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5. 31. 17:43ㆍ포럼
‘허위정보’ 다룬 책들 출간 봇물
《만들어진 진실》, 《뉴스, 믿어도 될까?》. 이 책들의 공통점은 모두 일반 독자를 대상으
로 ‘가짜 뉴스’ 현상을 소개한 책들이다.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등장한 가짜 뉴스 이슈
가 국내에서도 뜨거운 사회적 관심사가 되면서 최근 가짜 뉴스 현상을 다룬 책들이 출
판 시장에 속속 선뵈고 있다. 관련 책들을 소개한다.
글 구본권 (한겨레 미래팀 선임기자)
가짜 뉴스가 늘어나고 사회적 관심이 높아진 것은 출판 시장에서도 확인된다. 그동안 미디어 분야에서 일반 독자들을 대상으로 한 서적은 주로 미디어의 특성과 뉴스 읽기에 관한 책들이 중심을 이뤄왔으나, 최근엔 가짜 뉴스 현상을 다룬 책이 부쩍 늘었다. 2018년 이후 출판된 책만 해도 제목과 부제에 ‘가짜 뉴스’를 내세운 책들, 각각 성인과 청소년으로 독자를 특화한 책들, 번역서와 국내 저자들의 책 등으로 다양하다. 가짜 뉴스 현상이 미국 대통령 선거나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와 같은 국외만이 아니라, 국내에서도 보편화하면서 관심이 높아진 데 따른 결과다. 최근 출판된 가짜 뉴스 관련 책들을 소개한다.
《만들어진 진실》
헥터 맥도널드 지음, 이지연 옮김, 흐름출판(2018)
커뮤니케이션 컨설턴트인 저자는 우리가 진실이라고 당연시하는 것들이 사실은 누군가의 의도적 편집과 조작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라는 주장을 다양한 사례와 개념화를 통해 전달한다.
통계와 숫자, 그래프 등 다양한 실제 사례를 통해서 부분적 사실을 어떻게 진실로 만들어내는지를 보여준다. 의도적으로 편집된 ‘만들어진 진실’뿐만이 아니라, “왼손잡이는 오른손잡이보다 평균수명이 9년 짧다”라는 연구논문 등의 사례를 통해 의도하지 않은 잘못된 관찰이나 통계 해석 실수로 인해 일어나는 오류 등에 대한 내용도 전달한다.
진실로 수용되는 사회적, 인지구조적 메커니즘에 대한 고찰을 통해, 의도하건 의도하지 않건 거짓 정보가 만들어져 유통되는 현상을 설명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문화권과 국가를 가리지 않고 다양하고 창의적이고 충격적인 부분적 진실(역사, 맥락, 통계, 스토리), 주관적 진실(도덕성, 취향, 가치), 인위적 진실(단어, 사회적 산물, 이름), 밝혀지지 않은 진실(예측, 신념) 등 4가지 영역으로 ‘만들어진 진실’을 구분하고 이를 편집하는 전략 31가지를 상세히 소개한다.
《무기화된 거짓말》
대니얼 레비틴 지음, 박유진 옮김, 레디 셋고(2017)
2016년 미국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모함하는 가짜 뉴스에 속아 엉뚱한 피자 가게를 찾아가 총질을 한 ‘피자 게이트’는 가짜 뉴스가 무기로 작동하는 현실을 보여줬다. 미국의 신경과학자이자 인지심리학자인 저자의 이 책은 사람들을 오도하는 뉴스와 통계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비판적 사고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전문가의 말이라며 기사로 보도된 내용, 숫자와 객관적 연구 결과를 앞세운 발표들 중에서도 거짓이 존재한다는 다양한 사례를 보여준다. 유사 이래 인류는 거짓 정보와 진실이 공존하는 환경 속에서 살아왔지만, 유독 최근 가짜 뉴스가 횡행하는 배경에는 온라인이 있다. 온라인엔 진짜 정보와 허위 정보가 공존하는데 신중하게 사고하고 과학적으로 분석할 줄 아는 능력을 갖출 때 거짓 정보를 판별할 수 있다고 말한다.
