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9. 24. 10:00ㆍ웹진<미디어리터러시>

|김영환(배다리초등학교 교사)|
경기도교육청미디어교육센터는 지난해 교수학습자료
<초등 3~4학년을 위한 미디어 세상>을 발간했다.
11명의 경기도 초등교사가 공동 집필을 맡은 본 자료는 학생들이
미디어를 비판적으로 이해하고 창의적·윤리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미디어 역량 강화에 목표를 두고 있다.
초등학교 미디어교육의 실질적인 가이드가 될
<초등 3~4학년을 위한 미디어 세상> 특징과 주요 내용을 소개한다.
작년 4월 중순, 출장으로 평택에서 세 시간 만에 경의중앙선 풍산역까지 간 적이 있다. 힘들여 도착한 풍산역 맞은편에는 현대미술관 같은 세련된 느낌의 3층 건물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아이보리색 건물 상단에 박힌 ‘미디어교육센터(MEDIA EDU CENTER)’의 명칭과 건물이 주는 이미지는 ‘미디어는 예술이다’라는 느낌으로 다가왔다. ‘이곳에서 창의적이고 흥미로운 무언가가 만들어지고 있다’라는 메시지를 전해주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건물 앞에 선 느낌이 지금까지 생생히 기억에 남는 까닭은 전국 최초로 경기도교육청 산하기관인 미디어교육센터가 건립된다는 소식을 수년 전에 접하고, 미디어교육 전공자로서 개관하는 날만 고대했기 때문이다. 사실 내가 방문했을 때는 경기도교육청미디어교육센터가 아직 정식 개원도 하지 않은 상태였다. 이날은 센터에서 미디어교육 교수학습자료를 개발하기 위해 경기도 초등교사 11명으로 구성된 미디어교육 지원단 첫 모임이 있는 날이었다.
미디어교육 지원단의 역할은 초등학교 3~4학년 대상의 미디어교육 교수학습자료를 개발하는 일이다. 미디어교육 교수학습자료는 지도서를 별도로 만들지 않고 교수학습 과정 안내와 학생 활동지 중심으로 기획되었다. 미디어교육 지원단 선생님들과의 격주로 이어지는 원격회의, 대면 회의와 집필 워크숍 등 지속적인 만남과 회의는 양질의 교수학습자료가 나올 수 있도록 방향을 잡아주었다. 선생님들과의 창의적이고 흥미로운 아이디어가 넘쳐난 의사소통 덕분에 교수학습자료의 내용은 풍요로워질 수 있었다.

개발 초기에는 초등 3~4학년 대상의 통합된 내용으로 기획하였으나 2022 개정 교육과정과 학교자율시간을 연계해 개발하는 과정에서 3학년과 4학년을 분리해 각각 29차시씩 내용을 구성하게 되었다. 3~4학년 대상의 내용을 학년별로 분리하여 구성하고 교수학습자료를 한 권으로 제작하여 제목을 <초등 3~4학년을 위한 미디어 세상>으로 내놓게 되었다. 이렇게 구성한 목적은 2025학년도부터 3~4학년을 대상으로 시행하는 학교자율시간을 고려하여 새 학년부터 이 교수학습자료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전략이었다.
학생들의 핵심 미디어 역량 강화를 목표로 한 구성
<초등 3~4학년을 위한 미디어 세상> 교수학습자료는 미디어를 비판적으로 이해하고 창의적·윤리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학생들의 미디어 역량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하였다. 교수학습자료의 기본 토대가 되는 핵심 역량은 ‘미디어 접근과 이용’, 미디어의 이해와 분석’, ‘사용자 권리와 책임’, ‘표현과 소통’ 등 네 가지로 설정했다. 이는 시청자미디어재단이 제시한 4대 미디어 역량에 기반하여 설계된 것으로 시청자미디어재단의 미디어교육 관련 연구와 교육활동에 대한 벤치마킹을 고려한 결과이다.
‘미디어 접근과 이용’ 역량은 학생들이 디지털 기술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목적에 맞게 선택하고 수집할 수 있게 한다. ‘미디어의 이해와 분석’ 역량은 미디어 산업의 사회·문화적 영향력을 이해하고 미디어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비판적으로 평가하고 성찰하는 능력을 키운다. ‘사용자 권리와 책임 역량’은 미디어를 이용할 때 타인과 공동체를 존중하며 윤리적이고 책임감 있는 행동을 실천할 수 있도록 돕는다. 마지막으로 ‘표현과 소통’ 역량은 학생들이 창의적으로 정보를 생산하고 미디어 콘텐츠를 제작하며 타인과 원활하게 소통하는 능력을 기르는 데 중점을 둔다. 네 가지 핵심 미디어 역량을 바탕으로 <초등 3~4학년을 위한 미디어 세상> 교수학습자료는 학생들이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사례, 게임, 협력 학습 활동 등으로 구성되었다.

