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3. 11. 15:39ㆍ포럼
방통위 발간 연구 보고서 ‘고교학점제 도입에 따른 미디어교육 실행 전략 연구’
우리나라도 2025년부터 ‘고교학점제’가 전면 도입될 전망이다. 학점제 도입으로 달라질 고교 교육 환경과 제도하에서 미디어교육은 어떤 전략을 구축해 이에 접근해야 하는지를 연구, 제시한 방통위 발간 보고서 《고교학점제 도입에 따른 미디어교육 실행 전략 연구》 1의 주요 내용을 소개한다.
장은미
서강대 언론문화연구소 책임연구원
미디어교육을 제도화된 학교 교육과정에 안착시키기 위한 다양한 형태의 노력이 전개된 것은 이미 수십여 년 전부터였다. 학교의 집중화된 교육과정, 그리고 교육 목표 창출의 상대적 수월성은 미디어 리터러시를 함양하기 위한 최적의 교육방식으로서 공교육을 주목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기존 학교 교육과정과 그 체계를 형성했던 각 주체들이 구축한 경직성과 일부 교육 현장의 폐쇄적 혹은 배타적 문화는 미디어교육을 교육과정의 주변부에 오랫동안 머물게 했다.
고교학점제와의 공통분모
교육부는 2017년 ‘고교학점제 추진 방향 및 연구학교 운영 계획’ 발표를 시작으로, 중장기적 준비와 검토, 충분한 공론화를 거쳐 2025년 고교학점제를 전면 도입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고교학점제를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고등학교 학생의 맞춤형 선택학습을 위한 교육과정 운영체제’라 할 수 있다. 고교학점제는 다른 나라의 사례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학교나 교사가 일방적으로 과목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 개인의 진로·진학 경로가 반영된 학업 계획서에 근거하여 학교와 교사의 도움을 받아 학생 자신의 교육과정을 스스로 만들어 갈 수 있도록 한다(이광우, 2018). 2 고교학점제의 취지를 고려하면 미디어교육은 상당 부분 공유할 수 있는 접점을 갖고 있다. 내적 성장과 진로 개척 그리고 창의적 역량 강화라는 교육 목표가 지향하는 지점들이 미디어 리터러시를 함양함으로써 도달하는 미디어교육의 철학과 그 맥을 같이하고 있다.
이와 같은 맥락 속에서 본 연구는 달라질 교육 환경과 제도 안에서 미디어교육이 어떻게 자리해야 하는지에 주목하여, 고교학점제 도입에 따른 미디어교육 영역의 실행 전략을 수립하고자 했다. 이와 같은 연구 목적을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연구진은 5단계의 연구방법을 활용했는데, 1) 문헌자료 수집 및 분석→2) 실증데이터 수집 및 분석→3) 국내외 사례 분석→4) 벤치마킹 기법을 통한 정책적 시사점 도출→5) 미디어교육 실행 전략 수립 및 제안 등이다.
연구 결과, 연구진은 탐구의 주제였던 고교학점제 도입에 따른 미디어교육 전략 구축을 위해 다섯 가지 측면의 접근 방식이 요구된다는 결론에 도달했으며,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교육부 및 각급 학교 등 교육 주체들이 단계적으로 고교학점제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미디어교육 영역을 하나의 대상으로 수용하도록 하는 정책과 전략이 필요하다.
둘째, 고교학점제 교과목군(群) 내에서 미디어교육이 고교학점제 교과목으로 선택권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셋째, 미디어교육 과목이 각급 학교에서 인정할 수 있는 수준의 교육 콘텐츠 구성 요소 및 성취기준을 마련해야 하며, 이를 위한 정책과 전략의 필요성이 존재한다.
넷째, 교원 인력 수급 및 지원을 위한 정책 및 전략의 마련이다.
마지막으로, 인프라 구축과 관련한 교육 시설 문제는 학점제 시행 이후 다양한 과목들을 어디서 어떻게 가르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논의인데, 이때 지역의 미디어센터 등은 학교 밖 교육 시설로 중추적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고 이에 대한 논의를 더했다.
교과목화 위한 3단계 실행 전략
이에 대한 전체 로드맵 일정은 3단계로 구성됐으며, 각 단계별 실행 전략은 다음과 같다.
∙ 단계1은 정책 공조를 위한 환경을 적극적으로 구축하는 단계다. 교육부는 2021년까지 고교학점제 추진 계획을 고도화하고, 시범 및 연구학교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제도 도입 후 발생할 수 있는 모든 경우의 수에 대비하고자 했다. 더불어 정책의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정책 확산을 위한 네트워크를 가동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 경우 미디어교육 주체들 3에게 요구되는 중장기 로드맵상의 실행 전략은 철저하게 교육부의 정책 방향에 맞춰 그들이 미디어교육의 필요성을 인식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더불어 교육부 혹은 시도교육지원청 내 정책 연계 파트너십을 강화할 대상과 조직을 선정하고, 이들과 적극적인 연계 활동을 펼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 정책 공조 기반이 조성되고 연계 혹은 협력 사업이 가시화되도록 구조화하는 것을 제안했다.
∙ 단계2는 1단계에서 도출된 결과를 토대로, 고교학점제가 점진적으로 현장에 적용된 후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며, 정책 및 제도를 정교화하는 단계이다. 이를 위해 교육부가 설정한 세부 목표는 시범 및 연구학교 확산 그리고 전국 단위의 성과평가를 시행하는 데 맞춰져 있다.
미디어교육 주체들이 이 단계에서 마련할 수 있는 공조 방안은 크게 세 가지 측면으로 구분될 수 있다.
첫째, 1단계 공조 작업을 통해 개발된 교과목 그리고 이와 관련된 세부 교육과정을 안정화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연구 및 시범학교에 제공하는 것이다.
둘째, 교과목의 평가체계를 확립하고, 그 효과성을 객관적으로 입증해 교육기관들이 자연스럽게 미디어교육 영역에 선택교과목 중 우선순위를 두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1단계에서 미디어교육 교과목군에 대한 효과성 검증 작업을 수행한 뒤, 이 결과를 근거로 교육부가 주도하는 시범 사업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
더불어 각 참여 사업 단계별 시사점을 발굴해 교육부 및 관련 교육기관에 피드백을 제공하는 협업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 단계3은 교육부가 대입 제도를 염두에 두고, 고교학점제를 단계적으로 확대 적용하는 시기다. 교육부가 생각하는 이 시기의 주안점은 고교학점제를 대입 제도에 반영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학점제를 도입하는 단계가 고등학교 과정이므로 대입을 염두에 두고 교육과정의 구성이 최적화되어야만 성공적으로 제도가 안착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교육부가 강조하는 것은 대입 제도에 효과적으로 연계될 수 있고, 그 과정이 곧 교육적 그리고 사회적 가치를 제고하는 방식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미디어교육 주체들이 대응할 수 있는 정책 방안은 고교학점제 도입에 따라 바뀌게 될 대입 제도와 관련해 도입 단계별로 교과 성취수준에 대한 평가방식 등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정교화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학점제 교과목군 가운데 미디어교육 영역이 가시적 성과를 낼 수 있는 체계를 갖추고 있음을 호소해야 한다.
종합하면, 교육부의 논의에 한발 앞서 준비하고 교육부가 필요성을 판단할 수 있는 소재와 결과를 제시할 수 있는 구조로 대응 정책들을 펼칠 것을 주문했다.
[그림 1] 고교학점제 도입에 따른 미디어교육의 전략적 접근 방식과 전체 로드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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