《세계는 왜 가짜 뉴스와 전면전을 선포했는가?》
황치성 지음, 북스타(2018)
한국언론진흥재단에서 오랫동안 미디어 리터러시를 연구해온 전문가가 가짜 뉴스 현실에 대한 정보와 대응 방안을 엮어낸 책이다. 이 책은 선진 각국이 펼치고 있는 미디어교육 정책을 비교 분석함으로써,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가짜 뉴스에 대한 대응을 넘어서 디지털 사회에서 필수 시민적 역량으로 요구되고 있다는 현실을 알려준다.
저자는 가짜 뉴스 대신 ‘허위정보’라는 포괄적 개념을 제시해, 온라인과 인공지능 등 최신 기술 환경에서 허위정보의 영향력이 더욱 확산되고 있는 현상과 이유를 논리적으로 설명한다. 또한 정책적 대안 제시와 함께 이용자들이 허위정보를 판별할 수 있도록 20개의 실질적인 가이드를 제공한다.
《뉴스와 거짓말》
정철운 지음, 인물과 사상사(2018)
언론 전문 매체 미디어오늘 기자인 저자가 한국 언론이 수십 년간 보도한 주요 오보의 역사를 정리한 책이다. 언론사의 오보는 가짜 뉴스와 다르다. 가짜 뉴스는 출처를 조작하고 의도적으로 속이기 위해 만들어낸 데 비해 언론사의 오보는 거의 대부분 보도 당시 기자와 언론사가 사실로 믿었지만 결과적으로 잘못된 보도가 되는 경우다. 그런데 어떻게 오보가 만들어졌는가를 들여다보면, 무엇 때문에 진실 보도에 실패하게 되는지를 알 수 있다. 오보를 기록하고 자세히 봐야 하는 이유다. 1장 ‘팩트체크는 없었다’에선 사실 확인에 소홀하고 기자의 의심이 부족하면 오보가 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2장 ‘야마가 팩트를 앞서면 진실을 놓친다’에선 기사를 쓰는 의도가 너무 강해 사실 확인을 생략하거나 왜곡한 사례를 소개한다. 3장 ‘쉽게 쓰면 쉽게 무너진다’에선 언론사가 일상적으로 벌이는 단독·속보 경쟁과 받아쓰기 보도가 어떤 오보로 이어지는지 보여준다.
4장 ‘뉴스인가, 조작인가?’에선 오보를 넘어 조작 보도라는 비판받는 문제의 보도들을 고발한다.
《만들어진 진실》은 우리가 진실이라고 당연시하는 것들이
사실은 누군가의 의도적 편집과 조작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라는
주장을 다양한 사례와 개념화를 통해 전달한다.
헥터 맥도널드 지음, 이지연 옮김, 흐름출판(2018)
《가짜 뉴스, 처벌만으로 해결이 될까?》
금준경 지음, 내 인생의 책(2017)
미디어오늘의 미디어 담당 기자가 청소년용으로 펴낸 책으로, 가짜 뉴스에 대한 청소년용 입문서다. 인류의 역사만큼 오래된 가짜 뉴스의 사례를 살피고,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 환경에서 더욱 사회문제화하고 있는 최근의 현실을 점검한다.
또한 누가 가짜 뉴스를 만들고 퍼뜨리는지, 무엇을 노리고 가짜 뉴스 생산과 유통에 뛰어든 것인지를 실제 사례를 중심으로 살펴본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각국의 대응 방법은 어떠하며, 학생들은 어떠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필요로 하는지도 정리했다.
《뉴스, 믿어도 될까?》
구본권 지음, 풀빛(2018)
미디어 연구자이자 일간지 기자로 25년 넘게 일해온 언론인이 청소년용으로 쓴 미디어 리터러시 책이다. 어느 세대보다 적극적으로 미디어를 이용하지만 가짜 정보에 노출돼 있는 청소년들이 현명한 미디어 생활을 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미디어 중에서도 영향력이 큰 뉴스와 언론에 초점을 맞춰, 청소년들이 비판적으로 뉴스를 읽어내는 데 필요한 역량을 다뤘다.
기사에서 뉴스 가치와 객관성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설명해 일상에서 진짜와 가짜를 식별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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