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2. 9. 10:00ㆍ웹진<미디어리터러시>

ㅣ 박여울(신주중학교 교사)ㅣ
한국언론진흥재단은 지난 3~12월 학교 미디어교육 활성화 및
청소년의 미디어 리터러시 향상을 위해
<AI 리터러시 교실>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연간 전국 120여 개 중학교를 대상으로 한 본 프로그램은
12차시 분량의 온라인 학습 콘텐츠·지도안을 지원해 자유학기제 프로그램 개설,
기존 교과목 연계 편성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AI 리터러시 교실> 실제 운영 사례를 통해 기존 수업과의 차별점, 교육 효과 등을 짚어본다.
지난 겨울, 지인을 통해 요즘 대학생들은 생성형 AI를 활용해 강의를 정리하고 시험공부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교사인 내가 시대에 너무 뒤처지는 건 아닌지 내심 걱정이 되어 의도적으로 포털사이트가 아닌 AI 사이트에서 필요한 내용을 검색하고, 글쓰기에 필요한 다양한 자료를 요청하는 등 적극적으로 사용해보기 시작했다. 이후 질문 횟수 제한이나 맞춤형 정보의 필요성에 따라 매월 구독료를 내고 본격적으로 사용하게 됐다.
사용하면 할수록 생성형 AI의 장단점이 선명하게 다가왔다. ‘개인 맞춤 설정’을 통해 나의 상황에 최적화된 답을 얻을 수 있었고 문서 작업이나 글쓰기에 활용함으로써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었다. 또 낮이고 밤이고 실시간 피드백을 해주는 특성은 나의 제한된 사고를 확장하는 데 유용한 도구가 되어 주었다.
하지만 장점만 있는 건 아니었다. 무엇보다 생성형 AI는 허위정보를 생성해 보여주는 경우가 많았다. 언론을 통해 알게 된 ‘할루시네이션(hallucination, 환각)’이라는 용어가 내가 생성형 AI를 활용하는 과정에서도 도드라졌다. 존재하지 않는 자료를 그럴듯하게 만들어낼 뿐 아니라 출처가 불분명한 자료가 많았다. 정보를 제공하더라도 그 근거가 되는 자료의 구체적 출처를 명확히 제시하지 못했다. AI는 검색이 아니라 학습된 패턴으로 답을 생성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였다.
이와 관련하여 내가 사용하는 생성형 AI의 검색창 하단에는 이런 문구가 있다. “챗GPT(ChatGPT)는 실수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정보는 재차 확인하세요.” 생성형 AI가 제공하는 정보를 무분별하게 받아들이는 것은 도리어 위험할 수 있으며 이에 대해 팩트체크가 선행되어야 하고 개인의 특성에 맞춘 정확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비판적 사고 또한 요구된다는 것을 체감하게 됐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은 올해 초 <청소년의 생성형 AI 이용 실태 및 리터러시 증진 방안 연구>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는 오늘날 청소년 3명 가운데 2명이 딥페이크 이미지나 영상 제작에 쓰이는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사용해 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생성형 AI의 올바른 활용이나 정보 오류 확인 등 관련 교육은 부족한 것으로 조사되었다고 언급했다. 특히, 생성형 AI가 만들어낸 정보의 오류나 편향성을 확인하는 교육은 2.19점, 생성형 AI가 초래하는 개인정보나 저작권 침해 교육은 2.33점으로 집계되어 현실적으로 AI 리터러시 관련 교육이 시급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1)
지원 동기와 수업 구성
실제로 학교 교육 현장에서도 AI가 많이 쓰인다. 수업 시간에 학생들이 개별 또는 모둠활동을 할 때 자료 검색 도구로 활용하는가 하면 심지어 수행평가 시에 생성형 AI를 활용해 다양한 결과물을 만들어내도록 하는 교과가 있을 정도다. 또한 학생들은 가정에서 학습할 때도 생성형 AI의 도움을 많이 받는다. 본교의 원○○ 학생은 “주로 창작하는 숙제나 조별 과제 등에 많이 사용한다. 아이디어가 잘 떠오르지 않을 때 챗GPT의 도움을 받는다. 또, 역사 교과에 관한 내용을 질문하거나, 수학 풀이 과정을 묻는 등 교과 공부할 때도 자주 사용한다. 하지만 종종 모순이 있는 답변을 내놓거나 오류가 있어 생성형 AI를 온전히 믿지는 않는다. 앞으로도 글을 쓸 때 방향을 잡아주는 용도로만 사용할 계획이다”라고 생성형 AI 활용 사례를 이야기해 주었다.

