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1. 18. 10:05ㆍ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취업을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있어 공무원은 예전부터 인기 있는 직업 중 하나입니다. ^^ 하지만 학력과 나이에 대한 제한이 사라지면서 도전하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준비기간도 길어서 쉽게 합격하기 더욱 어려워진 것이 바로 공무원 시험이 아닐까 생각되는데요.
요즘은 공무원이라는 직업도 다양화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준비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시험공부 외에 직종에 맞는 정보를 얻는 것도 중요하죠. 이런 다양한 공무원 직종 중 여러분들에게 사서직 공무원에 관한 정보를 드리려 하는데요.
우리가 도서관에 방문하면 자주 볼 수 있는 사서직 공무원에 대해 단순히 도서관에서 일하는 분들이라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그 업무는 생각보다 복잡하고 전문적이랍니다.
또한 사서직 공무원 채용은 일반직 공무원과는 달리 누구나 응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하는데요. 올해 서울시 공무원 사서9급으로 합격한 정윤지 씨(27)를 만나 사서직 공무원이란 무엇이고, 준비를 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 비법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
언제, 어떤 계기로 사서직 공무원에 도전을 하게 됐는지 궁금합니다. 원래 ‘사서’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갖고 계셨나요?
시험과목 공부 노하우
어릴 때부터 제가 사서의 꿈을 갖고 있었던 건 아니었습니다. 대학에서의 첫 전공도 문헌정보학이 아닌 불어불문학이었습니다. 인문학을 전공하다보니 책을 자주 읽게 되고 주변에 책 추천하는 것을 좋아하다보니 사서라는 직업에 뒤늦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사서라는 직업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은 보통 도서관에서 근무하는 공무원으로만 생각하기 쉬운데요. 사서는 어떤 일을 하고, 주요 업무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그 말씀도 맞아요. 보통 사서라고 하면 책을 대출해주는 업무만을 떠올리기 쉬운데요. 물론 대출 및 반납은 이용자와의 대면 서비스라는 점에서 중요한 업무 중 하나이지만 책을 구입하고, 이용자들이 직접 이용할 수 있게 되기까지는 생각하시는 것보다 더 많은 과정들이 필요해요.
먼저 책을 구입하는 ‘수서업무’, 책의 주제를 분류하고 책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목록을 작성하는 ‘정리업무’를 거쳐 서가에 배치하고 이용자들에게 대출 반납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기본적인 도서관 업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도서관의 종류에 따라, 그리고 이용자 대상에 따라 제공하는 서비스가 달라질 수 있어요.
예를 들어 대학도서관에서는 주 이용자인 학생과 교수님들에게 연구 및 학습을 지원하기 위한 학술DB나 유용한 학습 콘텐츠들을 구축하고 정보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중점을 둔다면, 공공도서관에서는 지역주민들의 문화 및 여가 생활을 위한 프로그램들을 운영하는 등 도서관별로 차별화되거나 중점을 두는 업무가 다르다고 볼 수 있습니다.
공무원 시험 과목도 직종에 따라 다양하다고 알고 있습니다. 사서직 공무원에 관심을 갖고 있는 분들을 위해 사서직 공무원 시험에는 어떤 과목이 있고, 특히 중점을 두고 공부해야 하는 과목이 있다면 무엇일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9급 공무원 시험은 보통 5과목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모든 직렬에게 적용되는 공통과목은 국어(한문포함), 한국사, 그리고 영어입니다.
나머지 2과목은 해당 직렬과 관련된 전공 과목으로 사서직의 경우 ‘자료조직론’과 ‘정보봉사’가 있어요.
자료조직은 분류와 목록 두 과목으로 더 세분되기 때문에 공부할 양이 만만치 않은데요. 예전에는 다른 과목에 비해 전공시험이 비교적 쉽게 출제되는 경향이 있었지만 최근 들어서는 기본적인 내용은 물론이고 세부적인 내용까지 꼼꼼하게 공부하지 않으면 안될만큼 비교적 난이도 있는 문제들이 출제되고 있습니다.
합격 후 도서관 현장에서 일할 때에도 기본적으로 필요한 지식들인 만큼 전공 과목 학습을 소홀히해서는 안될 거라 생각해요. 또한 ‘자료조직’, ‘정보봉사’ 두 과목 모두 책을 다루고 이용자들에게 서비스하는 도서관의 핵심 내용들을 담은 것이므로 어느 과목에 더 중점을 두고 공부를 하기보다는 모든 공부를 골고루 충실하게 하기를 권합니다.
요즘은 공무원을 꿈꾸며 공부를 하는 학생들도 많아지고, 경쟁률도 높아지면서 그만큼 시험준비 기간도 길어졌는데요. 정윤지 사서는 놀랍게도 6개월의 짧은 준비기간을 거쳐 합격했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 비결이 궁금한데요. 어떤 식으로 공부를 했는지 알고 싶습니다. 자신만의 공부법과 노하우가 있다면 이에 대해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비교적 짧은 기간에 공부하여 합격했지만 저에게 특별한 합격비법이나 수험전략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머리가 뛰어나게 좋은 것은 더더욱 아니구요.
일단 사서라는 직업에 대한 목표가 확실했기 때문에 수험 기간에 보다 집중하고 인내하며 보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제 경우 단기간 공부하고 시험을 치러야 했기 때문에 시간적으로 최대한 효율적인 공부를 하려고 했어요.
예를 들면 요약집이나 서브노트와 같은 정리집을 따로 만들지 않고 책을 보면서 복습을 자주하거나, 학원 실강보다는 집에서 동영상 강의를 들으면서 하루에 저의 개인적인 공부시간을 최대한 확보하려고 했습니다.
