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진실의 씨앗을 심을 것인가

2026. 3. 2. 10:00웹진<미디어리터러시>

ㅣ 장위텅(Zhang Yn Teng, 대만팩트체크센터 교육 코디네이터) ㅣ

 

대만의 비영리 팩트체킹 기관인 대만팩트체크센터(TFC, Taiwan FactCheck Center)는
2021년부터 ‘청년 팩트체크 챌린지(Youth Verification Challenge)’를 개최해오고 있다.
대만 토너먼트를 거쳐 아시아·태평양 지역 대상의 국제전 ‘젠아시아 챌린지(GenAsia Challenge)’까지
이어지는 이 대회는 젊은 세대의 팩트체킹 인식과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목표로 한다.
TFC 교육 코디네이터인 필자로부터 청년 팩트체크 챌린지의 실제 진행 과정과 의의를 들어본다.

 

 

 

정보가 바람보다 빠른 이 시대, 진실은 유난히 취약하다. 매번 클릭 한 번, 공유 한 번으로 검증되지 않은 소문이 몇 초 만에 진실을 덮어버릴 수 있다. 많은 나라에서 ‘미디어 리터러시’는 아직 교과서 속의 한 단어에 불과하지만, 대만은 행동으로 옮겨 젊은 세대가 스스로 진실을 탐색하도록 교육적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그 이름은 ‘청년 팩트체크 챌린지’다.

 

사실 검증과 미디어 리터러시의 관점에서 이는 단순한 경진대회가 아니라, 사람들을 정보의 안개 속에 던져 도구를 익히고 활용하며 단서를 맞춰 허위정보에 가려진 진실에 다가가게 하는 대규모 ‘시민 교육’에 가깝다.

 

TFC가 주최하는 이 대회는 설립 이래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대표적인 미디어 리터러시 활동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OSINT 기술, AI 식별 훈련,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결합해 청년들이 ‘정보의 수동적 수용자’에서 ‘진실을 능동적으로 검증하는 행위자’로 성장하도록 돕는다.

 

‘읽기’에서 ‘검증’으로: 교육 철학의 전환

생성형 AI 기술이 급격히 발전하는 시대, 허위정보 생산은 전례 없이 쉬워졌다. 딥페이크 영상, AI 생성 이미지, 조작된 뉴스 캡처 등은 더 이상 막대한 기술력 없이도 몇 개의 명령어만으로 손쉽게 만들어낼 수 있게 되었다. 정보의 경계가 알고리즘에 의해 희석되면서, 전통적인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만으로는 더 이상 이러한 상황에 대응하기 어려워졌다.

 

이에 TFC는 젊은이들을 단순한 ‘독자’가 아닌 ‘검증자’로 세우기로 했다. 이 대회는 지식을 암기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실습하게 하여 학생들이 사실 확인의 최전선에 뛰어들도록 한다. 검색·비교·추론을 통해 기자처럼 사고하고 시민으로서 책임감 있게 행동하도록 하는 것이다.

 

전체 대회는 게임 기반 학습을 바탕으로 한 여러 단계로 구성되었다. 온라인 강의-워밍업 경기-대만 토너먼트-국제 대회의 단계를 거치며 각 팀은 실전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허위정보를 식별하고, 낯선 이미지의 촬영 장소를 파악하며, 검색 기법을 활용해 사건의 타임라인을 재구성하고, 심지어 항공편과 선박의 실제 기록을 추적하기도 한다. 이러한 훈련을 통해 청년들은 정보의 세계가 더 이상 차가운 데이터의 집합이 아닌, 이해 가능하고 지켜야 할 공적 공간임을 깨닫게 된다.

 

2025 청년 팩트체크 챌린지 공식 이미지 (출처: TFC 제공)
 
‘디지털 탐정’을 기르는 네 가지 수업

 

2025년 청년 팩트체크 챌린지에서는 네 가지 무료 OSINT 온라인 실전 수업을 선보였다. 겉으로는 ‘대회 전 필수 보충 코스’처럼 불리지만 본질은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심화 과정’이다. 강사진은 TFC의 각종 업무 실무자들로, 현장 검증 경험을 갖고 있다.

 

첫 번째 수업은 ‘이미지 역검색’으로, 흐릿한 한 장의 이미지에서 출발해 구글(Google), 틴아이(TinEye), 인비드(InVID) 등을 활용해 실제 배경을 복원한다. 강사 쩡후이원은 함께 해보고 배우는 방식으로 이끌며, “이미지 검색은 가장 간단하고 빠른 도구로, 그것으로 안 되면 여러 도구를 시도하고, 신뢰도 높은 출처에서 교차 검증해야 한다”며 단일 출처에만 의존하지 말 것을 강조한다.

