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 멘토가 들려주는 책 읽기 중요 포인트!

2014.12.22 13:00다독다독, 다시보기/지식창고

출처_ wikipedia



독서는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요? 아주 오래전 독서에 입문할 당시에는 닥치는 대로 책을 읽었습니다. 많이 읽는 것이 목표였고 그 목표에 다가서기 위해선 밤낮으로 책을 읽어야 했습니다. 생각해보니 그 때는 시간도 많았습니다. 인생의 어느 시기엔 책만 읽어도 생활에 지장이 없는 행운이라 불러 마땅한 행복한 책읽기의 시간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대개 사람들은 일생 책만 읽으며 삶을 살 순 없죠. 무턱대고 많이 읽으면, 읽으면서 독서의 노하우를 터득할 겁니다. 그러지 못하기에, 우리는 책을 읽는 방법도 책을 통해 익혀야 합니다. 세계적인 독서의 대가들이 있습니다. 독서 달인이 되고 싶다면 그들의 노하우를 눈여겨봐야 합니다. 오랜 시간 수많은 책을 읽어온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일은 곧 고수의 경지에 이르는 지름길이 되겠죠. 오늘 제가 소개하는 3명의 독서 멘토들은 3개국를 대표하는 우리 시대 최고의 독서가들입니다.



 무엇을 위해 책을 읽는가 - 알베르토 망구엘(아르헨티나), <책읽는 사람들>


망구엘은 책을 읽기 위해 태어난 사람입니다. 그의 직함은 다양합니다. 소설가, 작가, 편집자, 번역가 등. 그는 남미의 불운한 정치적 환경에서 태어나 학창시절 조국을 탈출해, 유럽의 여러나라와 미국, 캐나다 등으로 삶의 영토를 바꿔왔습니다. 여러 매체에 기고한 책과 독서, 문학적 등장 인물과 자신의 삶을 다룬 글을 묶어낸 <책 읽는 사람들>(교보문고,2010)은 일평생 그가 전념해 온 독서와 책에 대한 열망의 후기입니다. 그는 다양한 직함 가운데 `독자'로 불리는 것을 가장 좋아한다는 고백합니다. 젊은 시절 해외를 방랑하며 궁핍한 삶을 살아가던 그는 상금 욕심에 문학상에 소설 한 편을 응모해 당선되지만, 자신에게 작가보다는 독자로서의 삶이 맞다고 생각해 소설가의 길과 멀어지죠. 독서는 주어진 텍스트를 읽어 내려가는 지극히 수동적이고 소극적인 행위에 지나지 않을까요? 육십 평생 세계를 떠돌며 세계시민으로서 책을 읽어온 망구엘의 답은 의외였습니다. 

 

"이상적인 독자란?"이란 글에서 이 질문에 대한 답을 그는 짧고 다양하게 변주해 나갑니다. 망구엘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독자에 대한 답을 몇 가지 옮겨보지요.


"이상적인 독자는 창작의 순간보다 앞서 존재한다 "

"이상적인 독자는 텍스트를 절개해서 껍질을 들어내고 골수까지 파들어가, 동맥과 정맥을 일일이 추적해서 완전히 다른 생명체를 만들어낼 수 있는 번역가다. 이상적인 독자는 박제사가 아니다."

"이상적인 독자는 책을 덮을 때마다, 자신이 그 책을 읽지 않았더라면 세상이 더 불행해졌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상적인 독자는 돈키호테의 윤리관, 보바리 부인의 열망, 바스 여장부의 욕정, 오디세우스의 모험정신, 홀든 콜필드의 기개를, 적어도 이야기를 읽는 동안에는 공유한다."

"이상적인 독자는 밟아 다져진 길을 걷는다. `훌륭한 독자, 뛰어난 독자, 능동적이고 창조적인 독자는 다시 읽는 사람이다.' -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로빈슨 크루소는 이상적인 독자가 아니었다. 그가 성경을 읽은 이유는 답을 찾기 위함이었다. 이상적인 독자는 의문을 찾아내기 위해 책을 읽는다 "   

- 알베르토 망구엘 125~127 쪽, <책 읽는 사람들>

 

 

