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8. 29. 09:00ㆍ다독다독, 다시보기/현장소식
도서관은 사람과 책이 만나는 공간입니다. 알고 싶은 지식을 찾아서 책을 보고 이해하며 사고의 폭을 넓히는 곳이죠. 하지만 책을 모아서 자료를 많이 읽어도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실제로 경험을 통해서 써진 글의 경우는 직접 생생한 경험을 해보지 않으면, 쉽게 이해하기 힘들죠. 그리고 실질적인 방법이나 구체적인 내용을 직접 책에서 제시하고 알려주는 사례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이 밖에도 자신의 미래를 위해서 진로를 준비하는 사람에게는 책을 통한 정보는 커다란 틀만 제시할 뿐 구체적인 경험이나 문제점 등과 같은 내용은 찾기 힘들죠. 이런 문제를 해결하면서 소통과 공감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답니다. 바로 ‘휴먼라이브러리’인데요. 서울특별시 노원구 노원정보도서관에서 ‘휴먼라이브러리’를 진행하고 있어서 다독다독에서 다녀왔습니다. 현장에서 어떤 것을 보고 느꼈는지 요모조모를 만나볼까요?
노원정보도서관 휴먼라이브러리는 어떤 곳인가요?
노원정보도서관은 지하철 4호선 노원역에서 걸어서 10분 정도 거리에 있습니다. 노원구 구민은 물론 누구나 찾아가서 이용할 수 있는 열린 도서관이랍니다. 다양한 정보매체의 변화와 나날이 발전하는 주민들의 지적·문화적 욕구를 채워주는 공간이죠. 특히 지역 정보의 중심이 되는 곳입니다. 모든 연령층이 이용할 수 있는 폭넓은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지역 문화의 중심이 되는 공공도서관이죠. 지하 1층부터 지상 4층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날 수 있는 자료실과 열람실, 휴먼라이브러리와 잉글리시 카페가 있습니다.
그중에서 휴먼라이브러리는 책을 빌려주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빌려주는 프로그램입니다. 해당 분야의 경험을 전달해줄 ‘휴먼북’과 ‘독자’를 일대일로 연결해서 자유로운 대화를 통해서 인생의 경험을 공감하고 소통하기 위해 진행되죠. 이것을 통해서 지역에 거주하는 지역 주민들이 서로 지식을 나누는 공감 네트워크를 형성하며 서로 발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휴먼북은 다양한 직업군으로 구성된 560여 명의 사람이 있습니다. 이들을 노원휴먼라이브러리 홈페이지 접속해서 열람신청을 하고 날짜와 시간을 정해서 알림을 받습니다. 그 후 약속된 날짜와 시간에 노원휴먼라이브러리 카페에서 휴먼북과 대화를 나눌 수 있습니다. 독자가 아니라 자신의 경험을 전달하고자 한다면, 휴먼북으로 신청해서 운영위원회 심의 후 등록할 수 있습니다.
노원휴먼라이브러리 휴먼북을 열람해보는 시간
다독다독에서는 노원휴먼라이브러리 휴먼북을 인터넷으로 만나고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직접 방문해서 휴먼북을 열람해보기로 했는데요. 열람한 휴먼북은 노원구구립도서관 양시모 총괄사업본부장이었습니다. 대화를 나누는 동안 노원휴먼라이브러리에 대한 내용을 질문했는데요. 재치 있는 입담과 자세한 설명으로 노원휴먼라이브러리의 요모조모를 알려주셨습니다. 그 내용을 살펴볼까요?
처음 휴먼라이브러리는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휴먼라이브러리는 처음 덴마크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소수자를 위한 도서관으로 진행되었는데요. 이것을 한국에 처음 적용한 것은 국회도서관이었습니다. 그 후 노원구에도 휴먼라이브러리를 육성하자는 의견이 나왔고 노원정보도서관에서 운영하기로 결정이 됐습니다. 노원구의 특징은 인구는 많으나, 사람들의 경제적 형편이 좋지 않죠. 그래서 이런 특징에 맞추어서 재능 나눔 성격으로 진행하는 것이 좋겠다는 결정을 했습니다.