합격한 사람들의 공부방법을 참고하는 것도 도움이 되겠지만 그보다 자신에게 맞는 공부 환경과 학습 스타일을 잘 고려해서 수험전략을 짜는 것을 추천해드리고 싶네요.
국어: 문법과 어법을 집중적으로 공부했습니다. 특히 쪽지 시험을 자주 보면서 잊어버리지 않도록 점검했던 것이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문학이나 비문학의 경우는 암기보다는 글 전체의 구성과 맥락을 이해하는 것이 더 필요하기 때문에 기본적인 이론을 숙지하되 꾸준한 문제풀이를 통해 독해 감각을 유지하려고 했습니다.
영어: 문법은 강의와 복습을 통해 정리했고, 영어 기출문제나 모의고사 문제를 매일 실제 시험시간에 맞춰 풀고 난 후 꼼꼼히 리뷰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어휘의 경우 어휘집을 정해 빠르게 반복적으로 회독해서 암기했구요. 시간이 모자라는 과목이었기 때문에 실전연습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과목이었습니다.
한국사: 많은 양 때문에 처음에 다소 부담을 느낀 과목이었지만, 기본서 강의를 듣고 철저하게 복습한 덕분인지 시간이 지나자 효자 과목이 됐습니다. 기출문제를 풀면서는 객관식 보기의 내용을 하나하나 따질 수 있는 만큼 반복 회독과 복습을 꼼꼼히 하는데 주력했어요.
자료조직: 대학에서 수강했었던 과목이지만 이론적인 이해와 함께 암기해야 할 내용이 워낙 많았기 때문에 생각보다 애를 많이 먹었던 과목이었습니다. 이론 강의를 들으며 복습해주고 기출문제 및 모의고사 문제를 반복적으로 풀었습니다.
정보봉사: 정보봉사관련 단원 뿐 아니라 정보검색이나 디지털 도서관 부분도 소홀히 하지 않고 공부하였습니다. 자료조직과 마찬가지로 이론암기 및 문제풀이 연습을 꾸준히 하였고 참고 정보원 등 정리가 잘 되지 않는 부분은 따로 모아 정리해두면서 틈틈이 봐주었습니다.
남들에 비해서 짧은 기간을 공부했지만, 그래도 공부를 하면서 공무원 시험에 대한 회의감이 들거나 슬럼프에 빠지기도 했을 거라 생각이 드는데요. 이럴 때는 어떻게 극복했는지 알고 싶습니다.
처음 세 달 동안은 공부 진도를 따라가고 복습하느라 정신이 없었기에 회의나 슬럼프에 빠질 여유조차 없었는데요.
그런데 후반으로 갈수록 체력이 급격하게 떨어지고 지방직 시험들을 치르면서 집중력 있게 공부하기가 매우 힘이 들었었죠.
공부가 잘 되지 않는다고 쉬어버리면 몸은 편할지 모르지만 불안감은 더해지기 때문에 마인드 컨트롤을 위해서라도 시험이 완전히 끝날 때까지는 힘들어도 인내하고 참으면서 하루 하루를 보냈던 것 같습니다.
시험에 합격하더라도 최종 관문인 면접도 쉽지는 않았을 거라 생각됩니다. 면접 시 기억에 남는 질문은 무엇인가요? 그리고, 면접을 앞두고 어떤 준비를 했었나요?
면접 또한 필기시험만큼이나 쉽지 않은 관문이었는데요. 사서직 면접을 같이 본 분들 모두 비슷한 질문을 받았던 것 같아요.
서울시 공무원에 지원한 동기라던가, 전공과 관련한 질문들이었습니다. 면접을 준비하면서 기본적으로 지원 동기나 서울 시정, 전공 관련한 지식들을 두루 공부하고 실제로 말해보는 연습을 자주 했기에 실전에서도 무리 없이 답변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사서직의 경우 많은 조들 중에서 2조 끝부분에 배정이 되었는데 그 중에서도 제가 가장 마지막 면접자였습니다. 면접실에 들어가니 면접관님들께서 오래 기다리느라 수고 많았다고 먼저 말씀해주셨습니다. 오랜 시간 기다리느라 힘들었지만 여러모로 배려해주신 덕분에 편안한 분위기에서 면접을 치를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지금도 공무원을 꿈꾸며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분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자신과의 힘든 싸움을 하며 열심히 공부하고 있을 공무원 수험생 분들에게 응원과 격려를 보내고 싶어요.
처음의 모습과는 다르게 점점 의지력도 약해지고 포기하고 싶은 순간들도 많아질 것이라 생각하는데요.
그러나 그렇게 찾아오는 잠깐의 유혹과 순간에 결코 지지 마시고 끝까지 인내하셔서 꼭 꿈을 이루시길 바란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종일 공부만 한다고 모든 날이 똑같다 생각하지 말고 주어진 상황 속에서 어제와 다른 오늘, 오늘과 다른 더 나은 내일을 만들어가신다면 머지않아 자신의 목표에 닿아 있게 되지 않을까요?
수험생 여러분 모두 파이팅입니다.
책이 좋아 사서가 된 정윤지 사서와의 인터뷰를 통해 사서직이라는 직업의 대략적인 업무에서부터 시험을 준비하는 과정에 대해 들어봤는데요. 무엇보다 책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많아야 하는 직업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공무원을 준비하는 분들이라면 한번쯤 방향과 목적을 잃고 방황할지 모르지만, 그녀처럼 자신과의 힘든 싸움을 견디고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꿈꾼다면 분명 그 꿈을 이룰 수 있는 날이 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윤지 씨가 앞으로도 계속 지역주민들과 좋은 책을 나누고, 도서관을 찾는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더욱 멋진 사서가 되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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