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리터러시, 이제는 ‘시민 권리’로 바라보자

2022. 12. 21. 10:48웹진<미디어리터러시>

 

미디어 리터러시, 이제는 ‘시민 권리’로 바라보자

‘2022 저널리즘 주간’ 현장 스케치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주최하는 <2022년 저널리즘 주간> 행사가 지난 10월 29일부터 11월 11일까지 한국프레스센터 서울앞마당 및 국제회의장에서 열렸다. ‘저널리즘 온앤오프’라는 주제로 개최된 <2022년 저널리즘 주간>은 △미디어교육 포럼 △청(소)년 체커톤 △트라우마 예방을 위한 재난보도 가이드라인 발표 △KPF 저널리즘 컨퍼런스 △사진기자 토크쇼 △시민이 말하다 △시민·기자 정담회 등 전시와 체험, 행사, 토론회를 아우르는 국내 최대의 저널리즘 행사다. 이 가운데 11월 9일부터 3일간 열린 ‘KPF 저널리즘 컨퍼런스’ 속 ‘미디어 리터러시 세션’의 주요 내용을 정리해 소개한다.

 

 

한지유 (계간 《미디어리터러시》 시민 기획위원)

 

 

공통적으로 논의된 내용은 미디어 리터러시는 더 이상 개인의 능력 문제가 아니며,

피상적인 교육 수준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점이었다.

미디어 리터러시가 개개인의 습득과 독해 문제를 넘어서 안전하게 보호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일조하는 권리로서 개념이 확장되어야 한다는 의미다.

 

 


 

 

3일간 열린 KPF 저널리즘 컨퍼런스에서는 매일 ‘미디어 리터러시 세션’이 열려 국내외 미디어 리터러시 전문가와 만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됐다. 토론 주제는 ‘시민과 함께하는 미디어 리터러시’(1일차), ‘모두를 위한, 모두에 의한 미디어·정보 리터러시’(2일차), ‘인공지능시대의 디지털 미디어 리터러시’(3일차)로, 매일 한 주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하는 형식이었다.

 

 

시민과 함께하는 미디어 리터러시

 

1일차에 열린 ‘시민과 함께하는 미디어 리터러시’는 미디어교육,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에 관심 있는 교사, 미디어 강사, 언론인 등이 함께 모여 우수한 미디어교육 사례를 소개하고 공유하는 시간이다. 안계현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교육팀장의 사회로 시작됐다.

 

 

‘미디어에 대한 생각 근육 키우기’를 주제로 강연한 강용철 경희여중 교사. ©한국언론진흥재단

 

 