처음 휴먼라이브러리를 시작했던 덴마크에서도 소수자 중심에서 직업군으로 넘어가는 형태의 변화를 보였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도입 단계에서부터 진로에 대한 관심이 많은 지역 특징을 살리기로 했습니다. 인생 진로의 방향을 잡을 때, 참고 할 수 있는 재능 나눔 인적 네트워크로 구성하기 했죠. 사람책을 빌려주되 재능 나눔 형태로 진행되었습니다.
초기 3개월동안 휴먼북으로 선정할 사람 100명을 모았습니다. 그리고 수시로 휴먼북을 지원하는 분은 확인 절차를 통해서 등록해 드렸죠. 또한, 열람이 필요한 독자에게는 휴먼북과 연락을 통해서 연결해주는 다리 역할을 했습니다.
휴먼라이브러리 활동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일반적으로 휴먼북과 독자를 이어주는 일대일 연결이 가장 많습니다. 독자가 홈페이지를 통해서 열람 신청을 하면 휴먼북과 독자의 스케줄을 조정해서 연결하죠. 그 다음으로 1년에 2번 대규모 열람 행사를 진행합니다. 휴먼북 60~70명과 학생 400~500명을 모아서 한 자리에서 그룹 휴먼북을 하는 것이죠. 직업에 해당하는 그룹으로 나누어서 질문과 대화를 통해서 공감하는 마당을 여는 것입니다. 그리고 복지관이나 지역 자활센터에서 휴먼북 신청이 들어오면, 직접 방문을 통해서 ‘삶의 희망을 갖게 해주는 인문학 강의’와 같은 찾아가는 휴먼라이브러리도 진행합니다.
마지막으로 ‘휴먼북 초대석’이 있습니다. 전문적인 지식이 있는 휴먼북을 사람들이 열람하기 힘들어합니다. 일대일로 만났을 때, 어떤 질문을 해야 할지 난감해 하기에 부담을 느끼죠. 그런 사람들을 위해서 20명에서 30명정도 묶어서 집단 대출을 신청하게 합니다. 그러면 일대일 휴먼북과는 조금 다르게 강의형태로 진행되고 질문을 통해서 정리하는 식으로 진행이되는 것이죠. 예를 들어 휴먼북 중에 청와대외교안보 수석으로 근무했던 사람이 있습니다. 이 분의 경우는 주제가 ‘북한 정보’에 대한 내용이죠. 사람들이 궁금해 하지만, 막상 질문을 하려면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게 되는 대표적인 경우랍니다. 이런 경우 집단 대출로 휴먼북 초대석을 마련하는 것이죠.
휴먼라이브러리를 운영하면서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우선 직업군에 대한 휴먼북을 확보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초기에 이 문제가 상당히 해결하기 힘든 어려움이었죠. 일단 100명을 확보하고 나서부터는 어느 정도 문제가 해결됐습니다. 그 다음으로 어려운 것은 휴먼라이브러리의 특징과 관련이 있죠.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주는 일이라 서로의 날짜와 시간을 조정하는 일에 손이 많이 갑니다. 그리고 무료로 자원봉사하고 봉사를 받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약속을 정확하게 지키지 않는 경우가 있죠. 가령 독자로 신청하고 휴먼북은 와 있는데 오지 않는다거나 자신이 휴먼북을 신청했는지도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휴먼북과 독자가 연결된 이후에도 중간 중간 전화를 해서 알려줍니다. 그리고 약속 전날과 약속 당일에도 전화 통화로 확인을 하죠. 휴먼북과 독자가 연결되도록 관리하는 부분이 현재는 가장 큰 어려움이죠.