교수학습자료는 단원별로 ‘들어가기-탐색하기-실천하기-되돌아보기’의 학습 과정을 나누어 수업 과정의 위계를 고려하여 제시했다. ‘들어가기’는 단원에서 학습할 주요 내용, 사례 등을 살펴보고 도입하는 단계로 주로 동기유발 활동과 개념 이해 활동으로 이루어져 있다. ‘탐색하기’는 단원에서 핵심 질문과 관련된 주요 개념을 이해하고 활동을 전개하는 단계이다. ‘실천하기’는 탐색하기에서 진행한 활동과 관련하여 핵심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 실천하는 단계이다. ‘되돌아보기’는 단원에서 학습한 내용을 되돌아보고 자신을 성찰하며 미디어 역량을 내면화하는 단계이다.

게임, 토론 등으로 학생들의 적극적 참여 유도
<초등 3~4학년을 위한 미디어 세상>의 각 단원은 교사가 쉽게 수업에 적용할 수 있도록 수업의 단계와 활동 방법을 명료하게 제공하기 위해 노력했다. 각 차시마다 교사의 지도 방법과 학생 활동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여 수업 활동 준비를 수월하게 했다. 활동지와 영상 참고 자료 등은 교실 내에서 상호작용이 이루어지도록 구성하였다. 미디어 빙고 게임, 픽토그램 만들기, 신호등 토론 등 협력 활동을 중심으로 제시해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였다. 학생들이 미디어 사용의 윤리적 기준과 책임감을 내면화할 수 있도록 자기평가와 협력적 문제 해결 활동을 포함했다.

학년별 단원을 살펴보면, 먼저 3학년 대상 단원은 학생들이 미디어와의 친숙한 만남을 통해 미디어 개념과 종류를 이해하고, 미디어 속에 담긴 다양한 관점과 의도를 분석하는 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1.미디어와 만나요’ 단원은 학생들이 미디어의 개념과 다양한 특징을 친숙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미디어 빙고 게임, 미디어와 나 주사위 게임 등 흥미로운 내용을 담았다. 학생들이 미디어를 의사소통 수단으로 정의하며 다양한 형태의 미디어에 익숙해지고, 이를 통해 일상에서 미디어의 역할을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였다.
‘2. 학교에서 만나는 미디어 세상’ 단원은 학생들이 미디어의 긍정적 영향을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이해할 수 있도록 하였다. 사이버 괴롭힘이나 저작권과 같은 문제 상황을 다룸으로써 실질적인 생활 규칙을 세우고 실천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4학년 대상의 단원은 미디어 속에서 나를 보호하고 책임감 있게 행동하는 방법에 초점을 맞추었다. ‘1. 미디어 속 나를 지켜요’ 단원은 학생들이 개인정보와 디지털 발자국의 개념을 명확히 이해하고, 개인정보 보호 방법을 습득하여 온라인 환경에서의 안전과 책임감을 함양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2. 다 함께 가꾸는 미디어 세상’ 단원은 학생들이 미디어를 통해 사회적 참여 사례를 학습하도록 구성했다. 실제로 지역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콘텐츠 제작을 경험하게 해서 미디어가 강력한 사회적 도구가 될 수 있음을 교구재 활동을 통해 알게 하는 데 주력하였다. 이 모든 활동 과정을 학생들이 거친다면 미디어를비판적으로 분석하고 올바르게 활용하는 능력을 갖추고, 책임감 있는 미디어 사용 태도를 갖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초등 3~4학년을 위한 미디어 세상> 교수학습자료는 초등학교 교육 현장에서 미디어 문해력을 효과적으로 기를 수 있도록 설계된 실천적 도구이다. 단순한 정보 제공에 그치지 않고,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고 탐구하며 표현하는 과정을 통해 핵심 역량을 내면화하도록 구성한 강점이 있다. 초등학교 현장에서 미디어교육을 실천할 수 있는 실질적인 가이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현재 <초등 5~6학년을 위한 미디어 세상> 교수학습자료의 준비가 한창이다. 좀 더 흥미롭고 치밀한 교수학습자료를 만들기 위해 경기도교육청미디어교육센터와 집필 선생님들은 함께 노력 중이다.

* 해당 자료는 ‘경기도교육청미디어교육센터 홈페이지(https://www.goemec.kr/)>알림마당>교수학습자료실’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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