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을 맛있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은?

2011. 6. 7. 09:03다독다독, 다시보기/지식창고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고,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고.”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어디에선가 익숙한 멜로디 속 이 문구를 한 번쯤은 다 들어보았을 것이다. 한 잇몸약 광고에서 자사 제품을 이용 시, 평소에 잇몸 건강이 좋지 않은 사람도 질기고 딱딱한 음식을 맛있게 먹을 수 있다는 점을 재치 있게 CM송으로 표현한 것이다.

뼈에 붙은 갈비를 씹고 뜯고 맛보는 일만큼이나 보통 사람들이 딱딱하다고 생각하는 신문 보기도 얼마든지 즐거운 일이 될 수 있다. 그런데 신문을 보는 것도 부담스럽고 어려운 일인데 어떻게 씹고 뜯는다는 것일까?

내가 말하는 신문을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긴다는 것은 신문에 게재된 기사들, 그것도 앞 쪽에 큼직하게 있는 기사들만을 읽곤 하는 보통의 신문 읽기 말고, 이보다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신문을 읽는 방법이다.

신문을 ‘씹는다’는 것은 우리가 흔히 헤드라인이라고 하는 기사의 표제와 부제만을 신문 전체적으로 싹 한번 훑어보는 것이다.

이 간단한 과정을 통해 우리는, 경제, 정치, 문화 등 사회 전 분야의 ‘오늘’을 알 수 있고, 어떤 하나의 큰 사건에 대해서 다룬 여러 가지 기사 중에서도 표제를 우선 읽음으로써 구태여 시간을 들여 모든 기사를 읽어 볼 필요 없이 내가 얻고자 혹은 알고자 했던 정보가 가장 잘 담겨있는 기사문을 골라낼 수 있다.

또한 평범하게 큰 기사만을 읽고 신문을 접었을 때는 혹여 읽지 못하고 지나칠 수 있는 작지만, 내 관심이 가는 기사나 또 다른 지식이 담겨 있는 기사를 발견하고 읽음으로써 놓칠 수 있었던 지식을 얻는 기회를 가질 수도 있다.

표제와 부제만을 읽는, 신문을 씹는 과정만으로도 우리는 사회의 큰 흐름을 읽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나는 이 과정을 신문을 ‘씹는다’라고 표현했다. 잘 차려진 지식 밥상 위에 내 입맛에 맞는 것만 맛보지 말고 조금씩이라도 다양한 것을 먹어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져보자는 것이다.

위에서도 언급했듯 이 과정을 통해 골라낸, 어떤 핵심 사건과 관련된 많은 기사 속에서도 내가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기사문을 읽고 또 나의 흥미나 관심사에 맞는 기사를 읽는 과정, 난 이것을 신문을 ‘뜯어본다’라고 표현하고 싶다. 신문을 전체적인 관점에서만 보지 않고 좀 더 세부적인 관점에서 읽는 것이다. 



그리고 신문을 ‘맛본다’는 것은 내가 고른 기사를 읽는 데 그치지 않고 내가 왜 이 기사를 골랐는지에 대한 생각, 또 이 기사 자체에 대한 나의 생각 등 기사 자체가 보여주는 맛 외에 숨겨져 있는 지식의 참맛을 찾아내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신문을 능동적으로 읽는 방법 중 하나인 이 독법을 신문을 맛보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이 과정을 어렵게, 또 힘들게 거창하게 느끼지 않고 내가 알고자 했던 것에 대해 객관적이고 정확한 지식을 얻는 것을 기쁘게 생각하고 즐긴다면 그게 진정으로 신문 읽는 것을 즐기는 것이 아닐까 한다.

또 굳이 내가 생각하고 제안한 신문을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는’ 방법 외에도 스스로가 신문을 읽는 나만의 ‘룰’을 만든다면, 그것도 신문을 즐겁게 읽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정보화 시대에 맞춰 빠르게 발전하는 통신 매체의 홍수 속에서도 우리가 아직도 신문을 읽는 이유는 다른 매체가 갖출 수 없는 신문 특유의 공정함과 객관성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또 신문을 읽는 것은 기자 나름의 사건에 대한 해석, 기사 속 인물들의 다양한 생각, 신문사별 사설 등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는 하나의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단순히 신문을 본다는 것보다는 신문을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는 방법으로 지금보다 많은 사람들이 신문을 읽게 되었으면 좋겠다.


이 글은 한국언론진흥재단 <2011년 신문논술대회 수상작 모음집>중 고등부 금상 수상작 박주아(문정여고 2학년) 님의 ‘나의 사치스러운 사교육’을 옮겨온 글입니다.

 

ⓒ다독다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