먼저, 강용철 경희여중 교사가 ‘미디어에 대한 생각 근육 키우기: 슬기로운 미디어 시민이 되기 위한 몇 가지 질문들’이라는 주제로 첫 발표를 시작했다. 강용철 교사는 최근 우리가 미디어 환경에 빠져들고 있다면서 현대인은 “플랫폼 알고리즘 등의 디지털에 중독된 신인류”인 “호모 아딕투스(Homo addictus)”가 됐다고 정의했다. 아울러, 최근 세대는 TV와 라디오라는 일방향적 매체 중심이었던 기성세대의 미디어 이용을 넘어 선택권과 다양성, 쌍방향성이 보장되는 미디어 이용으로의 큰 변화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제는 미디어를 단순히 ‘검색하는 미디어’가 아닌 ‘사색하는 미디어’로 바라보고 접근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하며 이를 위해 △조절 △접근 △질문 △평가 △실천 등의 5개 기능을 제시했다. 조절 기능 향상을 통한 미디어 사용 성찰, 접근하는 미디어 정보와 콘텐츠의 유의미성, 다채로운 질문을 통한 미디어 이해와 판단, 균형과 비판의 미디어 평가 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발표자는 장현진 부산가톨릭대 언어청각치료학과 교수로 ‘난독 학생을 위한 수준별 미디어 리터러시 증진 프로그램’을 주제로 진행했다. 장현진 교수는 최근 읽기와 쓰기에 어려움이 있거나 다양한 발달 장애와 의사소통 장애를 동반한 학생들이 늘고 있다고 전제한 뒤, 그중에서도 난독증이 있는 학생들이 관심과 이해 부족으로 단순히 ‘학습 부진’으로 오해되는 경향을 지적했다. 그러나 학교 교육 현장에서는 난독증 학생을 지도하기 위한 효과적인 읽기 지도 프로그램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한다. 이와 관련해 장 교수는 4가지 수준의 △음운 인식 △해독 △읽기 유창성 △읽기 이해 단계를 마련하고, ‘읽기 향상 목표’와 ‘미디어 리터러시 목표’를 동시에 성취할 수 있는 치료 프로그램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세 번째로 박미영 한국NIE협회 대표의 ‘섬마을 쌤이 알려주는 미디어 이야기’ 주제 발표가 있었다. 박미영 대표는 섬이라는 물리적 환경과 관련한 교육 환경 문제를 인식하고 섬에 거주하는 학생들의 미디어 리터러시를 증진할 수 있는 교육안을 수업 설계 모형인 ADDIE1)를 통해 도출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범교과 학습 주제와 미디어 리터러시를 연계해 섬마을 교사들의 교육 부담을 덜면서 동시에 학생들이 선호하는 영상 미디어 활용 및 게임이나 퀴즈, 토의 등의 재미있는 활동을 중심으로 교육해 섬마을 학생들의 미디어 리터러시 역량을 강화하는데 목적을 두었다고 설명했다. 박미영 대표는 교육 활동을 △정보 버스 타고 독도로 Go! Go! △다이아 버튼을 획득하라 △캐릭터를 부탁해 △진짜? 가짜? 구별해 △가방의 주인을 찾아라 △디지털 발자국 관리해 등 6개 주제로 구성해 학생들이 교육 주제를 가시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만든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섬마을 쌤이 알려주는 미디어 이야기’의 박미영 한국NIE협회 대표. ©한국언론진흥재단

 

 

첫째 날 마지막 발표자는 ‘함께 뉴스를 읽으며 연대하는 위클리 브리핑’의 주민정 부평서중 교사였다. 주민정 교사는 지속적으로 뉴스 읽기가 쉽지 않다는 일상 속 어려움을 지적하면서 뉴스 읽기 습관과 지속성 확보 방안, 생활화 방안을 고민한 결과 ‘위클리 브리핑’이 탄생했다고 말했다. 위클리 브리핑 방식은 다음과 같다. 일주일 동안 생산된 뉴스를 개인적으로 읽고 ‘시민이 꼭 봐야 할 뉴스’와 ‘함께 읽고 이야기 나누고 싶은 뉴스’를 선정한 후 매주 토요일 아침 7시에 각자 준비한 뉴스를 3분간 브리핑한다. 그리고 브리핑 후 함께 논의하고 싶은 뉴스를 선정하고, 선정된 뉴스에 대해 생각을 나눈 뒤, 토론 후기를 작성하는 것으로 한 회차 위클리 브리핑이 끝난다. 주민정 교사는 위클리 브리핑을 통해 매일 신문 기사 읽기 습관을 형성할 수 있고, 다양한 직업인으로 구성된 모임 특성상 다양한 기사를 읽고 이해하기 쉬웠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사회 현상에 관심이 늘고, 일상의 대화 영역이 확장될 뿐만 아니라, 자신의 언어로 뉴스를 브리핑하기에 리터러시 능력이 함께 향상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나눴다.

 

 

모두를 위한, 모두에 의한 미디어·정보 리터러시

 

2일차에 열린 ‘모두를 위한, 모두에 의한 미디어·정보 리터러시’는 유네스코한국위원회와 언론진흥재단 협업 세션이다. 사회는 양영은 <KBS> 기자가 맡았다. 최근 지속가능한 민주주의 사회의 핵심 요소로 정보에 대한 접근, 표현의 자유, 인권 보호의 기본이 되는 ‘미디어·정보 리터러시(MIL)’에 대한 교육이 세계적인 화두가 되는 만큼, 해외 여러 사례를 살펴보는 기회가 됐다.

