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적 사고능력과 민주시민

2016. 6. 15. 17:00다독다독, 다시보기/미디어 리터러시


정형근, 정원여자중학교 교사 · 이화여자대학교 겸임 교수


#비판적 사고는 이치에 맞는지를 검증하는 사고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사고 능력은 무엇일까? 일반적으로 사고의 종류에는 기억, 상상, 연상, 궁리, 판단, 추론 등이 있다. 상상이나 연상 등은 상상력과 관련있고 판단이나 추론 등은 논리적 사고와 관련된다. 이때 판단하는 능력과 추론하는 사고 작용을 합하면 일종의 비판적 사고력이 된다.


한 논문에서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여러 가지 능력 중 논리적 비판력, 즉 비판적 사고능력을 가장 이해하고 적용하기 힘든 능력이라고 답한 것을 보았다. 이런 연구 조사만 놓고 보더라도 비판적 사고력은 청소년들이 길러야하지만 기르기는 어려운 사고 능력처럼 보인다. 하지만 비판적 사고력은 우리의 삶과 떨어져 있는 어떤 것이 아니다. 비판적 사고력은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벌어지는 일에 대해 이치에 맞는지, 앞뒤가 맞는지를 판단하는 능력이다. 사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엉터리, 거짓말, 헛소리 등과 같은 비논리적이거나 반논리적인 말들로 가득 차 있다. 이런 비논리적이거나 반논리적인 말들 사이에서 논리적으로 타당한 말을 구별해내는 능력이 바로 비판적 사고력이다. 간단히 말해서 내가 보고 들은 뉴스나 정보가 타당한가를 평가할 수 있는 능력이 바로 비판적 사고력인 것이다. 



다양한 층위에서 기를 수 있는 비판적 사고력


지난번 글에서 리터러시 교육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비판적 사고력은 뉴스뿐 아니라 기존의 신문활용교육(Newspaper in education)에서도 길러줄 수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사실이다. 신문을 통해서는 주로 신문에 실린 기사의 타당성을 검증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비판적 사고 능력을 기를 수 있다. 하지만 리터러시 교육은 다양한 층위에서 비판적 사고력을 길러 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음은 언론학이나 문학 등에서 널리 알려진 러시아의 언어학자 로만야콥슨(Roman Jakcobson)이 만든 의사소통모델이다. 이 모델은 인간이 언어를 통해 서로 정보를 주고받는 과정을 명쾌하게 보여준다.




이를 뉴스가 소통되는 과정으로 바꾼 후 비판적 사고력과 관련된 질문으로 바꾸어 보면 다음과 같다.



<비판적 사고력과 관련된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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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생산자는 왜 이 뉴스를 만들었는가?

이 뉴스를 둘러싼 상황은 무엇인가?

이 뉴스의 내용은 타당한가?

이 뉴스는 어떤 분위기에서 만들어졌는가?

이 뉴스는 일반적인 양식에 따라 만들어졌는가?

뉴스 소비자는 이 뉴스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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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보면 미디어리터러시나 뉴스리터러시에서 강조하는 비판적 사고력은 뉴스의 내용적인 면뿐이 아니라, 어떤 뉴스가 어떻게, 어떤 목적으로 생산되며, 유통되고 소비되는지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미디어리터러시나 뉴스리터러시 교육은 미디어나 뉴스를 단지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소비자가 아닌 뉴스나 미디어를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읽고 쓰는 생산자를 길러내고자 한다. 이런 측면에서 비판적 사고력은 결국 뉴스의 소통과정이 타당한지를 검증하는 능력이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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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터러시 능력을 기르는 목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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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가 미디어나 뉴스 교육을 통해 구성원들의 리터러시 능력, 즉 미디어나 뉴스를 읽고 쓰는 능력을 길러 주고자 하는 이유는 올바른 판단력을 가진 바람직한 민주시민을 양성하기 위해서다. 바람직한 민주시민이란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 겪는 여러 문제에 대해 공감하고, 해결해나가면서 함께 건전한 사회를 이룩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일 것이다. 이때 민주시민으로서 우선적으로 갖추어야할 능력이 바로 비판적 사고력인데, 당면한 문제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면서도 공동체의 문제를 합리적으로 해결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능력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