 

두 번째 수업은 ‘지리적 위치 특정’으로, 영상 속 산의 윤곽, 구름 그림자, 건물 실루엣을 단서로 촬영 지점을 추측한다. 학생들은 플라이트레이더24(Flightradar24)로 항공편을 추적하고, 마린트래픽(MarineTraffic)으로 선박 동향을 대조하는 법을 배웠다. 이는 논리와 관찰이 결합된 일종의 ‘분석 예술’이다. 강사 마리신은 “지리적 위치 특정의 목적은 영상의 ‘가능한 촬영 시점’을 찾아 사실 맥락의 기초를 확인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어서 그는 생성형 AI 시대에는 AI를 보조적인 검증 도구로 활용할 수 있지만, AI가 영상 요소를 분석하는 데에는 한계가 존재해 환각(hallucination)1)을 피할 수 없으므로 모델의 변화를 지속적으로 관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세 번째 수업 ‘소셜미디어 검색’은 X(구 트위터)와 스레드(Threads)의 실마리로 사건의 맥락을 추적하게 해 온라인의 ‘시간 미로’를 탐색하게 한다. 마지막 수업 ‘AI 식별과 윤리’는 기술이 검증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오도할 수도 있음을 상기시킨다. 진정한 팩트체크는 도구를 다룰 줄 아는 데 그치지 않고, 그 도구의 한계를 의심할 줄 아는 데서 시작된다.

 

위 수업의 주요 목표는 교육의 민주화다. 본래 전문가에게만 국한되던 기술을 15~24세 청년에게 무료로 개방해, 대만 사회의 허위정보에 대응할 수 있는 인재를 길러낸다. 이는 대만 사회의 정보 안전을 지키는 일뿐 아니라, ‘진실은 특권이 아니라 공공재’라는 신념을 실천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이미지 역검색’ 도구의 사용법을 설명하는 온라인 강의 화면 (출처: TFC 제공)
 
워밍업 라운드에서 국제 라운드까지의 실전 성장

2024년 청년 팩트체크 챌린지에서는 워밍업 경기-대만 토너먼트-국제 대회 세 단계로 진행되었고, 데이터에 따르면 대만 청년들은 안정적인 참여와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였다.

 

대만 학생들의 워밍업 경기 참가율은 꾸준히 70% 이상을 유지했다. 과제는 이미지 역검색, 지리적 위치 특정, 구글 고급 검색 등 기술을 포함했으며, 데이터를 통해 학생들이 도전을 이어가고 학습을 지속할 역량을 갖추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이 관문을 모두 정답으로 통과하는 것은 매우 어려웠고, 이는 문항 설계의 우수함을 방증한다.

 

학생들의 실전 능력 강화를 위해 TFC는 대만 토너먼트 이후 특별 온라인 과정인 ‘AI 생성 이미지 판별 대도전’을 추가 개설했다. 수업 전에는 참가자들의 실제 사진과 AI 이미지 판별 정확도가 50%에 그쳤으나, 두 시간의 강의와 실습을 거친 뒤 정확도가 80%로 상승해 학습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국제 대회에서는 대만 팀이 정답률 100%를 기록하며 전체 평균인 63.27%를 크게 웃돌아 두드러진 성과를 보였다. 이는 대만 청년들의 실력을 보여줄 뿐 아니라, 대회의 설계와 온라인 과정이 검증 기술 향상에 효과적임을 입증한다.

 

고립에서 선도로: 대만의 끈기와 국제적 신뢰

이 대회는 애초에 구글 뉴스 이니셔티브(Google News Initiative)의 아태 지역 미디어 리터러시 추진 프로그램에서 출발했다. 그러나 2023년 국제적 지원이 중단되면서 다수 국가가 대회를 멈췄다. 다른 나라들이 잇따라 대회 운영을 중단했지만, TFC는 대회를 이어가기로 결정했다. 독자적으로 주최하고, 과제를 설계하며, 청년들을 모아 단순히 대회를 잇는 데 그치지 않고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다. 그해에는 대만과 인도네시아만이 이 활동을 이어갔다.

 

이러한 끈기는 국제적으로 주목받았다. 2024년에는 대만 팀의 주도로 인도네시아 독립 언론인 동맹(Aliansi Jurnalis Independen), 일본 팩트체크센터와 일본의 교육 스타트업 클래스룸 어드벤처(Classroom Adventure), 태국 코팩트(Cofact)와 다시 손잡아 경진대회를 ‘아시아’ 무대로 되돌려 놓았다. 이에 1,100명 이상의 청년이 참여했으며, AI 식별, 지리적 위치 특정, 국제 뉴스 팩트체크를 과제로 하여 진행되었다.

 

2025년에는 대만·일본·태국에 더해 몽골 팩트체크센터(Mongolian Fact Checking Center)와 인도의 데이터 리드(DataLEADS)가 합류해 규모가 확대되었고, 아시아 지역이 함께하는 이 교육적 실험은 ‘젠 아시아 챌린지(GenAsia Challenge)’라는 정식 명칭으로 업그레이드 되었다.2) 대만은 외롭게 버티던 단독 주최자에서 아시아를 연결하는 선도자로 자리매김했다. 라인대만(LINE Taiwan), 구글(Google.org) 등 여러 기업도 자원을 투입해 청년들의 국제무대 도전을 지원하고 있다.