 

 

‘모두를 위한, 모두에 의한 미디어·정보 리터러시’ 세션의 첫 강연자 이레네 안드리오풀루 그리스 국립 시청각미디어소통센터 연구개발교육부장. ©한국언론진흥재단

 

 

첫 번째 발표는 ‘미디어·정보 리터러시와 언론의 연합: 메타미디어 유니버스의 번영을 위한 로드맵’을 주제로 이레네 안드리오풀루(Irene Andriopoulou) 그리스 국립 시청각미디어소통센터(EKOME) 연구개발교육부장이 맡았다. 이레네 안드리오풀루 부장은 미디어 환경 속에서 우리는 정보의 소비자이자 생산자인 생비자(prosumer)임을 강조했다. 그렇지만 디지털화에 발맞출 수 있는 미디어 시민이라고 할 만큼, 미디어 리터러시와 시민성을 갖추었는지에 대해서는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디어·정보 리터러시에 접근하는 그리스 국립 시청각미디어소통센터의 3단계 접근 방식인 △기초 기술(기본 접근 능력) △고급 기술(인지 비판적인 능력) △직업 기술(미디어 업계에서 미디어를 제대로 사용할 수 있는 능력)도 설명했다. 이어 유네스코의 5가지 법칙에 의해 미디어·정보 리터러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는데, 세부적으로 △미디어에 대한 시민 관여 △모든 이의 정보 생산 가능성 △시민들이 알아야 하는 구조화된 규정 제정과 미디어 산업 및 플랫폼의 적용 가능성 △표현의 자유 보장 △평생교육의 경험으로서 미디어 리터러시 제시 등이 있었다.

 

이레네 안드리오풀루 부장은 인포데미아(Infodemia)2) 대응을 위한 미디어·정보 리터리시와 허위정보에 대해서도 발표했다. 인포데미아를 둘러싼 세 가지 정보의 유형을 밝히면서 이와 관련해 정보 리터러시 교육의 방향성을 논의했다.

 

Disinformation
허위정보
경제적 이익을 위해 또는 대중을 의도적으로 속이기 위해 생성, 제시 및 유포되는 허위 또는 오해의 소지가 있는 정보. 대중에게 해를 끼칠 수 있는 정보
Misinformation
잘못된 정보
잘못된 정보를 오도할 의도 없이 유포되고, 사용자가 그것이 사실이라고 믿기 때문에 종종 공유되는 검증 가능한 잘못된 정보
Malinformation
유해 정보
사실에 기반한 올바른 정보이나 유해하게 사용되는 정보

[표1] 인포데미아를 둘러싼 세 가지 정보 유형

 

 

이레네 안드리오풀루 부장은 인포데미아를 사전 예방하기 위해서는 비판 능력과 연계하고, 시민 구성원 모두가 허위정보에 대해 시의적절한 자원으로 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교사와 기타 교육가, 미디어 이해관계자를 위해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 가이드라인을 만들었고, 유네스코에서도 소셜미디어 차원의 이니셔티브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 번째 발표는 ‘정보의 팩트체크’라는 주제로 쇨브 쿠라스 칼슨(Sølve Kuraas Karlsen) 노르웨이 언론사 연합 팩트체크 팍티스크(Faktisk.no) 산하 TENK 대표가 진행했다. 쇨브 쿠라스 칼슨 대표는 최근 노르웨이의 청년들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주로 정보를 접하고 있는 상황에서 동시에 교사와 같은 기성세대는 소셜미디어(예를 들어 틱톡, ‘스냅챗 등)에서3) 어떤 잘못된 정보가 존재하고 확산하는지, 또 그 내용은 무엇인지 전혀 인지하지 못했던 사례를 공유했다. 특히 그는 “같은 거짓말을 백만 번 하면 거짓말도 사실이 된다”고 강조하면서, 사실이 없다면 진실을 알 수가 없고 진실 없이는 신뢰할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노르웨이에서는 미디어 리터러시가 잘 알려진 주제이지만, 한계도 있다고 말했다. 즉, 미디어를 잘 다루는 청소년의 상황과 달리 미디어 리터러시에 대한 공공 교육이 충분하지 않고, 청소년도 소셜미디어와 검색 엔진의 작동 원리를 잘 알고 있지 못하다는 논의가 있어 부모와 교사가 함께 협업해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도구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고 한다.

