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부터 아바타까지 국내 유일 SF&판타지 도서관 가보니
2011. 10. 25. 09:09ㆍ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어릴 적 미지의 세계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 일으켰던 영화 <E.T>, 상상 속 세계가 눈앞에 펼쳐졌었던 <스타워즈>, <반지의 제왕> 그리고 최근의 <아바타>와 우리나라의 <괴물>까지. 이렇게 SF 영화는 예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장르 중 하나입니다.
미래에 있을 법한 일들, 그리고 우리가 모르는 어딘가에 존재하는 또 다른 세계의 이야기에 대한 호기심은 남녀노소를 불문한 흥미거리이기에 이런 영화들이 인기를 끄는 것 같은데요.
이렇게 잘 알려진 영화들도 그 시작은 책에서 출발했다는 사실, 잘 알고 계시죠? 현대의 판타지 모태가 된 J.R.R 톨킨(John Ronald Reuel Tolkien)의 1955년 소설 ‘반지의 제왕’이 영화로 만들어지면서 전세계에 다시 판타지 열풍을 불러일으켰듯 대부분의 공상과학 영화들은 책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SF’혹은 ‘판타지’라고 하면 영화나 만화책을 먼저 떠올리는데요. 사실 SF도 문학의 한 장르에 속한답니다. 이렇게 만화나 영화 정도로 생각했던 SF장르의 책들이기에 ‘마니아 문화’라는 인식이 강해지면서 대형 서점에서는 찾아보기 힘들게 됐죠.
그래서 상상력과 창의력을 길러주는 SF의 진가를 보여주고, 많은 마니아들을 위한 장르만을 모은 ’SF&판타지 도서관’이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어린 시절 추억 속으로의 여행과 흥미진진한 모험의 세계가 가득했던 도서관의 모습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국내 최초 그리고 유일의 도서관
지하철 4호선 사당역 인근에 위치한 ‘SF&판타지 도서관’(관장 전홍식)은 SF장르의 도서와 DVD만을 모아놓은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도서관입니다. 그래서 지방에서 일부러 찾아오는 사람들도 많고, 호기심에 방문했다가 어릴 때 보던 만화영화의 주인공들을 다시 보는 재미에 빠져 계속 방문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합니다.
개관한지 2년 정도 지난 도서관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큰 열람실과 도서검색대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잘 정돈된 책들과 소박한 열람 공간으로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는 곳이었답니다.
이곳의 특징이라면 ‘어디서 이런 책들을 구했을까?’라는 궁금증이 들만큼 희귀한 책들이 많다는 점인데요. 스릴러와 호러, 만화 그리고 과학잡지 등 다양한 장르가 빼곡하게 들어서 있답니다.
좁은 공간이지만 이렇게 알차게 채워진 책들이 있고 한쪽에는 앉아서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과 영상물을 볼 수 있는 프로젝터도 설치돼 있습니다. 정말 SF장르에 관심이 많은 분들이라면 하루 종일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그런 도서관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
개인이 만든 도서관이라 운영을 위해 이용료 2000원을 받고 있지만, 시간 제한이 없고 정말 다양한 책을 마음껏 볼 수 있기 때문에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텐데요. 회원으로 등록하면 대출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무려 30년도 더 지난 과학잡지들 또한 볼 수 있습니다.>
도서관을 둘러보면 생소한 책들도 많이 있지만 우리에게도 익숙한 책도 많이 있는데요. 영화로 유명한 ‘스타워즈’나 ‘엑스맨’ 같은 코믹북들도 많이 보였습니다. 영화가 만들어지기 전부터 있어왔던 책들이기에 새삼 SF장르의 오랜 역사에 놀랍기도 했답니다.
게임이나 만화 그리고 공상과학에 흥미가 있으신 분들이라면 정말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로 다양한 책을 만나는 재미가 있지 않을까 합니다.
도서관의 또 다른 자랑이라면, 국내의 유일한 SF장르 도서관이기 때문에 대형서점에서도 구할 수 없는 책들을 볼 수 있다는 점인데요. 한편으로는 이런 도서들이 비주류로 취급되면서 서점에서 점점 자리를 잃어가는 현실이 안타깝기도 했습니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고, 어느 장르보다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도록 해주는 책이 바로 SF소설인데 말이죠.
서가 중간에 있는 추리소설 코너에는 ‘셜록홈즈’ 시리즈가 가득 채워져 있고, 각종 미스터리와 무서운 이야기를 모아놓은 책들도 많이 있었어요. 이렇게 호기심을 자극하는 책들이 워낙 많다보니 구경하는 재미도 있답니다. 일반 서점이나 도서관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새로운 경험을 이곳에서라면 충분히 만끽할 수 있을 거예요.
다양한 이벤트와 프로그램이 있는 도서관
아무래도 SF하면 영화를 빼놓을 수 없겠죠? 그래서 이곳에서는 한달에 한두번 영화 상영회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지난번에는 영화 스타워즈의 모든 시리즈를 상영했다고 하는데요. 이런 상영회를 할 때는 그 반응이 정말 뜨겁다고 합니다.
이 외에도 작가와의 만남을 진행하면서 함께 대화를 나누고 식사도 하는 등 마치 팬미팅과 같은 기회도 많다고 합니다. 최근에는 SF마니아인 체코대사도 찾아왔다고 하는데요. 그만큼 규모는 작지만 내실있는 도서관이랍니다.
그리고 다른 방에서는 보드게임을 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는데요. 같은 문화를 공유하는 사람들이 도서관에 모이기 때문에 처음 만나는 사람들끼리도 같이 책을 읽고, 보드게임도 하면서 친해지는 사랑방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었습니다.
<다양한 종류의 보드게임이 준비돼 있습니다.>
이렇게 살펴본 도서관의 모습. 어떠신가요? 어릴 적 보던 만화책을 다시 보니 학창시절의 추억이 생각나기도 했는데요. SF라는 장르는 정말 다양하고, 역사도 깊으며 재미도 있지만 영화에 비해 유독 책은 왜 대중들의 사랑을 잘 받지 못하는 것인지 의문이 들기도 했습니다. 우리가 좋아하는 SF와 판타지 영화의 뿌리는 대부분 책에 두고 있는데 말이죠. 아마 이곳에 방문하는 사람들이라면 다양한 장르가 공존해야 할 필요성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상상력을 자극하고, 추억을 되살리는 정말 즐거운 놀이터와 같았던 ‘SF&판타지 도서관’은 많은 후원자들과 마니아들의 도움으로 계속 운영되고 있는데요. 앞으로도 더욱 즐겁고, 흥미로운 책들로 사랑받는 도서관으로 남았으면 좋겠습니다.
▶SF&판타지 도서관 홈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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