교실의 AI는 도구 활용이 아니라 비판적 이해와 책임 있는 사용을 배우는 배움의 대상이어야 했다. 아이들의 삶에서 앞으로는 떼려야 뗄 수 없는 AI를 비판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신중하게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알려주고 싶었다. 모집 요강을 살펴보니 커리큘럼이 매우 좋았다. 그리고 전 차시를 운영하지 않고 최소 3차시만 운영해도 된다는 현실적인 규정이 근무하는 학교 상황에 맞아서 기대하는 마음으로 지원했다.
2025년 4월에는 온라인 줌(Zoom)을 통해 교원 연수가 진행되었다. 총 3시간에 걸쳐 진행된 연수는 AI 리터러시의 교수법 및 플랫폼 활용 방법에 대한 안내로 구성되어 있었다. 연수 담당자는 <AI 리터러시>의 주요 내용을 소개하고 교수-학습 지도 방법을 상세하게 안내해 주었으며 플랫폼 활용법에 대한 설명을 해주었다. 이 연수를 통해 전체적인 수업 내용을 훑어볼 수 있었고 플랫폼을 활용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배울 수 있어 준비에 큰 도움이 되었다.
참고로 현재 근무하는 중학교의 1학년 1학기는 자유학기제로 운영된다. 마침, 주제 선택 활동 프로그램 하나를 맡은 터라 기존에 계획했던 <사회정서가 자라는 교실> 프로그램에 <AI 리터러시 교실> 프로그램을 융합하여 수업을 구성하면 양질의 교육이 가능하겠다는 판단이 들었다. 이미 학기가 시작되었고 주제 선택 활동 프로그램명은 정해졌으며 해당 프로그램의 안내에 따라 학생 지원을 토대로 한 반 배정도 마친 상태였기 때문에 <AI 리터러시 교실> 프로그램을 전면적으로 시행하기에는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었다. 따라서 12차시의 내용을 다 가르치기보다는 기존에 계획한 수업을 진행하면서도 교육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관련 내용을 다루는 차시에서 학생들이 AI를 심도 있게 바라볼 수 있도록 융합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자 했다.
주제 선택 활동은 한 학기 동안 총 2기수를 운영하게 되었고 1기는 3~5월에 걸쳐 8차시(8주, 총 16시간), 2기는 5~7월에 걸쳐 9차시(9주, 총 18시간) 수업을 하기로 계획되어 있었다. 자아 인식, 자기관리, 의사소통, 관계기술, 사회적 인식, 책임 있는 의사결정과 같은 사회정서 학습의 역량에 기반한 내용으로 학생들이 자신을 이해하고,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소통하고, 사회 구성원의 책임을 알도록 마련한 프로그램이었다.

이 중 ‘의사소통과 관계성’ 단원을 미디어 리터러시와 관련된 내용으로 구성하는 게 좋을 것 같았다. 그래서 <AI 리터러시 교실> 프로그램의 7차시(올바른 미디어 리터러시 기르기) 수업을 접목하였다. 7차시 내용을 다룰 때는 플랫폼을 활용한 개별화 수업이 가능했다. 내용을 배우는 과정에서 학생들에게 질문이 생기면 교사인 나와의 소통을 통해 수업 내용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가 가능하도록 도움을 주었다. 또한 교사가 학생들의 개별 진도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페이지가 플랫폼 내에 마련되어 있었기에 한 명 한 명의 학습 상황을 꼼꼼히 살펴보며 개인별 피드백을 해줄 수도 있었다.
또한 학생들이 배운 내용을 토대로 생성형 AI를 직접 활용하여 모둠별로 미디어 리터러시 관련 카드뉴스를 만들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11차시(AI로 카드뉴스 만들기1)와 12차시(AI로 카드뉴스 만들기2) 수업을 2주에 걸쳐 실시했다. 더 나아가 ‘사회적 인식과 책임’ 단원에서는 환경문제를 다루는데 이 단원에서도 AI의 도움을 받아 개별적으로 시나리오를 만들고 시각적인 요소를 활용한 카드뉴스를 한 번 더 제작해 볼 수 있도록 수업을 구상하였다.

<AI 리터러시 교실>의 강점
요즘 학생들은 미디어 소비자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다가올 미래는 학생들이 미디어 생산자의 임무를 수행하는 것도 중요하다. 따라서 생성형 AI를 직접 ‘활용해 보는 경험’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학생들이 AI에 대해 이해했다고 하더라도 실생활에서 이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면 결국 책 속의 공부로 머물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따라서 모둠별로 다양한 주제(네티켓, 미디어 중독, 팩트체크 등)로 AI의 도움을 받아 카드뉴스 시나리오를 짜고 캔바(Canva)를 활용한 카드뉴스 제작 시간을 2차시에 걸쳐 제공하였다. 카드뉴스를 만드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모둠별로 자신들이 만든 카드뉴스를 발표하는 시간도 가졌다. 어떤 부분에서 AI의 도움을 받았는지를 언급하고 사용한 소감을 나누는 기회였다.
직접 운영을 해보니 <AI 리터러시 교실>의 강점은 확실했다. 첫째, 단순히 AI를 잘 활용하는 수업이 아니라 AI 리터러시를 가르치는 수업이라는 점에서 차별성이 있었다. 요즘 학생들에게는 AI의 활용법보다는 AI가 제공한 정보를 분석하고 비판적으로 판단하는 방법을 배우는 과정이 더욱 필요하다. <AI 리터러시 교실> 수업은 이러한 시대적 요구사항을 잘 반영하여 촘촘하게 구성한 수업이었기에 교육적인 의미가 컸다.