 

마지막으로는 김아미 서울대 빅데이터혁신공유대학 연구교수가 국내 사례인 ‘아동의 디지털 권리 보장을 위한 미디어·정보 리터러시: 온라인 매개 갈등과 괴롭힘에 대응하기’ 주제로 발표했다. 김아미 교수는 그간 디지털 미디어 리터러시의 논의가 ‘디지털 기기나 기능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와 ‘정보의 바다를 어떻게 개인의 능력으로 헤쳐 나갈 것인가?’ 등이 주를 이루었는데, 이제는 더 이상 개인의 능력 문제가 아닌, 디지털 세상에서 청소년이 어떤 권리를 가지고 보호받아야 하며 어떻게 안전하게 살아나갈 것인가의 문제로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아미 교수는 유네스코한국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이뤄지고 있는 연구에서 온라인 매개 괴롭힘과 갈등 사례를 유형화하고, 온라인 매개 갈등에 대응하기 위한 디지털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요소를 도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부 유형으로는 △동영상 플랫폼에서 특정인을 비방하는 영상(유형1) △‘공론화’ 포스트에 이어지는 신상 공개 및 갈등(유형2)이 있으며, 이러한 유형을 바탕으로 △온라인 매개 갈등과 사이버 불링의 특징 이해 △디지털 미디어 환경의 특성과 갈등 상황이 상호 영향을 미치는 상황 이해 △온라인 매개 소통 상황에서 갖춰야 할 태도에 대한 고민 등의 요소를 통해 디지털 시민성을 지향하는 디지털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총체적 교육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인공지능시대의 디지털 미디어 리터러시

 

3일차에 열린 ‘인공지능시대의 디지털 미디어 리터러시’ 세션에서는 최근 인공지능을 둘러싼 사회적 환경 변화에 따라 디지털 미디어 리터러시가 어떻게 변화해야 할지를 논의했다. 사회는 조을선 <SBS> 기자가 맡았다.

 

 

‘인공지능시대의 디지털 미디어 리터러시’ 세션 참가자들. 왼쪽부터 조을선 <SBS> 기자, 이광석 서울과기대 IT정책전문대학원 교수, 송해엽 군산대 교수. ©한국언론진흥재단

 

 

첫 번째 발표는 ‘데이터 사회와 비판적 리터러시’라는 주제로 이광석 서울과기대 IT정책전문대학원 교수가 진행했다. 이광석 교수는 ‘인공지능시대이자 데이터 사회라는 국면에서 리터러시를 어떻게 재해석할 것인가’와 ‘시민 사회 주도의 시민권 측면에서 리터러시를 어떻게 재해석할 것인가’라는 두 가지 물음을 바탕으로 발표를 시작했다. 인공지능, 자율주행 자동차, 데이터/알고리즘, 무인자동화 등과 같이 동시대 테크놀로지가 폭주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술이 어떤 효과를 발휘하고 앞으로의 방향성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에 대해 굉장한 난맥상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물음에 대해 제대로 해석하는 것이 리터러시로 확장될 필요가 있다고 이 교수는 말했다.

 

