나 독서 관련 프로그램을 육성할 필요가 있죠. ‘직장에 도서실, 독서활동, 독서 프로그램 등이 전혀 없다’는 비율이 84.8%로 직장인들에게 독서를 할 수 있는 공간과 시간을 제공하지 않는 것이죠. 직장에 도서실, 독서 프로그램, 독서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진다면 연간 16권 정도의 책을 읽을 수 있다고 하니 자연스럽게 독서율과 독서량도 늘어날 수 있겠죠?


세 번째는 좋은 책과 독서 프로그램, 독서 관련 행사를 소개해 주는 네트워크망을 구성하는 것입니다. 외국의 여러 사례를 참고 하면 좋을 텐데요. 영국, 독일, 일본을 비롯한 여러 나라가 독서의 중요성과 홍보를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서 운영 중이랍니다. 


영국에서는 출생 후 보건소에서 첫 건강진단을 받는 신생아들을 대상으로 그림책이 든 가방을 선물하는 ‘북스타트 운동’을 1992년부터 시행하고 있죠. 아이가 태어나면서부터 책을 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프로그램이죠. 독일과 호주에서는 국민 독서의 해를 지정하고 독서시간을 진행하는 등 캠페인과 홍보를 지속해서 하고 있습니다. 


특히 일본은 정부에서 독서 권장을 위해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행 중입니다. 2001년부터 초•중학교에서 아침 독서운동을 도입해서 2만 6,000여 개 학교에서 시행 중이랍니다. 특별하게 책을 읽는 시간을 따로 두어서 책을 읽도록 한 것이죠. 또한, 활자문화진흥법을 제정해서 책과 신문을 즐겨보도록 장려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답니다.




 이미지 출처: pixabay by kshelton



앞으로 사회는 더욱 편리하게 정보를 찾을 수 있는 기기들이 가득해지고 책보다는 다양한 미디어 매체를 만날 기회도 늘어가겠죠. 하지만 사람이 넓고 깊은 생각을 하기 위해서는 책을 지속해서 만나야 합니다. 글자로만 이루어진 책의 세계는 그 속에서 다양한 사람의 모습을 선물하고 우리에게 삶의 방향성을 알려주기 때문이죠. 


다독다독에 방문하신 여러분은 삶 속에 독서가 녹아들 수 있도록 매일 30분씩 책과 신문을 만나보시는 건 어떨까요? 꾸준히 하다 보면 어느새 독서는 내 삶의 일부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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