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와 벨기에의 미디어교육 현장을 듣다

2026. 3. 5. 10:00웹진<미디어리터러시>

지난 11월 7~8일 열린 2025 미디어교육 전국대회는
초·중·고 교급별 해외 연사들의 현장 사례 발표를 통해
실질적이고 심도 있는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뜻깊은 자리였다.
이번 전국대회에서 발표되었던
해외 미디어교육 수업 사례를 지면으로 옮겨 심층적으로 소개한다.

 

 

 

초등
시사 이미지 <읽기>
프랑스 어린이 미디어·정보 교육의 핵심 활동

 

ㅣ 자비에 질레(Xavier Gillet, 끌레미(CLEMI) 교육 트레이너) ㅣ

 

어린 학생들의 미디어·정보 교육(EMI) 분야에서 미디어 이미지를 다루는 학습은 매우 중요한 핵심적 단계이다. 실제로 학생이 어릴수록 하나의 정보 단위(영상·소리 또는 인쇄물·사진)를 이해하는 데 이미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다음의 수업 단계는 이러한 논리를 바탕으로 구성되었으며, 학생들이 주어진 맥락(배경 정보) 없이 제시된 미디어 이미지의 의미를 스스로 파악할 수 있도록 성찰적이면서도 실용적인 학습 방법 제공을 목표로 한다. 이 방법은 7~12세 사이의 학생들에게 적용할 수 있고, 연령에 따라 내용을 조정할 수 있다.

 

이 과정을 시작하기 전에 학생들은 정보의 개념을 이해하고, 5W(누가, 무엇을, 언제, 어디서, 왜)를 알고 있으며, 인터넷 검색 엔진을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 전제되어야 한다.

 

첫 번째 단계에서 학생들은 배경 정보 없이 제시된 미디어 이미지 자체만 보고 묘사해본다. 이때 교사는 이미지를 신중하게 선택해야 하는데, 그 이유는 이 이미지가 다양한 방식으로 해석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이미지를 묘사할 때 ‘전경’, ‘배경’, ‘흐림’, ‘선명함’ 같은 용어를 사용하여 매우 구체적으로 표현하도록 한다. 학생들은 식별해 낸 여러 요소를 다섯 가지 질문(5W)과 연결해 보면서 배경 정보 없이는 질문에 대한 답을 정확히 파악할 수 없음을 깨닫게 된다.

 

두 번째 단계에서 학생들은 주어진 이미지의 의미에 대하여 몇 가지 가설을 세워야 한다. 모든 가설은 목록으로 정리해야 한다. 가설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데, 이는 이미지가 다양한 관점으로 해석될 수 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후 교사는 미디어 이미지의 배경 정보를 공개한다. 그다음 학생들은 이미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모든 요소들, 예를 들어 게재 날짜, 기사의 제목과 주제, 사진 설명 등을 파악하고 5W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

 

세 번째 단계에서는 학생들이 그룹으로 나뉘어 새로운 이미지를 두고 같은 과정을 반복해야 한다. 학생들은 이미지의 의미에 대해 최소 두 가지 이상의 가설을 세워야 하는데, 이 가설들은 5W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 이어서 각 가설에 대해 몇 가지 핵심 키워드 목록을 작성한다.

 

마지막 네 번째 단계에서는 학생들이 인터넷 검색엔진을 활용하여 이 키워드를 조사한다. 키워드를 입력하며 학생들은 그들의 가설을 검증하게 되는데, 학생들이 작성한 키워드로 인터넷에서 해당 이미지를 검색해낼 수 있다면 그 가설은 타당하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학생들은 이미지의 출처를 분석함으로써 다섯 가지 질문(5W)에 보다 정확하고 확실하게 답할 수 있게 된다.