이어서 이광석 교수는 데이터 사회의 가속화에 따른 리스크로 △‘피지털’(물질과 디지털의 합성어) 논리 △탈진실과 가짜뉴스 △AI 자동화와 사회적 탈숙련화 △알고리즘 사회 통제 등이 발생하고 있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비판적 리터러시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비판적 리터러시4)를 두고는 데이터 사회에 대한 비판적 독해와 성찰, 활용을 넘어서 그것을 실제적으로 변화를 이끌어 내는 힘에 대한 감수성을 기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이용자 리터러시가 △수용(reception) △해석(interpretation) △참여(action) △성찰(reflexibility) 순으로 변화해 오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미디어 해석이 수동에서 능동으로 변화하면서 성찰 영역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논했다. 성찰 영역에 대한 비판적 리터러시의 방향성은 △시빅해킹(Civic Hacking)5) △협업·협력6) △오픈 문화 △수리·역설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종합적으로 기존의 미디어 제작 내용이나 개인 문해력, 개인·주체 수용의 문제 수준에서 논의되던 리터러시를 비판적 성찰과 개입의 과정에서 데이터 플랫폼과 인프라에 주목하고, 시민 집합적 저항과 대안이자 동시에 정부·기업·공동체의 책임과 역할을 묻는 다원적 리터러시로 변화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발표는 ‘알고리즘 리터러시,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가’를 주제로 송해엽 군산대 미디어문화학과 부교수가 이어갔다. 송해엽 부교수는 단순히 미디어를 이용하는 방법을 익히는 것에 초점을 두지 않고, 복잡한 사회윤리적인 문제와 미디어가 어떤 방식으로 연결되는지 가르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디어 리터러시가 텔레비전과 영화를 중심으로 논의되다가 인터넷 도입 이후 디지털 리터러시라는 개념으로 확정되고, 현재는 소셜미디어 리터러시부터 인공지능에 이르는 새로운 리터러시의 필요성이 요구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알고리즘에 대한 이해도와 필터 버블 등에 맞서는 반대 증거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7) 알고리즘 리터러시는 사회적 영향력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는 언급을 넘어서 알고리즘 아래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일이 발생하고 있는지를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론적으로 구체적인 내용을 직접 체험함으로써 알고리즘을 깊이 있게 이해하게 만드는 리터러시 교육이 인공지능시대에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피상적 교육을 넘어 구체적 교육으로

 

이번 저널리즘 주간에서 공통적으로 논의된 내용은 미디어 리터러시는 더 이상 개인의 능력 문제가 아니며, 피상적인 교육 수준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점이었다. 미디어 리터러시가 개개인의 습득과 독해 문제를 넘어서 안전하게 보호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일조하는 권리로서 개념이 확장되어야 한다는 의미다. 그 가운데 시민 주도적 활동과 정부 등의 기관이 보호해야 할 가치가 동시에 존재한다는 점을 논의하게 된 것에 의의가 있다고 살펴볼 수 있었다.

 

아울러, 이제는 미디어 리터러시가 난독증 학생, 섬마을 학생과 같이 각 대상의 특성에 맞게 구체화되어야 한다. 이는 미디어 리터러시가 피상적 교육에 머무는 수준을 넘어서 구체적인 대상의 범주를 지정하고 더 나아가 기존의 논의 범위를 확장하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볼 수 있다.

 

앞으로 사회 발전과 미디어 환경의 변화는 더욱 급속해질 수밖에 없다. 기술과 문화의 발전 차이가 나타나는 ‘문화 지체’를 이미 경험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디어 리터러시에 대한 다양한 논의를 바탕으로 향후 다가올 미디어 환경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각자의 답을 찾아볼 때이다.

 

 

 

 

 

 

 


 

1) 분석(Analysis), 설계(Design), 개발(Development), 실행(Implementation), 평가(Evaluation)의 영어 단어 앞 글자를 조합해 만든 용어로, 해당 절차를 순서대로 밟아 수업을 설계하게 된다.

 

2) 인포데미아: 잘못된 정보가 감염병처럼 사회 전체에 퍼지게 되는 현상(Socio-pathogenic phenomenon that involves us ALL)을 가리키는 스페인어. 영어 단어 인포데믹(infodemic)과 같은 의미다.

 

3) 유튜브(91%), 스냅챗(78%), 틱톡(73%), 인스타그램(64%), 페이스북(50%), 디스코드(36%), 로블록스(31%) 순으로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The Norwegian Media Authority, 2022).

 

4) 데이터 사회에 대한 비판적 독해와 성찰을 꾀하고, 이로부터 다른 사회 구성원들과 더불어 대안의 기술 디자인을 구성하고자 하는 시민 개입의 감수성 지수.

 

5) 현실 사회 문제를 시민 협업과 데이터 기술 개입을 통해 행하는 도시 속 기술 민주주의적 실천을 지칭.

 

6) 데이터 플랫폼 기술로 매개된 호혜의 공동체 대안을 고민하고, 소유 및 경영 공동 책임제·이익 재분배 등 시장 플랫폼의 사회성을 확대.

 

7) 송해엽 교수는 최근 연구 결과 필터 버블로 인해 양극화가 증가하는 것이 아니라, 반대되는 의견을 많이 접하면서 양극화가 증가한다는 관점을 제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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