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적·장기적 미디어교육으로 ‘정보 분별력’ 키워야

2019.06.20 18:00포럼

 

2019 언론학회 봄철 학술대회 미디어교육연구회 세션

 

“미디어교육은 수학 공식이나 영어 단어를 가르치는 식의 콘텐츠 교육보다는 방법론 교육을 적용해야 합니다.

미디어나 콘텐츠의 올바른 이용 방법을 여러 가지 사례나 활동을 통해 반복적으로 경험하고 체득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손민진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교육팀 과장)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싱가포르 의회는 지난 5월, 허위정보 처벌 법안을 통과시켰다. 법안 통과에 따라 앞으로 싱가포르에서 허위정보를 유포할 경우 최대 징역 10 년 또는 8억 원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허위정보나 가짜 뉴스에 대한 대응 방안은 여러 가지가 있다. 앞서 언급한 법률적 규제 외에 허위정보 게시물을 자발적으로 삭제하는 플랫폼 기업들의 자율규제도 있다. 그리고 이용자 개개인이 허위정보나 가짜 뉴스에 대응할 수 있도록 정보를 분별하고 품질을 판단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 것, 미디어/뉴스 리터러시 교육이 있다. 

 

 


 

미세먼지보다 못한?

 

지난 5월 18일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열린 한국언론학회 창립 60주년 정기학 술대회에서 ‘미디어/뉴스 리터러시 교육을 통한 허위정보 대응’ 특별 세션이 열렸다. 한양대 박영상 교수의 사회로 한국언론진흥재단 양정애 연구위원이 발제했으며 언론 계, 학교 교사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10명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시작에 앞서 사회를 맡은 박영상 교수는 뉴스의 영향력에 대한 관심 확대의 필요성을 미세먼지에 빗대어 설명했다. 뉴스는 사람들의 영혼이나 정신세계에 큰 영향을 미침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관심은 미세먼지보다 못하다는 것이다. 이어 박 교수는 최근의 미디어 환경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들을 지적하며, 미디어를 올바르게 ‘이기’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저널리스트에 대한 저널리즘 교육’과 ‘뉴스 이용자, 특히 중고등 학생들에 대한 미디어교육’이 병행돼야함을 강조했다. 뉴스 리터러시 분야를 지속적으로 연구해온 양정애 연구위원은 이날 세션에서 지난 2년간의 조사와 연구 결과를 집약, 발표했다. 양 위원의 발표를 중심으로 ‘미디어/뉴스 리터러시 교육을 통한 허위정보 대응’ 세션의 논의 내용을 소개하겠다.

화두는 용어의 문제였다. 양 위원은 결과적으로 일반 시민들에게 ‘가짜 뉴스’냐 ‘허위 정보’냐의 문제는 중요하지 않다고 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올해 2월 실시한 설문 조사1)에서 일반 시민들은 뉴스 기사 형식을 띤 조작된 콘텐츠만 가짜 뉴스 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지라시, 언론의 오보 등도 가짜 뉴스로 인식했으며, 뉴스에서 가장 중요한 본질적인 요소로 ‘시의성’이 아닌 ‘사실성’을 선택한 응답자가 전체의 72.9%로 압도적으로 많았다고 밝혔다. 일반 시민들은 형식과 관계없이 사실이 아니거나 근거가 희박하면 가짜 뉴스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의도성이 있느냐 없느냐를 따져온 학술계의 허위정보와 오정보에 대한 논의는 본질적인 이슈가 아니라는 것이다.

또한 같은 조사에서 응답자들은 가장 유해한 콘텐츠로 ‘언론 오보’를 선택했는데 이것은 수용자들이 애초에 언론의 보도 내용이 ‘팩트’일 것으로 전제하고 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지라시, 어뷰징 기사, 광고성 기사는 그 내용에서 가짜나 허위정보로 의심할 여지가 있는 반면, 언론 보도는 그런 개연성이 낮기 때문에 오보를 더 치명적으로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언론 보도의 경우 사전에 사실 여부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담보할 수 없고, 최근 보도에 대해 이뤄지는 사후 팩트체크도 이용자들이 접하는 모든 정보나 기사 내용 전체가 아닌, 정치인의 발언과 같이 논란이 되는 특정 이슈에 대해서만 사실 여부를 확인해주기 때문에 결국은 이용자 스스로가 포괄적인 정보 분별력을 가지고 스스로 검증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양 연구위원은 덧붙였다.

