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와 무엇이 달랐을까? 과거 성년(成年)의 날 돌아보기

2014. 5. 19. 09:04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이미지 출처_ 경향신문 (2011. 05. 16)

 

해마다 이맘쯤이 되면 분주히 준비하는 기념일이 있습니다. 만 19세로 성인이 된 젊은이들에게 앞으로 사회를 이끌어 갈 자부심과 책임을 알려주고 축하하며 격려하는 날인데요. 바로 ‘성년(成年)의 날’입니다. 최근에는 쇼핑몰, 커피전문점 등에서 성년의 날을 맞아서 이벤트를 진행하죠. 성년을 맞이한 사람에게 장미, 향수 등의 선물 외에도 다양한 선물로 축하합니다. 학교를 비롯해 다양한 장소에서 성년을 맞이한 이들을 위해 성년식을 열기도 하죠.

 

그렇다면 과거에는 성년의 날을 어떤 모습으로 보냈을까요? 신문을 통해서 과거로 타임머신을 타고 가 그때에는 어떤 모습으로 성년의 날을 보냈는지 다독다독과 알아보시죠.

 

 

 

‘성년의 날’은 만 19세가 된 젊은이들에게 사회의 미래를 이끌어가길 바라면서 책임을 일깨워주고 성인이 된 것을 축하해주는 날입니다. 해마다 5월 셋째 월요일이죠. 처음 성년의 날을 정했을 때는 4월 20일이었습니다. 1973년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대통령령 제6615호)에 의거 4월 20일을 성년의 날로 정했죠. 그 후에 1975년 5월 6일로 변경한 뒤 1985년부터 5월 셋째 월요일로 정해 기념일 행사를 열고 있답니다.

 

나라와 민족별로 성인식 행사가 있었는데요. 한국에서는 고려 시대 이전부터 성년례(成年禮)가 발달했습니다. 성인이 되는 남자에게 갓을 씌어주고 여자에게 쪽을 찌는 관례(冠禮) 의식을 통해서 공식적으로 어른이 되었음을 알렸죠.

 

20세기 중반까지만 해도 지역이나 마을에서 어른들이 모여 성년이 되었음을 축하해주는 전통 의례를 치렀죠. 안타까운 것은 이렇게 전통적으로 내려오던 관례가 차츰 없어지고 그 자리에 서양식의 성년식이 자리를 잡아갔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국가청소년위원회에서는 전통문화 보존과 그 안에 담겨 있는 사회적 의미를 전하기 위한 목적으로 전통 성년례를 부활시켜 1999년부터 성년의 날 행사로 해마다 진행하고 있죠.

 

이미지 출처_ 네이버 라이브러리

 

 

 

이렇게 해마다 찾아오는 성년의 날의 과거 모습은 어땠을까요? 1970년 3월에 동아일보에서 나온 기사에는 그해 성년의 날을 4월 19일로 해서 4•19의 의미를 되새기고자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 해부터 성년이 되었음을 축하하는 대통령 서한을 발표하기로 하죠. 또한, 이날을 축하하기 위해 모든 직장에 성년이 된 사람에게 휴무를 주어 쉬도록 했답니다.

 

1988년 5월 동아일보 기사에는 서울 YMCA에서 열린 행사를 소개했는데요. 성년의 날 하루만 성년제를 하는 등 행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처음으로 「제1회 성년주간」으로 기간을 정해서 일주일 동안 성년의식 모음 영화 상영, ‘성년의 의미’에 대한 강연, 성년훈련캠프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성년의 날의 의미가 단순히 기념일에서 벗어나 축제로 즐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죠.

 

이미지 출처_ 하자센터


1990년대에 들면서 성년의 날은 하나의 커다란 축제가 되었습니다. 해마다 주최사가 바뀌어도 성년의 날 기념 콘서트가 열렸죠. 그 시대를 대표하는 가수들이 모여서 콘서트를 열어 성년이 된 이들에게 축하 메시지를 전했답니다. 행사가 열릴 때는 성년이 되는 나이의 남녀만 무료로 초대되어 자리를 함께했죠.

 

이처럼 성년의 날은 경건한 의미를 전하는 마을의 축제에서 많은 사람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대규모 행사로 변해왔죠. 인구가 늘어나면서 한 해에 성년이 되는 사람이 늘어난 것도 이유가 되겠지만, 새로운 문화가 형성되면서 성년의 날을 바라보는 시각이 바뀐 결과랍니다.

 

 이미지 출처_ 네이버 라이브러리 <설렘과 떨림 ‘장미 20송이’ ‘성년의 날’ 다채로운 행사.
경향신문, 1997. 5. 20>

 

성년의 날이 다가오면 큰 찬반 토론으로 연결되어 심하게 부딪칠 때도 있었는데요. 1980년대에는 매해 찾아온 성년의 날을 맞아서 성년의 기준을 낮춰야 한다는 의견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으로 나뉘어 법적인 나이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답니다. 성년의 기준을 낮춰야 한다는 의견은 그 당시 해외에서는 성년 기준을 18세 이하로 낮추는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고, 육체적•정신적으로 성숙도가 빨라졌으므로 자율성과 책임감을 기르도록 나이를 낮춰야 한다는 의견이었습니다. 반면에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은 해당하는 18, 19세의 나이에는 사회적으로 독립할 수 있는 시기가 아니라 부모에 의존하는 기간이기 때문에 지나치게 낮출 필요가 없다고 본 것이죠.

 

 


 

이미지 출처_ 파이낸셜뉴스 (2011. 05. 12)

 

과거에 제시된 성년의 날은 차츰 규모가 확대되어 처음 성년의 날이 만들어졌을 때와는 다른 모습을 보입니다. 그러나 커진 규모만큼 성년의 날이 가지고 있는 의미도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는 것일까요? 점점 의미보다는 그 날의 행사가 중심이 되는 것 같아서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해마다 새로운 성년의 날을 맞이하는 사람들이 생기죠. 그들이 진정으로 성년이 되는 의미에 대해서 깨닫고 지나갈 수 있는 공연이나 행사가 많아지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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