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교실에 신문이 있어야 하는 이유

2011. 8. 16. 13:11다독다독, 다시보기/미디어 리터러시




지난 11일 한국언론진흥재단에서는 중등학교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미디어 교육 교사연수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강의를 진행했던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교육 담당 최정애 강사는 “신문은 학교와 사회에 관심을 갖도록 동기 부여하는 매체”라며 신문활용교육(NIE)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습니다. 

교사연수 4일차였던 이날 강의는 학교 현장에서 NIE를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수업기법을 전달하는 시간이었는데요. 신문이 학교 교육 현장에서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 즐거운 놀이와 사례를 통해 알아본 유익한 현장이었습니다. 


 



신문을 아는 만큼 보이는 NIE

보통 우리는 처음 만난 사람과 친해지기 위해 그 사람을 알아가는 단계가 필요한데요. 이와 마찬가지로 NIE도 신문을 활용하는 교육이기 때문에 처음에는 신문을 알아가는 단계가 중요하다고 합니다. 

최 강사는 NIE의 기본은 소통이라고 말하며, 신문과 친해지기 전에 교실에 모인 학생들끼리 서로 자유로운 소통이 이뤄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라고 했는데요. 그런 분위기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강의실에 모인 교사들도 서로 인사를 나누고, 지난 연수기간 동안 느낀 점을 말하면서 수업은 시작됐습니다. 

수업을 시작하기 전과 다르게 강의실 분위기가 한결 밝아지자 최 강사는 교사 한 명씩 돌아가며 신문의 정의에 대한 질문을 했는데요. ‘신문은 읽기 어렵다’, ‘숙제다’, ‘어른들이 보는 것이다’ 등 교사들이 느끼는 신문의 이미지에 대한 다양한 대답이 나왔습니다. 

NIE를 처음 시작할 때 중요한 것은 신문을 아는 것이라고 말하는 최 강사는 이처럼 짧은 질문들을 통해 신문에 대한 관심을 유도했습니다. 처음부터 신문을 펼치고 읽어보라고 하는 NIE는 학생들에게 거부감을 주기 때문에 즐겁고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그러면 어떻게 자발적으로 신문을 읽게 할 수 있을까요? 최 강사는 신문 기사에서 뽑은 단어들을 칠판에 적은 후 핵심어를 통해 기사의 내용을 예측해보도록 했는데요. 교사들은 각자 어떤 내용일지 예상해 본 후 기사를 읽으며 그 내용을 신문에서 찾고 있었습니다.


 


14년간 NIE를 해온 최강사는 신문은 기사의 내용을 바탕으로 실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에 정보를 담고 있는 최적의 매체라고 합니다. 

지식과 정보, 오락, 광고가 모두 들어가 있는 신문은 그 특성 자체만으로도 교육적 효과가 큰데요. 이런 특성들을 알면 NIE를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고, 재미있는 신문읽기가 될 수 있다고 합니다. 


신문은 왜 교실에 들어갔을까?


 


여러분들은 신문이 언제부터 교실에서 교육매체로 활용되었는지 알고 있나요? NIE는 1930년 ‘뉴욕타임즈’에서 처음 시작했다고 하는데요. 학생들이 사회 수업에 관심을 갖지 않자 학교 선생님들의 요구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교과지식, 수업내용과 신문의 내용들이 동떨어지지 않기 때문에 자연스레 사회 공부를 접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죠.

최 강사는 학교에 적응하지 못해 매일 결석하고 공부에도 흥미가 없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NIE를 시작하자 점차 학교와 수업에 적응을 하게 됐다는 실제 사례를 예로 들면서 그 효과를 보여줬는데요. 학교에 적응을 못했던 친구들을 살펴본 결과, 그 학생들은 대부분 기본적으로 학교와 가정에서 대화가 없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NIE 수업을 통해 공통의 소재가 생겨 가정에서 부모와 대화를 하기 시작했고, 친구들 뿐만 아니라 선생님과의 대화가 늘면서 소속감을 느낄 수 있었다며, 왜 NIE가 학교와 가정에서 필요한지 설명했습니다. 