 

1. 한국언론진흥재단 (2019). 《일반 시민들이 생각하는 ‘뉴스’와 ‘가짜뉴스’》. Media Issue 5권 1호.

 

 


 

허위정보에 취약한 노인층

 

발표는 허위정보 문제에서 주목받는 대상인 노인층에 대한 논의로 이어졌다. 같은 조사에서 60대 이상의 노인층은 다른 연령층에 비해 ‘지라시’를 ‘가짜 뉴스’로 생각하는 비율이 낮았으며, ‘지라시’의 유해성도 타 연령층에 비해 더 낮게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 위원은 특히 노인층에서 ‘비사실성’을 가짜 뉴스 핵심 요소로 보는 비율이 다른 연령대보다 떨어지는 특징에 주목했다. 이것은 지난해 8월 실시한 조사 결과와 종합해볼 때 노인층이 확증편향을 강화하는 이용 양상이 가장 두드러지는 계층일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8월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실시한 설문조사2)에서 노인층은 허위 정보로 의심되는 유튜브 동영상 노출 경험(36.9%)이 20대(39.7%) 다음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60대의 유튜브 이용률이 20대보다 훨씬 낮음을 감안할 때 독특하게 튀는 결과라는 것이다.

이를 두고 양 위원은 “노인층은 전달받은 내용의 사실 여부나 정보의 품질보다는 정보를 공유해준 사람이 자신과 어떤 관계에 있는지에 기반해서 정보를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비슷한 부류의 사람들끼리만 폐쇄적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듣고 싶은 말만 해주는 채널을 구독함으로써 확증편향이 강해지고, 자신만의 피터 버블에 갇힐 가능성이 높아지는 고위험군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허위정보와 가짜 뉴스 분별을 위한 묘책으로 명확한 답을 제시하기는 어렵다. 양 위 원은 국내외 다양한 기업과 기관에서 대응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으나 이러한 간단한 지침만으로 단기간에 정보 분별력이 생기기는 어렵다며, 효과적인 미디어 교육 방안을 다음과 같이 제안했다.

“미디어교육은 특정한 지식이나 정보를 수학 공식이나 영어 단어를 가르치는 식의 콘텐츠 교육보다는 방법론 교육을 적용해야 합니다. 미디어나 콘텐츠의 올바른 이용 방법을 여러 가지 사례나 활동을 통해 반복적으로 경험하고 체득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어 정보 분별력 교육은 미디어/뉴스 리터러시 교육의 일환인 만큼 미디어/뉴스 리터러시 교육 안에서 주요 영역으로 다뤄져야 하며, 허위정보나 가짜 뉴스를 가려 내려면 주제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기 때문에 공공 사안에 대해 평소 관심을 갖고 즐겨 찾아보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미디어 이용 격차가 큰 노인층 대상의 미디어교육은 접근 및 기기 활용도를 고려하여 수준별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것이 우선돼야 하며, 기기의 기능적 이용이 가능하다 하더라도 복제와 전파 및 조작, 맞춤형 정보 제공 등 디지털 기술에 대한 이해와 사회적 영향력에 대한 이해가 낮은 경우가 대다수라는 점에서 디지털 시민성의 기초를 다져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주제 발표의 끝으로 중고생을 대상으로 한 시범 수업 결과를 바탕으로 뉴스 리터러시 교육을 통한 정보 분별력 제고 사례가 소개되어 눈길을 끌었다. 단기 교육으로도 일정 정도의 효과는 확인됐으나 궁극적으로 이러한 효과가 지속되려면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교육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학교 교육에 정착시키기 위한 정부 역할을 주문하며 발표는 마무리됐다.

 

2. 한국언론진흥재단 (2018). 《유튜브 동영상 이용과 허위정보 노출 경험》. Media Issue 4권 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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