 

올해 대만에서는 총 172개 팀, 425명이 참가했고, 대만 토너먼트는 11월 15일, 국제 대회는 12월 13일에 개최되었다.

 

사회는 어떻게 응답했나?

 

몇 년 사이, 대회는 점점 더 많은 청년을 끌어들였고 우리는 수많은 감동적인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대도시에서부터 외딴섬, 심지어 해외 화교학교의 학생까지 참가했으며, 그들은 키보드와 화면 사이에서 ‘남이 준 정보를 통째로 믿기’보다 ‘스스로 답을 찾아보기’라는 더 깊은 읽기 방식을 배워 나갔다.

 

당시 타이베이 화장 고등학교 교사 린스링은 “그저 학생들에게 시작만 열어 줬을 뿐인데, 디지털 조사 도구를 활용하는 젊은 세대의 기술과 역량이 제 상상을 훨씬 뛰어 넘어섰다. 가장 기초적인 기술만 가르쳤지만, 아이들은 스스로 배우고 연습하면서 기대를 훨씬 뛰어넘는 성취를 이루어 냈다”라고 전했다.

 

타이베이 중룬 고등학교의 교사 예상루는 이 대회의 중요한 추진자 가운데 한 명으로, 해마다 많은 학생의 참여를 독려한다. 그는 이 활동의 의미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들이 정보에 대한 ‘항체’를 일찍 형성해야 앞으로 대만이든 자신의 미래든, 미디어 세상에서 허위정보나 인지전(認知戰)3)에 접했을 때 충분한 위기의식과 저항력을 갖출 수 있다.”

 

핑둥 차오저우 고등학교 교사 궈부쉬안은 “시민 과목에서 미디어 리터러시가 차지하는 비중은 실제로 매우 작고, 자원 제약과 인식 격차 등 많은 도전에 부딪힌다. 이 활동을 통해 학생들이 사회에 대해 관심 갖게 되길 바라지만, 긴 시간이 필요하다. 학생들이 사회 의제에 대한 호기심이 부족하면 잘못된 정보에 쉽게 오도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역대 참가 학생들도 “팩트체크는 실타래를 한 올 한 올 벗겨 내듯 한 걸음씩 진실에 다가가는 일!”, “때로는 바다에서 바늘 찾기 같지만, 답을 찾는 순간 성취감이 엄청나요!”, “현실판 코난이 된 기분, 탐정의 사고로 수수께끼를 푸는 느낌!” 등 매우 긍정적인 피드백을 해주었다.

 

타이베이 중룬 고등학교 학생들을 방문한 대만팩트체크센터 (출처: TFC 제공)

 

진실을 마주하며, 더 나은 대만을 만들다

2025년 대회가 시작되자 익숙한 이름들이 눈에 들어왔다. 고등학생 때부터 꾸준히 참가해 대학생이 된 뒤에도 여전히 열정적으로 응답한 학생들이다. 한편으로는 낯선 이름들도 많이 보였다. 누군가는 SNS의 카드뉴스를 보고, 누군가는 교사의 권유로, 혹은 작년에는 연령 요건이 맞지 않았지만, 올해는 드디어 참가할 수 있게 된 이들이다. 어떤 이는 ‘최강 디지털 탐정’이 되고 싶다고 말했고, 또 어떤 이는 그저 이 세계의 진짜 모습을 알고 싶고 더 많은 검증 도구를 배우고 싶다고 했다.

 

그들은 아직 알지 못한다. 지금 이 순간, 자신들이 함께 대만 교육사의 한 장을 써 내려가고 있다는 사실을. 사실 검증은 더 이상 언론만의 몫이 아니라 삶의 태도로 자리 잡고 있다. 언젠가 이 청년들이 세계로 나아갈 때, 그들은 한 번의 도전 속에서 배웠던 것을 기억할 것이다. 진실은 논쟁에서 이긴 쪽이 아니라, 한 번 더 보고 한 번 더 확인하려는 사람에게 있다는 것을.

 

이것이 바로 대만의 ‘청년 팩트체크 챌린지’다. 진실을 위해 싸우는 교육 실험이자, 정보의 안개 속에서 청년 스스로 빛나는 방법을 배우는 여정이다. 정보가 폭발적으로 쏟아지고 확산되는 이 시대, 청년들이 직면하는 것은 단순한 지식의 문제가 아니라 사고와 판단의 시험이다. 그리고 이 팩트체크 챌린지는 바람처럼 빠른 변화 속에서 방향을 식별하는 법과, 정보의 물결에서 진실의 좌표를 찾는 법을 가르치고 있다.

 

 

 

 

 

 


1) 인공지능이 실재하지 않거나 사실과 다른 정보를 마치 진실처럼 생성하는 현상

2) 이전 명칭은 ‘Youth Verification Challenge’였고, 2025년부터 국제 대회의 명칭이 ‘GenAsia Challenge’로 변경되었다.

3) 인간의 정신적 취약점을 자극해 불안정하게 만들거나 마비시켜 적을 아군의 의도대로 생각하고 행동하게 하는 전쟁 개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