하나 더 어려움이 있다면, 휴먼북은 모두 사람이라 자신이 열람이 되지 않으면 휴먼북에서 탈퇴하겠다고 하는 사람이 나옵니다. 이런 사람들이 계속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관리하는 것도 어려움이 있죠. 사람이고 무료 봉사이기 때문에 직원들이 나눠서 관리합니다. 점점 휴먼북이 늘어나서 맡아야 하는 휴먼북이 늘어간다고 하고 있지만요(웃음). 휴먼북에게 공감 능력을 키울 수 있는 공연을 제공해서 함께 보면서 서로간의 네트워크를 다져서 관계를 연결하고 있습니다.
휴먼북을 이용한 사람들의 만족도는 어떤가요?
처음에는 휴먼북을 신청하고도 과연 도움이 될까 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서로 만나서 대화를 나눈다고 어떤 도움이 있을까하는 마음으로 오는 경우가 많죠. 하지만 만나보면 모두들 색다른 경험을 했다고 높은 점수를 줍니다. 독자는 인터넷 검색과 책에서는 찾을 수 없고 만나기 힘든 내용을 들을 수 있습니다. 휴먼북의 경우는 자신의 경험을 누군가에게 전달해주면서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로 삼을 수 있죠. 서로에게 도움이 되어 만족도가 높습니다.
처음에는 꺼려하던 휴먼북도 한 번 열람을 통해서 대화를 나누면, 자진해서 등록할 때 신청했던 횟수보다 더 많이 나와 적극적으로 활동합니다. 또한, 독자는 특히 해당 직업군의 시험 준비를 하는 사람에게 인기가 높습니다. 휴먼북을 통해서 자신이 책으로만 보고 배운 실제 현장 이야기를 대화로 알 수 있으니까요.
휴먼북을 통해서 전문적인 지식을 얻을 수 있나요?
많은 사람이 전문가와 대화를 할 수 있다고 해서 전문적인 지식을 전수받는 것으로 오해를 합니다. 하지만 저희는 이정표와 길잡이가 되어서 진로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휴먼북과 독자에게 이 점을 모두 알려서 방향을 잡고 경험을 통해서 서로 공감하고 소통하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합니다. 학술적인 논쟁과 서로 다른 생각의 충돌이 되어서는 안 되죠. 휴먼북은 ‘젊은 독자와 자신과 다른 분야의 직업군의 생각은 이렇구나’하고 공감하고 독자는 ‘저 휴먼북은 저런 경험을 했구나’하면서 서로 생각의 폭을 넓히는 네트워크가 되는 정도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전문적인 지식을 찾는 것은 더욱 깊이 공부할 사람, 각자의 몫입니다.
앞으로 휴먼라이브러리가 나아가야 할 미래의 모습은 어떤 것인가요?
우선은 전국적으로 확산이 되길 개인적으로 소망합니다. 현재 우리 지역에는 없는 직업군이 있어요. 이런 직업군에 대한 휴먼북은 찾기가 힘들고 그 부분을 열람하려는 독자에게도 아쉬움이 되죠. 이런 문제는 전국적으로 확산이 되면 휴먼북을 지자체끼리 공유하는 형태로 보완할 수 있습니다. 가령 인천에 휴먼라이브러리가 생긴다면, 항만에 관련된 직업군의 휴먼북 경험을 공유해서 독자에게 알려줄 수 있죠.
출처_ 노원휴먼라이브러리
사람과 사람이 서로 경험을 나누며 함께 발전하길
노원휴먼라이브러리 현장에서는 생생하게 휴먼라이브러리를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알 수 있었습니다. 어떤 사람이 갖게 되는 경험은 책이나 자료를 통해서 만들어진 내용의 농축액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 경험을 함께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은 같은 지역 주민이 다같이 발전할 수 있는 문화가 되겠죠? 살아 숨 쉬는 경험을 함께 나누고 서로 발전할 수 있는 노원휴먼라이브러리처럼 앞으로도 더 많은 공간에서 사람들이 서로의 경험을 나눌 수 있기를 다독다독에서 응원합니다.
ⓒ 다독다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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