 

이 교육 활동은 학생들이 5W의 개념을 항상 염두에 두고 가설을 세우며 관련 키워드들을 탐색하는 과정을 통해, 또 인터넷 검색엔진을 활용하여 미디어 이미지의 의미를 파악하는 기술적 방법을 익히면서 비판적 사고를 기를 수 있도록 돕는다.

 

이 활동의 연장선상에서, 학생들이 본래의 의미로부터 왜곡된 미디어 이미지(자르기, 필터, 보정, 맥락 변경), 또는 인공지능에 의해 생성된 이미지의 원본을 찾아내도록 이끌 수도 있다. 이와 같은 방법을 사용함으로써 학생들은 제시된 이미지의 진위를 판단할 수 있게 될 것이고, 정보 조작 시도에 맞서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성찰적 사고력과 기술적 역량을 습득하게 될 것이다.

 

 

중등
벨기에의 활동 교재
<팩트체커>와 <EDUbox Persuasion>

ㅣ 산네 헤르만스(Sanne Hermans, 미디어웨스(Mediawijs) 뉴스 및 정보 리터러시 프로젝트 매니저) ㅣ

 

디지털·미디어 리터러시를 위한 지식센터인 미디어웨스(Mediawijs)는 시민들이 창의적이고 비판적 사고를 바탕으로 미디어를 적극적으로 탐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미디어웨스는 교실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자료를 교사들에게 제공한다. 그중 14~16세 학생들을 위한 수업에서 활용되는 두 교재, <팩트체커(Factcheckers)>와 <EDUbox Persuasion>에 대해 소개한다.

 

<팩트체커>

온라인의 모든 정보가 항상 정확하거나 신뢰할 만한 것은 아니다. 허위정보란 무엇이며 어떻게 식별할 수 있나? 소셜미디어 알고리즘은 어떻게 작동하나? 신뢰할 만한 출처란 무엇인가? 게시글 및 이미지를 팩트체크하는 방법은 어떻게 학습할 수 있나? 교사들은 팩트체커 교수 가이드를 사용해 이러한 모든 질문에 대한 답변을 확인하고 학생들이 실질적인 팩트체커로 거듭날 수 있도록 교육시킬 수 있다.

 

팩트체커는 교실에서 개별적 또는 순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다섯 가지 모듈로 구성된다. 각 모듈마다 교실에서 사용할 수 있는 학생용 콘텐츠 동영상과 여러 개의 관련 교수 방법을 함께 제공한다. 다섯 가지 모듈에서는 다음과 같은 주제를 다룬다. △잘못된 정보와 허위정보, △허위정보 유포 시 알고리즘의 역할, △허위정보에 의해 오도되는 방식, 프레이밍과 선전, △속임수(deception): 피싱, 딥페이크, 밈 및 음모이론, △팩트체커의 역할은 무엇인가? 그리고 여러분 자신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프랑스 초등학생들의 미디어 리터러시 수업 모습 (출처: 끌레미 제공)

 

팩트체크의 각 모듈은 다음과 같이 구성된다.

 

과제와 함께 제공되는 온라인 동영상

학생들이 개별 학습 과정으로 집에서 미리 동영상을 시청해 오거나, 수업 시간에 함께 동영상을 시청하는 방법 중 선택 가능하다. 동영상과 과제를 완료하는 데 모듈당 15~20분이 소요된다.

 

교실 내 수업 방법

<팩트체커>를 활용한 수업에서는 교사와 학생들이 각 모듈의 핵심 내용을 적극적으로 학습한다. 각 방법의 소요 시간은 서로 다르며, 각 자료에 표시되어 있다. 일부 방법은 교실 수업 지원을 위해 PPT 자료 또는 학생용 활동지를 제공한다.

