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목소리로 아이와 소통하는 ‘잠자리 동화책 교육’
2011. 4. 21. 09:17ㆍ다독다독, 다시보기/지식창고
어느 위인전을 보든, 육아서를 접하든 아이들 양육과 관련된 글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한 가지가 있습니다. 바로 '잠자리 동화' 인데요. 솔직히 저도 제 아이가 18개월 되기 전까지는 잠자리 동화의 영향에 대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현상들을 알지 못했답니다.
그런데 누구나 다 아는 유명한 세계 위인들이며, 현존하는 존경스런 분들의 공통점을 찾다보면 꼭 유·아동기에 잠들기 전 부모님이 읽어주신 동화책 이야기가 빠짐없이 등장하더라구요. 그렇게 무의식적으로 동화되고 매료되어 읽어주기 시작한 '잠자리 동화'
독서도 습관이라고 하는데 제가 생각하기에는 분명 습관도 중요하지만, 유아의 경우에는 얼마만큼 아이가 책읽기에 대해 긍정적이고, 자신의 선택이 반영되느냐에 따라서 잠자리동화가 주는 의미는 확연하게 달라진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예진맘이 생각하는 '잠자리 동화'가 주는 의미는 무엇일까요?
책 읽어주는 엄마와의 교감을 통해 정서적 안정을 찾는다
잠자리 동화를 읽어주는 방법은 대개 엄마가 아이를 무릎 위에 앉히거나 아이와 나란히 앉거나, 잠자리에 누운 아이 곁에 엄마가 앉아서 읽어주는 경우가 일반적이지요. 이 모든 상황에서 공통된 것은 엄마가 오로지 아이를 위한 책읽기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아이 또한 온전히 자신의 귀를 통해 들려오는 엄마의 목소리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이런 과정을 통해서 아이는 정서적 안정을 느끼게 되고 책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기억하게 됩니다. 늘 엄마의 사랑을 갈망하는 아이의 입장에서는 이처럼 행복한 시간이 없을 것이고, 이처럼 편안히 꿈나라로 떠나게 되는 방법도 없지 않을까요?
잔소리할 만한 일을 아이가 했다면 비슷한 내용의 책을 찾아보세요
아이들과 어른의 사고의 기준은 참 많이 상이하다는걸 아실 겁니다. 그리고 우리 아이들의 시간은 어른의 시간보다 훨씬 더 느리다는 것도 말입니다. 아이가 두 돌 즈음이 되면 스스로 표현하는 방법이 다양해지고 어른의 말을 다 알아듣는 듯 보이기에 주 양육자인 어머니가 흔히들 하게 되는 가장 큰 실수가 하나 있지요.
바로 아이를 나와 동일한 사고를 가진 존재로 판단하여, 아이가 하는 행동에 대해 훈육을 시작한다는 것입니다. 짧고 간단하게 하는 단호한 어조의 안내가 아닌, 끊임없이 늘어놓는 잔소리로 아이에게 이야기를 하게 되면 아이는 그 순간의 내용을 다 이해하지 못할 뿐더러 엄마의 붉으락푸르락 변하는 얼굴 표정에 초점이 맞춰져 자신이 도대체 무엇 때문에 혼나고 있는지도 잊게 되고 과도한 훈육과 폭언에 대한 정서적 불안감만 조성될 뿐입니다. 그래서 예진맘이 제안 드리는 Tip은~
어른의 언어로 많은 말을 쏟아내기 보다는 집에 소장 중인 책들 중 가장 유사한 이야기가 담긴 그림책을 그 날을 넘기지 말고 아이의 수면시간에 맞추어 읽어봐주세요.
말은 듣고 있지만, 어른이 말하고자하는 방향과 동일하게 유아가 받아들이는 건 불가능하기에 어린 유아일수록 그림을 보면서 이해를 돕는 것만큼 좋은 방법은 없답니다. 훈육을 하기보다는 아이가 스스로 옳고 그름을 판단하고 개선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시면 어떨까요? 제 아이 또한 18~24개월에 흔히 보이는 갑작스런 개입을 하는 친구를 밀거나 "싫어! 싫어!"라고 말하는 습관을 달고 지낼 때가 있었지요. 바로 그때 즉각적인 해결점을 찾아준 것이 잠자리 동화를 통해 노출한 그림책이었기에 꼭 권해드리고 싶은 사항입니다.