둘째, 미디어 리터러시 중에서도 특히 AI 분야와 관련한 리터러시를 향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집중적인 배움이 가능했다. 미디어 리터러시의 범위는 매우 광범위하다. 잘못 가르치면 수박 겉핥기로도 끝날 수 있다는 한계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본 프로그램은 AI의 특성을 이해하고 부정적인 측면과 활용할 때 조심해야 할 점을 면밀하게 살펴볼 기회를 마련해 주고 더 나아가 AI를 활용하여 미디어 저작물을 만드는 내용까지 구성되어 있었기에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셋째, 플랫폼이 있다는 것이 큰 강점이었다. 1차시부터 12차시까지 내용이 별도로 마련된 플랫폼에 차곡차곡 정리되어 있다는 점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교사가 학생에게 디지털화된 학습 자료를 제공해 주는 것이 쉽지 않은 수업 상황에서 하나의 사이트를 통해 다양한 수업 자료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은 수업 준비의 효율성 측면에서도 크게 도움이 된다. 또한 이 플랫폼은 개별화 수업이 가능하게 구성되어 있어 학생들이 각자 학습하고 과제를 수행하는 과정을 교사가 하나하나 살펴볼 수 있다. 덕분에 학습 상황이나 수업 목표 도달률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어 매우 편리했다.
넷째, 교과 융합을 할 수 있어 좋았다. 본 프로그램은 12차시의 커리큘럼 중 3차시 이상만 필요한 것을 취사선택해 운영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학기를 이미 시작한 상황에서도 기꺼이 신청하고자 하는 마음이 들었다. 더욱이 진행 중인 타 수업 내에서 적절히 적용할 수 있어 수업 운영에 대한 부담감도 많이 해소되었다.
AI, 수단이 아닌 교육적 사유의 대상
다만 아쉬운 점도 없지 않았다. 먼저 사전 교사 연수에서 플랫폼 사용법을 알려주는 연수 외에 플랫폼을 직접 다뤄보는 실습형 과정이 있었다면 활용에 훨씬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실제로 연수 후 개인적으로 접속해 보니 초면인 화면 구성에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걸렸다. 일부 브라우저나 기기에서는 간혹 실행되지 않는 등 기술적 편의성도 개선이 필요했다.
또한 운영 교사들이 수업 구성과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는 장(場)이 있다면 교사 간 협력을 통해 프로그램의 완성도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 마지막으로 커리큘럼 난이도가 중학교 1학년 수준에는 다소 높아 용어나 개념(예: 할루시네이션, 확증편향 등)을 보다 쉽게 설명한 뒤 본격적인 수업으로 이어졌다면 이해도와 참여도가 더 높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기존에 구성해 두었던 수업에 <AI 리터러시 교실> 프로그램을 접목해 학생들로 하여금 AI 리터러시 능력을 향상할 수 있도록 하고, AI를 활용한 뉴스 콘텐츠 제작 경험을 통해 AI 활용 능력을 길렀다는 점에서는 매우 유익했다. 실제로 프로그램에 참여한 한 학생은 “이번에 <사회정서가 자라는 교실> 수업을 하며 스마트폰 중독, 환경오염 등을 주제로 카드뉴스도 만들고 발표도 해보았는데 조사하면서 알지 못하였던 것도 많이 알게 되었다. 앞으로도 또 해보고 싶다”라고 할 정도로 수업 내용에 대한 만족도가 높음을 알 수 있다.

<AI 리터러시 교실> 프로그램은 무엇보다 교사인 나 자신의 교육적 관점이 크게 변화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전까지는 AI를 단순한 활용 도구로 바라보았다. 하지만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과정을 통해 AI가 그저 삶을 편리하게 만드는 수단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교육적 대상으로서 함께 사유할 대상이라는 점을 깨닫게 되었다.
다음에는 온전히 <AI 리터러시 교실>로만 전체 수업을 구성해 12차시(총 24시간)에 걸쳐 깊이 있는 수업을 진행해 보고 싶다. 새롭게 1학년 자유학기제 수업을 맡게 된다면 기존 수업의 미흡한 점을 탄탄하게 보완해 다시 한번 더 제대로 운영해 보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교사와 학생 모두가 교육적인 측면에서 크게 성장할 수 있도록 유익한 프로그램을 마련해준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교육기반팀과 미디어교육지원팀에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1) <중고생 3명 중 2명 ‘생성형 AI 써봤다’… 올바른 사용법 교육은 ‘부족’>, KBS 뉴스, 2025.1.19,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815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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