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깊이를 아는 할배·할매가 아름답다

2015.04.10 09:00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출처_한겨레


필요한 물품을 가방에 짊어지고 가볍게 떠나는 배낭여행은 젊은이들만의 소유인 듯 했습니다. 그러나 2013년에 시작된 TVN 꽃보다 할배’의 영향으로 배낭여행은 젊을 때 아니면 갈 수 없다던 인식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평균연령 70대인 할아버지들의 좌충우돌 배낭여행기는 제2의 인생이라는 중년의 삶을 화려하고 멋지게 재설계할 수 있도록 판도를 마련해줬습니다.


효도 관광이 아닌 배낭여행


흔히들 나이들면 여행을 가도 고생이니 젊었을 때 많이 놀아두라고 합니다. 아마도 체력이 따라주지 않기 때문이겠죠. 그러나 체력의 한계는 생각하기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을 꽃보다 할배에서 보여줬습니다. 그 동안 중장년층의 여행은 단체로 모여 버스를 대절해 여행을 가거나 패키지 상품으로 누군가를 따라다니며 여행하는 형식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보다 새로운 여행 컨셉의 틀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친한 친구들과 소규모로 팀을 이루고 스스로 계획하고 직접 부딪히는 여행을 하게 된 것입니다. 젊은 사람들처럼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진 못할지라도 느긋하고 알찬 나만의 여행을 즐기게 된 것이지요.


72세의 나이로 막내 노릇까지 해야 한다고 투덜대는 백일섭에서부터 ‘야동 순재’의 캐릭터로 젊은층들의 인기를 얻었었던 맏형 이순재까지 매력이 철철 넘치는 꽃할배 사인방의 여행기. 이들은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각자의 스타일대로 여행을 즐깁니다. 여행을 하면서 인생에 대한 고민을 서로에게 털어 놓는가 하면 세상과 조우하는 방법들을 공유하기도 합니다. 인생에 대한 고민과 깊이 없이는 나올 수 없는 꽃할배들만의 인생철학을 그들의 여행기를 통해 배울 수 있습니다. 나이가 비슷한 연령층에게는 삶을 새롭게 마주할 수 있는 여유를 알게 해주고 젊은층들에게는 삶의 철학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박수를 보내게 됩니다.  



출처_세계일보


내 나이가 어때서~ 멋 부리기 딱 좋은 나인데~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의료 기술이 발달하면서 평균 수명은 점차 높아졌습니다. 평균 60세 이상을 노인으로 보던 인식은 사라지고 나이와 관계없이 더 젊고 더 신나게 삶을 꾸려나가려는 사람이 많아졌습니다. 이제 사회는 행복한 노후를 보내기 위한 준비단계인 중장년층들의 삶에 주목합니다.  


꽃보다 할배들처럼 해외여행은 아니더라도 친구들끼리 모여 가까운 곳으로 여행을 가기도 하고 젊었을 때처럼 멋도 부려보는 꽃중년들이 많아졌습니다. 세월과 함께 깊어진 주름을 부끄러워 하지도 않고 오히려 멋으로 승화 시킬 줄 아는 꽃중년에게서 진정한 멋을 배웁니다. 꽃할배에서는 젊은이들도 소화하기 힘들다는 슬림 핏 팬츠를 멋지게 소화하는 신구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젊음은 인식의 차이에서 오는가 봅니다. 꽃중년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나이의 경계를 허물고 스스로 젊어지려는 노력이 있어야만 가능합니다. 




신중년 세대들의 가치변화


활동적인 노년을 의미하는 ‘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는 전통적인 고령자와는 달리 가족 중심주의에서 벗어나 자신에게 투자를 아끼지 않습니다. 또한 자기계발과 여가활동, 관계 맺기에 적극적인 노년층을 가리킵니다. 노후의 삶을 자식들에게 의존하지 않고 본인들의 힘으로 꾸려나가려는 부모님들이 많아졌습니다. 자식들에게 한 푼이라도 더 남겨주기 위해 몸져 누울 때까지 일만하다 가시던 실버 세대와는 달리 지금의 신중년 세대들은 자기 희생보다는 자기 만족을 선택했습니다. 


일례로 최근 온오프라인 시장의 주 고객층으로 60~70대의 비율이 늘어나고 있다고 보도되었습니다. 60대 이상의 고객들이 점퍼나 모피류 같은 획일화된 스타일의 옷을 찼던 것에서 화려한 색의 등산복이나 젊은이들이 즐겨찾는 의류를 찾아 나선다고 합니다. 



출처_세계일보


지난해 11월 개봉한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의 성공 또한 100세를 바라보는 노부부가 만난지 얼마 안된 젊은 연인들처럼 살아가는 모습에 많은 사람들이 감동한 이유겠지요. 이 영화의 성공은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습니다. 지나가는 하루하루가 소중하다는 것은 젊었을 때는 깨닫기 쉽지 않은 세상의 이치입니다. 89세 강계열 할머니와 98세 조병만 할아버지의 사랑은 그 어떤 커플보다 애틋했고, 로맨틱했습니다. 나이가 들어서도 젊음을 유지하고 세상을 편견 없이 아름답게 살아가려는 진정한 할배, 할매의 모습에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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