그는 책 읽는 사람들의 능동성을 강조합니다. 주어진 텍스트에 오직 만족하는 것은 망구엘이 생각하는 독서가 아닙니다. 독서는 취미가 될 수 없습니다. 독서는 이 세상을 지배했던 정치적 잔혹 행위를 `기억'하는 도구가 되며, 온갖 위협과 광기의 `피난처'가 됩니다. 독서는 범죄에 대한 사람들의 기억을 되살리며, 그 범죄가 반복되지 않도록 돕습니다. `세상이 이해할 수 없는 지경으로 변할 때, 누구에게도 인도받지 못한다는 당혹감이 밀려올 때, 우리는 글이 쓰인 곳에서 이해의 실마리를 찾는다' 는 알베르토 망구엘의 독서에 대한 견해는 독서의 사회,정치적 의미를 갈망하는 독자들에게 큰 울림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출처_ 교보문고



 다카시처럼 읽고 써라 - 다치바나 다카시(일본) <나는 이런 책을 읽어왔다>


일본의 유명한 독서가이자 서평가인 다치바나 다카시의 책 <나는 이런 책을 읽어왔다>(청어람미디어, 2001)은 최근 제게 새롭게 독서와 글쓰기 방향을 설정케 해 준 책입니다. 1980년대에서 90년대 독서 인생과 경험을 담아낸 이 책에서 다치바나 다카시는  누구도 흉내낼 수 없을 정도로 놀라운 독서광의 일상을 그려 보입니다. 그는 국내 언론에도 소개된 적이 있는 책으로 가득찬 4층짜리 `고양이 빌딩'의 건물주이자 전공을 넘어서 다채로운 주제로 수많은 책을 펴내고 있는 저술가이기도 합니다. 서평가였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그는 어린 시절부터 많은 책을 읽었고 중,고교 시절엔 이미 세계문학과 일본 문학을 독파할 정도로 조숙했습니다. 대학을 졸업후 잡지사에 얼마간 근무한 것을 빼고 그는 프리랜서 독서가이자 서평가로 일생을 보내왔습니다.  


세계적인 독서가로서 그가 제시한 14가지 독서법도 흥미롭습니다. 그는 이것이 취미를 위한 독서법이 아니라 일반교양을 쌓기 위한 독서법이라 주장하는데, 주된 내용 몇 가지만 살펴보지요.


 

출처_ yes24 



책을 사는데 돈을 아끼지 않습니다. 책 한 권에 들어 있는 정보를 다른 방법으로 입수하려면 그 몇 배의 비용과 노력이 필요하거든요. 우리가 하나의 주제를 공부하기 위해선 몇 권의 입문서를 찾아 읽어야 합니다. 입문서에서 전문서로 영역을 확장하는 독서법에 주목해야 합니다. 책 선택에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수업료로 생각합니다. 자신의 수준에 맞지 않는 책을 억지로 읽는 것은 시간 낭비이니 읽다가 포기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정독만 고집해선 일생동안 만날 수 있는 책이 한정 돼 있습니다. 다치바나 다카시의 독서법의 특징은 속독법으로 다양한 종류의 책을 빠르게 읽고 정독할 책과 통독할 책을 선별하는 것입니다. 책을 읽을 때는 끊임없이 의심하며 읽어야 자기 발전에 도움이 됩니다. 마지막으로 대학에서 얻은 지식은 대단한 것이 아니란 사실을 그는 지적합니다. 다치바나 다카시는 젊은 시절에 다른 것은 몰라도 책 읽을 시간만은 꼭 만들어야 한다고 당부하고 있습니다. 


"나는 책이란 만인의 대학이라고 생각한다. 어느 대학에 들어가건 사람이 대학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은 양적으로든 질적으로든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 대학에서도,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도 무엇인가를 배우려고 한다면 인간은 결국 책을 읽지 않을 수 없다. 대학을 나왔건 나오지 않았건, 일생 동안 책이라는 대학을 계속 다니지 않는다면 아무것도 배울 수 없다.  나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책이라는 대학에 지속적으로 그 누구보다 열심히 다니고 있다 "  

- 다치바나 다카시, <나는 이런 책을 읽어왔다>,  286쪽

 


