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동 문화복합공간 ‘언니네 작은도서관’ 탐방

2014. 8. 14. 08:54다독다독, 다시보기/현장소식





사실 도서관은 우리 삶에서 가깝고도 먼 곳이었습니다. 학교를 다닐 때에도, 졸업을 하고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도서관은 늘 우리 곁에 있었지만 왠지 큰맘을 먹고 가야 하는 곳이었지요. 요즘엔 카페가 그 역할을 대신 하는 경우도 많아졌습니다.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가볍게 책을 보거나, 공부에 열중하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아마 도서관보다는 조금 더 편하고, 집보다는 집중이 잘 되는 곳이라 그렇겠지요.


요즘 전국 곳곳에 ‘작은도서관’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공공도서관보다 작은 규모로 지역사회에서 직접 운영을 하는 도서관을 말하지요. 2012년 ‘작은도서관 진흥법’이 만들어진 이후 더욱 탄력을 받아 많은 작은도서관들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가깝고도 멀었던 도서관과 좀 더 우리 곁으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지요. 오늘은 그 작은도서관을 직접 다녀와봤습니다.






영등포구 대림동에 위치한 ‘언니네 작은도서관’은 작지만 큰 공간입니다. 동네 주변에 카페나 마트, 학교 등 주민들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이 비교적 적었던 대림동에 문화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언니네 작은도서관’을 만든 서울여성회는 도서관이 건립된 2013년 이전부터 꾸준히 도서관 건립을 위한 준비를 해왔다고 합니다. 동네에서 책 축제를 열어 주민들의 관심을 이끌어내고, 길거리에서 주민들에게 건립될 도서관을 일일이 설명하고 후원과 도움을 약속 받기도 했지요. 그 결과 지금은 직접 후원금 또는 봉사활동을 하는 주민 후원자가 250명이 넘는다고 합니다. 이제는 명실공히 대림동의 문화복합공간으로써 자리매김을 하여 독서뿐 아니라 각종 강좌와 생태학교, 영화극장 운영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지요. 동네 주민들끼리 모여서 함께 이야기하고 활동을 같이 하는 것이 쉽지 않은 도시생활의 아주 바람직한 대안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좌) 출처_ 언니네 작은도서관 카페




좋은 동네란 무엇일까요? 단순히 집값이 비싸고 학군이 좋은 곳만이 좋은 동네는 아닐 겁니다. 살고 있는 주민들이 언제나 걱정 없이 생활할 수 있는 곳이 좋은 동네 아닐까요? 문화여가생활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고 있는 요즘엔 다양한 문화활동을 즐길 수 있는 시설이 많은 곳이 좋은 동네라고 할 수도 있겠지요. 지금은 예술창작촌으로 각광받고 있는 문래동도 원래는 철강공장들이 많았던 곳이었지요. 중흥기가 지난 후 빈 공장이 늘어가던 문래동에 예술가들이 하나 둘씩 자리를 잡으면서 문래동은 예술가들의 창작촌으로 변모했습니다. 


대림동의 ‘언니네 작은 도서관’의 출발점도 비슷했습니다. 몇 차례 강력범죄로 높아진 주민들의 불안을 좋은 환경을 조성하는 것으로 해결하려고 한 것이지요. 여러 가지 대안 중 하나가 동네 도서관을 만드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주민들이 함께 모이고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 더 나아가 다양한 문화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주민 스스로 좋은 동네를 만들어가려고 했던 노력이었지요. 

 

 


 


 


‘언니네 작은도서관’은 일반 도서관과는 약간 다른 분위기로 운영됩니다. 책장 넘기는 소리 말고는 정숙을 유지해야 하는 일반적인 도서관과는 달리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가능합니다. 엄마와 함께 책을 읽다가 모르는 것을 물어보는 아이들의 목소리, 장난감을 함께 가지고 놀면서 서로 깔깔 웃는 소리를 쉽게 들을 수 있지요. 이런 운영방침 때문에 때로는 어린이 도서관으로 알고 있는 분들도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언니네 작은도서관’은 남녀노소 모두를 위한 도서관입니다. 도서관에서 아이들이 누리는 자유로움이 누구에게나 허락이 되어 있다는 것이지요.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기 위해서 도서관에 오는 게 아니라 엄마 역시 스스로를 채우는 시간을 가질 수 있습니다. 여름에 열리는 <동화 쓰기 창작 교실>은 아이를 가진 여성들을 위한 강좌이지요. 늘 육아 때문에 스스로를 돌보지 못한 시간을 강좌를 통해서 채우는 것입니다. 주말에는 아빠와 아이들이 함께 놀러 와서 여유를 즐깁니다. 조만간 아빠들을 위한 모임도 생긴다고 하지요. 

 

 


 

볕 좋은 가을에는 동네에서 책 축제가 열리고, 이용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던 동네 공원을 활용하여 생태교실도 열리고 있습니다. 이처럼 ‘언니네 작은도서관’은 아이뿐만 아니라 모든 주민들을 위한, 독서뿐만 아니라 각종 문화활동을 담아내고 있는 곳이었습니다. ‘작은도서관’이라는 소박한 이름 안에 마을공동체 공간이라는 큰 의미를 담고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동네 곳곳에 더 많은 작은도서관들이 생겨서 동네 사랑방 역할을 해주길 기대해봅니다.


 

‘언니네 작은도서관’을 이용하는 방법

 




<운영시간>

- 화요일~금요일까지 오전 10시~오후 8시까지 / 토요일 오전 10시~오후 6시까지

- 일요일과 월요일, 공휴일은 휴관합니다


<회원 운영>

회원은 정회원과 이용회원이 있습니다. 정회원은 월 5천원이상의 정기회비를 내면 가입이 가능하며 도서대출과 월 음료 4잔 무료, 각종 프로그램 50% 할인의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용회원은 간단한 가입서 작성으로 가입이 가능하며 도서관, 북카페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도서관 주소>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742-7번지 2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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