이처럼 개인에게 동기를 부여해 주고 능동적인 참여를 이끌어내서 결과적으로 사회의 건강한 시민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힘은 바로 신문에 있는데요. 많은 명사들이 어려서부터 꾸준히 신문을 읽었다는 사실에서도 알 수 있듯 신문은 사람을 움직이고 또 세상을 움직이는 힘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NIE, 놀이처럼 즐겨야 효과적 

 


그럼 이렇게 우리 교실에서 꼭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NIE는 실제 어떻게 활용되어야 할까요? 최 강사는 놀이처럼 즐기는 NIE 방법을 소개했습니다. 

기본적인 신문활용교육 과정은 신문과 친해지고, 신문을 이해하고, 신문을 활용하는 순서로 진행되어야 한다는데요. 신문과 친해지는 방법으로 ‘KISS(Know, Interesting, Simple, Slow)’를 기억해야 한다고 합니다. 

신문을 알게 하고 흥미를 느끼게 하려면 처음에는 단순하게, 그리고 욕심부리지 말고 천천히 할 필요가 있는데요. NIE의 효과는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나타나기 때문에 참고 기다릴 줄 아는 것이 중요하다 합니다. 

최 강사는 “원하는 것을 모두 전달할 수는 없어요. 수업 후 아이들이 집에 가서 신문을 본다면 우선은 그것만으로도 성공한 거죠”라고 말하며 중요한 점은 신문을 스스로 읽는다는 것에 있다고 하는데요. 특히나, 학교에서 짝꿍과 인터뷰를 통해 고민을 듣고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신문에서 찾도록 보여주는 ‘기사 선물하기’는 타인과 공감할 수 있고, 신문을 깊이 있게 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합니다. 

최 강사가 실제 가정에서 이 방법을 자녀에게 써본 결과, 딸 아이가 금연 관련 기사를 읽고 아빠에게 전화를 해서 기사를 읽어 주었다고 말하자 강의실에는 웃음이 넘쳤답니다.
 



<교사들이 ‘신문은 세상을 보는 창’을 표현하면서 즐겁게 수업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최 강사는 학생들이 신문을 읽더라고 기사와 광고를 구분하고, 관점이 다른 신문을 비교해서 읽도록 하는 것처럼 단순히 신문을 읽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고 비판하며 읽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는데요.

우리나라 모든 신문사에서 하루에 들어오는 기사를 합치면 2000개가 넘고, 그 중 200개 정도의 기사들이 각 신문에 실리게 된다고 합니다.

그런 기사들 속에서 좋은 기사와 나쁜 기사를 독자들이 골라 읽을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죠. 그래서 “우리는 신문을 골고루 읽으면서 다양한 관점을 갖는 훈련을 해야 한다”고 최 강사는 강조했습니다. 

그녀는 요즘 많은 사람들이 즐겨보는 인터넷 신문도 잘못된 기사는 지우면 그만이기 때문에 꼼꼼한 검토과정 없이 그대로 실리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종이신문은 한번 지면에 나오면 수정이 불가능하죠. 그래서 “더욱 객관적이고 정확한 정보가 실려있는 종이신문을 읽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날 수업은 신문에 대해 우리가 몰랐던 사실도 알 수 있었고, 왜 신문이 필요한지 공감할 수 있는 신문활용교육에 있어서 기초적이지만 가장 중요한 수업이었습니다. 

신문은 하루에 발행되는 지면을 모두 합하면 1000장이 넘고 글자수는 20~25만 자 정도 될 만큼 엄청난 정보량을 자랑하고 있는데요. 각종 매체를 통해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사는 우리에게 신문은 좋은 정보와 나쁜 정보를 걸러내는 길잡이 역할을 해주고 있습니다. 

특히 영상세대를 살아가는 아이들은 날이 갈수록 읽기능력이 떨어진다고 합니다. 가정에서의 신문활용교육은 읽기를 통해 아이들의 사고력도 키워주고, 가족 간 대화 시간도 늘릴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인 것 같은데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NIE 교사연수 프로그램>을 통해 교사들은 왜 신문이 학교에 들어와야 하는지 알고, 이를 통해 학생들에게 살아있는 공부를 가르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을 것 같습니다. 세상을 바로 보고 소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신문이 앞으로 더 많은 교실에 들어가 생기를 불어넣어주길 기대해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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