 책, 그대 인생의 터닝포인트 -  한기호(한국) <마흔 이후, 인생길>


교양도서(고전) 100권, 관심분야 도서100권으로 누구나 삶을 재설계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출판 마케터와 출판 평론가로 30년 동안 출판계에서 종횡무진해온 한국출판마케팅 연구소의 한기호 소장입니다. 그는 신작 <마흔 이후, 인생길>(다산초당,2014)에서 독서 200권을 통한 100세 시대 은퇴설계 방법과 마흔 이후의 인생 2막 40년을 준비하는 독서론을 설파합니다. 독서 200권은 결코 많지도 적지도 않습니다. 그는 "어떤 분야든 입문서에서 전문서까지 100권만 읽으면 전문가 못지 않은 안목을 갖출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이후, 고전 100권을 더 읽어야 하는 이유는 인간을 근본부터 이해하기 위해서 입니다.  요즘 사람들 사이에서 인문학으로 약칭되는 것이 고전 100권이라 할 수 있겠죠.

 

 


출처_ 교보문고 


 

"일반교양은 원래 `리버럴 아트(liberal arts), 즉 `인간을 자유롭게 하는 학문'이라고 부릅니다. 교양은 어떤 상황에서도 역경을 이겨낼 수 있는 보편적인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또 세상을 구조적으로 이해하는 방법론을 담고 있기에 인간성이나 상상력을 키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양질의 인맥을 형성하게 만듭니다. 좋은 지인, 좋은 친구가 늘어나면 이루지 못할 일이란 없는 법이 아닌가요? " 

- 한기호 <마흔 이후, 인생길>,11쪽



마흔 이후가 됐든, 은퇴후가 됐든, 사람은 정말 책 200권으로 삶을 재설계 할 수 있는 걸까요. 삶을 바꾸는 데 책은 어떤 역할을 하며 대체 사람들은 왜 책을 읽어야 할까요? 저자는 출판평론가로 일해오며 수많은 책을 읽고 출판 시장의 흐름을 짚어왔습니다. 이 책엔 저자가 출판계에 발을 들여논 시점부터 세상을 쥐고 흔든 책이 소개되며, 그 책을 통해 사회가 어떻게 변하고, 어떤 방향으로 흘러왔는지 분석하는 안목이 드러나 있습니다. 저자에게 책을 읽는 일은 출판시장의 동향을 통해 사회를 읽고 사람들의 심리를 읽고 그들의 궁핍을 읽고 미래를 읽는 일이었습니다. 또, 그것은 감추어진 책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일이었고 한 권의 책을 어떤 방식으로 읽어야 삶을 바꿀 수 있는지 파악하는 기회이기도 했습니다. 그가 그 오랜 시간 책을 읽어오며 얻은 확신은 책이 사람의 인생에 개입한다는 점입니다.  


<마흔 이후, 인생길>에서 책과 동고동락한 30년 내공을 통해 저자는 책 200권을 섭렵한 이들이 삶을 재설계할 수 있는 근거와 방법을 풀어내고 있습니다. 저자는 책읽기가 `생각하는 법'을 가르치고 한 권의 사소한 책이 누군가의 운명을 바꾸며, 단 200권의 책을 통해 누구든 자신의 인생을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희망을 전파하고 있습니다. 


 

출처_ pixabay by falco

 

 

지금 소개한 세 명의 저자는 각 나라를 대표할만한 독서광들이자 지금도 수많은 독서 초심자들에게 책읽기의 의욕과 동기를 건네주고 있는 평생 현역의 독서가들 입니다.  저도 과거 그들의 책을 읽으며 제 독서를 되돌아 봤습니다. 그들과 만나면서 제가 놓친 독서의 의미와 기술, 그리고 방향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성공의 조건 가운데 최선은 초심이라 생각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어떤 일을 시작할 때 거창한 꿈과 이상을 그려보게 마련입니다. 결국 시간이 흐른 후,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기준점은 그 꿈과 이상을 처음 그대로 지켜낼 수 있었는가 하는 점이 됩니다. 독서가들에게 간혹 찾아오는 슬럼프가 있습니다. 책장을 넘길 의욕이 사라지고 문장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 난독증에 빠져드는 것입니다. 타오르던 독서열이 사그라드는 우울한 시절이 온다면 일단 이 세 권의 책으로 마음을 정화하십시오. 한해 수 천 권의 책을 읽고 서평을 쓰는 놀라운 독서력 소유자들의 책이야기엔 분명 당신의 독서에 힘을 실어줄 보배같은 한마디가 담겨 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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