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결혼 문화 속 하나의 진리

2015.07.30 09:00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위 기사는 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에서 운영하는 외국인 유학생 그룹 '아우르기'와 다독다독 대학생 기자단이 한국의 문화를 알리고 SNS로 소통하는 방법을 익히기 위해 함께 취재하고 작성한 기사입니다.


화려한 조명과 장식으로 꾸며진 호텔과 수많은 하객들로 붐비는 풍경. 요즘 우리나라에서는 기존의 결혼식과는 사뭇 다른 결혼문화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름 하여 ‘에코웨딩’인데요. 소박함과 친환경적인 콘셉트를 추구하며 결혼식의 비용을 최소화하고 지나치게 많은 하객보단 가족과 지인이 소규모로 모여 결혼의 진정한 의미를 회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가수 이효리가 제주도에서 결혼식을 올리면서 시작되고, 방송인 김나영 그리고 최근에는 배우 원빈과 이나영이 강원도 정선에서 이색적인 결혼식을 하면서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에코웨딩’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이처럼 나라마다 다양한 결혼 문화가 있을 텐데, 오늘은 특별히 두 외국인 유학생을 통해 우리나라와 지리적으로 가까운 중국과 중앙아시아에 위치한 아프가니스탄의 결혼문화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출처_서울경제_이든나인제공


빨간색의 행운과 함께하는 중국의 결혼문화


먼저, 중국의 결혼문화는 우리나라와 ‘유사한 듯 유사하지 않은’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온 22살 고의희 양은 지난 3월 한국에 와서 현재 국민대학교에 재학 중인데, 그녀는 중국의 결혼 문화에 대해 “한국과 정말 유사하지만, 또 어떤 부분에 있어서는 다른 점이 있어요.”라고 말했습니다. 한국과 비슷한 점으로는 중국 역시 최근 들어 결혼 적령기가 늦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대체적으로 30대 중반쯤 결혼을 하는 것이 보편적인 흐름이라고 합니다. 이뿐만 아니라 결혼식을 호텔에서 올리거나 전통의상보다는 서양식 웨딩드레스나 턱시도를 입는 것도 우리나라와 비슷한 부분입니다. 


하지만 결혼식 순서나 치르는 의식에 있어서는 한국과 다른 점들이 있었습니다. 결혼식 순서를 다 마친 후 우리나라에서는 마지막으로 사랑의 서약으로서 반지를 교환한다면 중국에서는 신랑과 신부가 ‘러브샷’을 꼭 해야합니다. 그리고 하나의 실에 매달린 사과를 신랑과 신부가 한 입씩 나눠 베어 물게 하여 자연스러운 입맞춤을 유도하는 풍습이 있다고도 합니다. 이렇게 결혼식을 올리고 나면 두 사람이 부부임을 증명해줄 수 있는 혼인증명서가 발급되는데 마치 우리나라의 여권 모양과도 비슷하게 생긴 행운의 상징인 빨간색의 증명서라고 합니다. 증명서 안에는 두 사람이 서로 사랑스럽게 함께 찍은 사진과 혼인정보들이 담겨있습니다. 반면, 혼인증명서 뿐만 아니라 이혼증명서도 있는데 이것은 초록색으로 되어있고, 혼인증명서와 달리 둘이 함께 찍은 사진이 아니라 혼자 찍은 사진이 들어있다고 합니다.  


중국의 혼인증명서, 출처_아주경제


중국의 가사분담 상황에 대해 물었더니 의희 양은 미소를 띠며 “장위안 아시죠? 요즘 중국 남자들이 대세죠. 중국 남성들은 여성들의 말을 정말 잘 들어주거든요. 가사분담도 비교적 잘 되어있는 편이고요.”라고 자신 있게 답했습니다. 결혼 후에도 맞벌이를 하는 가정들이 대부분인 중국에서는 남편들이 적극적으로 집안일을 도맡아하며 아내의 부담을 덜어주려고 노력한다고 합니다. 심지어 요즘은 남자 전업주부도 흔히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중국에서는 결혼 후 여성들이 꾸준히 직장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가정환경이 조성되어있는 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여 점점 늘어나고 있는 이혼율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상황이고, 최근 국제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동성애 합법화와 관련해서 중국은 동성애를 인정하지 않는 강경한 입장이라고 합니다. 


