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편집이다 1_존재의 최적화! 편집력을 발휘하라

2015.05.07 09:00다독다독, 다시보기/지식창고



다산 선생 “헝클어진 것은 빗질해 주어라”


복잡한 것은 갈래를 나누고 무리를 지어 한눈에 바라볼 수 있도록 종합해야 한다. 그 다음은 옥석을 가릴 순서다. 하나하나 꼼꼼히 따져 중요한 것과 덜 중요한 것을 차례 짓고, 옳은 것과 그른 것을 변별하며, 먼저와 나중을 자리 매겨라. 헝클어진 것은 빗질해 주어라. 무질서에서 질서를 찾는 것이 공부다. 남들은 못 봐도 나는 보는 것이 공부다. 공부를 위한 공부가 아니라, 이를 통해 내 삶이 한발 한발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공부다. 마지못해 쥐어짜는 공부가 아니라 생룡활호(生龍活虎)처럼 펄펄 살아 날뛰는 그런 공부가 진짜 공부다 

ㅡ‘정약용 전문가’ 정민 한양대 교수가 펴낸 <다산선생 지식경영법>중에서


생명체 활동의 본질 자체가 정보 편집이다


일본 최초 에디토리얼 디렉터(Editorial Director) 마쓰오카 세이고(松岡正剛) 편집공학연구소장은 지식독서법의 대가입니다. ‘지(知)의 편집공학’, ‘지식의 편집’ 등의 저서로 한국에도 이름을 널리 알렸습니다. 그의 관심사를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편집공학’(Editorial Engineering)입니다. 마쓰오카 소장은 신문·서적·텔레비전·영화 등에서 자주 사용되는 ‘편집’의 의미와 용법을 더욱 확장시켰습니다. 어떤 사건이나 대상에서 정보를 얻을 때 그 정보를 받아들이는 방법을 모두 편집으로 본 것입니다. 그에 따르면 우리 삶에서 편집의 순간은 언제 어디서든 일어납니다. 일기를 쓰는 것도, 회사를 경영하는 것도, 저녁 식단을 짜는 것도, 축구경기 하는 것도 편집입니다. 생각하는 것이나 쓰는 것도 편집입니다. 심지어 생명체 활동의 본질 자체가 정보 편집이라는 것이 그의 입장입니다. 그는 편집이란 “대상의 정보 구조를 해독하고 그것을 새로운 디자인으로 재생시키는 것”이라고 정의했습니다. 그는 나아가 일본이란 나라를 아예 ‘편집국가’로 정의 내렸습니다. 이 개념을 기반으로 편집력을 재정의 해본다면 “산재한 팩트와 스토리를 취사선택 가공하여 완결된 콘텐츠로 종합 구성하는 능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정보의 쓰나미 속에서 살아남으려면


과거 현재 미래가 3각 파도로 덮치고 있습니다. 지난날은 씁쓸했고 오늘은 버겁고 내일은 불확실하기만 합니다. 못 다한 회한이 쌓여서 그런지 과거는 열등감으로 깜박거립니다. 전전하는 생계의 굴레에 갇힌 현재는 변화의 급물살에 허둥대고 있습니다. 모든 게 흔들리고 불안정하니 미래는 잿빛입니다. 국가가 체제가 시민사회가 지역공동체가 회사가 학교가 내게 진정한 행복과 위안을 줄 수 있을까. 사실 모든 것은 개인 스스로 말미암고 스스로 절차탁마할 몫입니다. 스스로가 무너지면 모든 것이 무너집니다. 


눈앞의 한 권의 책을 두고 읽을지 말지를 판단해야 합니다. 영화 한 편, 연극 한 편, TV드라마 한 편을 감상할지 말지를 선택해야 합니다. 새로 소개받은 만남의 인연을 지속할지 말지를 분별해야 합니다. 지식과 지혜라고 일컬어지는 정보들이 쓰나미처럼 몰려옵니다. 세상을 다 아는 듯 컴퓨터 화면을 여러 개 켜놓고 둘러보아도 삶은 제대로 조망되지 않습니다. 오늘 내가 지켜본 모니터화면의 개수가 도대체 몇 개였을까. 수백 수천 장의 디지털 정보 화상이 나타났다 사라졌습니다. 판단 분별 선택이란 행위가 나의 하루를 채웠다가 썰물처럼 빠져나갔습니다. 


바쁜 현대인. 스스로 좋아서 바쁜 것이 아니라 변화의 쳇바퀴에 갇혀 무작정 내달립니다. 잠자리에서 일어나자마자 변화의 파도가 밀려옵니다. 스마트폰은 쉴 새 없이 뉴스 업데이트를 알려줍니다. 오전 뉴스는 오후 뉴스에 쫓겨 몇 시간 살지 못하고 사멸합니다. 디지털 미디어 기기들이 끝없이 신제품의 얼굴로 들이닥칩니다. 다매체 다채널 모바일 SNS 시대. 정보 업데이트 중독증에 빠진 현대인은 점차 경중완급을 분별하지 못합니다. 진지함에 어색해하고 겉핥기 개그성 웃음에만 반응합니다. 일상의 사리분별력도 희미해집니다. 내가 정보의 주인인지 정보의 노예인지 분간하지 못할 지경입니다. 

 

본질에 걸맞는 이름을 지어주라  


바로 이때가 편집력을 발휘해야 할 시점입니다. 편집력은 복잡한 것을 단순화하고 무작위로 널려진 것을 재배치 재배열하여 스토리를 부여하는 원천입니다. 여럿 중에 핵심을 선택하고 먼저 세울 것과 나중에 세울 것을 분류한 다음 제각각 본질에 걸맞는 이름을 지어주는 일이 편집 행위입니다. 즉 편집의 3대 기능은 ① 선택 분류 ② 가치 부여 ③ 이름 짓기입니다. 선택-분류-명명의 작업과정은 따로 떼어지지 않고 물과 물고기처럼 밀착되어 있습니다.


삼라만상을 편집한다는 것은 그 존재의 최적화를 추구하는 행위입니다. 개체는 생존을 위협하는 외부 환경 속에서 살아남는 것을 최우선시 하며 생존능력을 최적화시킵니다. 최적화는 넘치는 것은 줄이고 부족한 것은 채워서, 타고난 기질과 개성을 바탕으로 생존력을 아낌없이 발휘하는 상태입니다. 존재는 끊임없는 편집의 결과입니다. 일상은 편집의 연속입니다. 우후죽순 얽힌 만남을 가지런하게 가닥 잡고 소중한 인연은 더욱 도탑게 다독이는 과정이 관계의 편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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