직접경험과 간적경험의 조화 속에 아이의 사고력이 쑥쑥~
아이와 바깥놀이가 있는 날에는 아주 작은 소소한 일상이라도 특별히 관심을 가졌거나 흥미를 가진 부분이 있다면, 그 날 저녁 자연스레 잠자리 동화에 노출을 해줍니다. 아이는 자신의 경험을 그림책 속에서 그대로 이어가는 간접적 과정을 통해서 이미지에 대한 이해와 엄마가 읽어주는 이야기를 통한 자연스러운 인지를 하게 되지요.
굳이 단어카드를 제시하며 "이건 뭐라고 말하는 거야? 이게 뭔지 알겠니?”라는 대화를 하는 것보다 아이의 인지와 사고를 확장시켜 줄 수 있는 탁월한 방법이며, 그림책 속에 등장하는 다른 사물들을 자연스레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어 관심사를 확대해가는 통합적인 사고발달을 하는 기틀이 마련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꼭 ‘잠자리 동화만이 책이 주는 효과를 누리는 건 아니지 않냐’고 하신다면... 네, 맞습니다. 잠자리 동화만이 그런 작용을 하진 않겠지요. 다만 유아는 정의적 요인 즉, 심리적인 요인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정서적으로 안정된 잠자리 시간에 조용한 음율 같은 엄마의 목소리로 이뤄지는 소통이 가장 큰 시너지 효과를 낳을거라 판단 되기에 권해드리는 것이랍니다. ^^
기다림과 배려 속에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받은 아이들은 자존감이 높다
아이들은 스스로 선택한 것을 자신만의 탐색과정을 거쳐 충분한 만족을 얻었을 때 성취감을 느낀다고 하죠. 저는 이런 기본적인 유아의 본능인 ‘스스로 행하려 하는 의지’를 잠자리 동화에 늘 적용을 하고 있답니다. 의도되어진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배려하는 것이 아이를 위한 것이라 생각했고, 유일하게 매일같이 반복되는 일상이 '잠자리 동화' 읽는 시간이었기에 실천하게 된 것이지요.
자신이 읽고 싶은 책을 스스로 선택하는 과정을 통해 아이는 책읽기에 몰입을 하게 되고, 자신이 선택해서 제공한 것에 엄마가 민감하게 반응해 주었기 때문에 엄마에 대한 신뢰 또한 높아지는 효과가 있답니다.
아, 그렇다고 매일같이 아이가 고른 책만 읽어준 것은 아니랍니다. 앞서 안내드린 내용과 같이 아이의 직접경험이 있던 날과 제 관찰의 기준에서 아이의 관심사가 닿아있는 부분이 있다면 아이가 골라놓은 책 사이에 제가 고른 책을 함께 놔둬보기도 한답니다. 책이 마음에 들면 읽어달라고 하고, 자신이 원하지 않으면 책을 침대 아래로 내려놓는 답니다. "엄마 이건 안 읽을래요." 라고 말하면서요. 그럼 전 늘 그 의견을 존중했습니다.
그렇게 존중했기 때문에 아이는 자신의 의사를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거겠지요.
‘당연한 것 아니냐?’라고 물으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잘못된 독서문화가 많은 부분 자리한 요즘... 아이의 읽는 양에만 급급해서, 속독으로 읽어주시는 분이 있는가 하면 아이가 읽고 싶지 않는데도 억지로 읽으라고 강요하기도 하고, 아이가 그만 읽고 싶어 덮어버리는 행동에 대해 화를 내는 분도 적지 않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잠자리 동화'의 주체는 아이가 되어야 합니다. 존중받고 배려 받는 느낌 속에서 ‘잠자리동화’는 기적을 만들어냅니다.
육아라는 것 자체가 단시간에 모든 결과가 나오지 않는 마라톤과 같은 것이듯 잠자리 동화의 효과 또한 아이가 하루하루 자라나는 것처럼 눈에 띄게 드러나는 것은 아니랍니다. 다만 어제보다 좀 더 나아지는 아이의 표정에서, 아이의 웃음에서 보람을 찾아보실 수 있음을 기억해주시기 바랍니다.
"지금이 몇 신지 아니? 제발 잠 좀 자라!" 란 말 대신에, 오늘은 한 권의 책을 가지고서 아이에게 다가가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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