종교의 영향을 받은 아프가니스탄의 결혼문화

 

아프가니스탄에서 온 동갑내기 친구 아따울라 군은 의희 양의 말을 들으며 수긍하기도 하고 때로는 고개를 갸우뚱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아프가니스탄의 결혼문화의 가장 큰 특징에 대해 묻는 질문에 “종교의 영향을 많이 받아요.”라고 답했습니다. 전통적으로 이슬람국가인 아프가니스탄은 생활방식이나 가치관 그리고 결혼풍습도 이슬람교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특히, 아따울라 군을 만났을 때 그는 이슬람교의 대표적인 금식기간인 ‘라마단’ 기간을 보내고 있어서 해가 뜨고 난 후에는 물을 포함한 일체의 음식을 먹지 않으며 경건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결혼문화와 관련해 아주 흥미로웠던 점은 아프가니스탄의 경우, 결혼하기 전까지 남녀가 그 둘의 연인관계를 비밀로 유지해야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만약 그 둘의 관계가 주위사람들에게 알려지게 될 경우 무조건 결혼을 해야 한다고 합니다. 또 지역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과거와 달리 일부다처제에서 일부일처제로 변화되고 있다고 합니다. 아프가니스탄 또한 결혼적령기가 늦어지고 있는 추세지만 여전히 20대 초반에 결혼하고 있는 비율이 높다고 합니다. 아프가니스탄에서는 결혼식 때 전통의상을 입는 경우가 많지만 최근 들어 서양식 의복을 입기도 한다고 합니다. 중국에서는 신랑과 신부의 러브샷이 결혼식의 꽃이라면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서약서를 읽고 맹세를 하는 순서가 그것에 대응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프가니스탄의 현대식 결혼 모습, 출처_http://www.suburbanvideo.com

           

중국과 달리 아프가니스탄에서 결혼한 여성은 가정주부로서 살아가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러나 아프가니스탄 내에서도 지역마다 차이가 있어서 도시의 경우, 개방적인 의식을 가진 가정의 여성은 결혼 후에도 직업을 가지기도 한다고 합니다. 결혼에 대해 논하기에는 어린 나이일수도 있는 아따울라 군은 ‘결혼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결혼은 삶의 행복이라고 생각해요. 그렇기 때문에 삶의 행복을 누리기 위해 결혼 전에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계획하고 고민하는 시간이 꼭 필요한 것 같아요.”라며 진지한 답변을 해주었습니다.

 

사랑이라는 하나의 진리로 귀결되는 결혼문화

 

의희 양과 아따울라 군으로부터 들은 중국과 아프가니스탄의 결혼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그 나라 전체에 해당되는 것으로 일반화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어떤 문화적 선입견을 배제하려고 노력했을 때, 분명 그들의 이야기 속에서 문화권을 초월한 결혼에 대한 보편적인 의견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결혼한 여성이 직장생활과 육아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자 하는 것은 만국 공통의 고민거리에 해당할 것입니다. 하지만 중국의 경우는 자상한 남편들이 여성이 직장생활을 할 수 있도록 가사분담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는 긍정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왜 요즘 중국남성들이 대세인지 아시겠죠? ‘결혼은 삶의 행복’이라는 성숙하고 철학적인 말을 해준 아따울라 군을 통해서 행복한 결혼 생활을 위해 미리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남성과 여성 중 어느 한 쪽의 희생보다는 두 사람 모두의 배려와 존중을 통해서 행복한 결혼생활이 가능하다는 것 또한 다시 한번 느끼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결혼을 할 것인가 또는 하지 않을 것인가’라는 문제는 어쩌면 개인의 선택일지도 모릅니다. 그 어떤 선택을 하든 지 우리는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관을 따라 살아가게 됩니다. 하지만 결혼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면, 우리는 아일랜드의 극작가 오스카 와일드가 한 말을 기억해야합니다. “애정이 없는 결혼은 비극이다. 그러나 애정이 조금도 없는 결혼보다도 더 나쁜 결혼이 한 가지 있다. 그것은 애정이 있으되 한 쪽밖에 없는 경우이다.” 결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에 대한 사랑입니다. 중국과 아프가니스탄의 결혼 문화를 통해 살펴보았듯이 나라마다 결혼식의 모습은 다소 차이가 있을 수도 있지만 그 안에 담겨있는 보편적인 진리는 한 가지였던 것처럼. 


아우르기 친구들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