 

교사와 학생들은 이 자료가 명확하고 교육적이며 유용하다고 평가한다. <팩트체커-교사용 가이드>의 주제는 학생들의 온·오프라인 환경과 매우 잘 맞물려 있다. 또한 허위정보, 알고리즘, 팩트체킹 및 프레이밍에 대한 지식을 확장해 주는 방식으로 학생들에게 큰 자신감을 심어준다. <팩트체커>는 학생들이 열정적인 탐색자가 될 수 있게 도와주지만, 자칫하면 단순히 검색 습관만 향상될 수 있다. 따라서 학생들이 보다 비판적인 사고 능력을 발전시킬 수 있도록 교사들의 지속적인 격려가 필요하다.

 

<EDUbox Persuasion>

EDUbox는 벨기에 공영방송국 VRT NWS에서 만든 교육 모델로 중·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특정 사회문제를 소개하기 위해 제작되었다. EDUbox는 학생들이 스스로 행동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고 동기 부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VRT와 협력하여 미디어웨스는 혐오 표현, 사이버 불링 등과 같은 다양한 미디어 리터리시 주제에 대한 여러 EDUbox를 개발했다. «미디어 리터러시» 2025년 상반기호에 소개된 <EDUbox Politics>를 포함하여 <EDUbox Persuasion> 및 일부는 영어로 번역 중이다.

 

<EDUbox Persuasion>을 사용하여 학생들은 설득 방법, 설득에 사용되는 기법, 설득의 긍정적이고 부정적인 측면에 대해 학습한다. 또한 자신만의 슬로건이 있는 게시글을 만들어 다른 이들에게 자신의 메시지를 설득한다. EDUbox는 유럽 프로젝트 EDUmake의 일환으로 벨기에(VRT, Media & Learning, 미디어웨스) 네덜란드(NTRSchooltv)및 크로아티아(FPZG)의 파트너들이 협력하여 개발했다.

 

EDUbox에는 즉시 사용할 수 있는 동영상, 활동, 그리고 예시 자료가 포함되어 있다. 실제로 교사들은 바로 활용할 수 있는 형태와 탄력적인 구성 덕분에 EDUbox를 높이 평가한다. 또한 필요한 부분만 골라 자신의 수업 계획에 맞게 조정할 수도 있다. 특정 요소를 전체 수업 속에 자연스럽게 녹여 넣거나, 교실 토론 및 개인·조별 활동과 함께 혼합형 학습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는 이러한 유연성 덕분에 교사들에게 호평받고 있다.

 

<EDUbox Persuasion>의 목표

<EDUbox Persuasion>은 광고 또는 사람들이 어디서나 마주치는 메시지, 즉 무언가를 홍보하거나 새로운 것을 소개하거나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메시지에 초점을 맞춘다. 이러한 메시지는 주로 강렬한 슬로건과 함께 메시지를 강화하는 이미지의 형태를 취한다. 정당과 정치인들도 슬로건을 사용한다. 슬로건에 포함된 모든 메시지는 사람들을 설득하는 것이 목표지만, 구체적 목표는 메시지 전달 주체에 따라 달라진다. 그리고 목표가 진정으로 사람들의 의견을 좌우하려는 것이라면, 이를 선전이라고 부른다. 학생들은 선전의 정의와 다양한 선전 기법(예: 상대방 공격, 감정 호소, 정보 단순화, 집단적 욕구 이용)을 학습한다. 비판적인 시각과 함께 유해한 선전을 다른 메시지와 구별하기 위한 10가지 체크리스트를 활용함으로써 EDUbox 학습을 마친 후에는 자신들에게 영향을 미치려고 시도하는 메시지를 간단하게 식별해 낼 수 있게 될 것이다.

 

EDUbox로 학습 중인 학생들 (출처:미디어웨스 제공)
고등
프랑스 청소년을 위한
즉시 사용 가능한 교재 #EnClasse

ㅣ 세바스티앙 로샤(Sébastien Rochat, 끌레미 스튜디오(CLEMI Studio) 사업부 본부장) ㅣ

 

끌레미 스튜디오(CLEMI Studio) 사업부는 교사가 교실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활동 중심 교재를 제공하는데, 활동 교재는 보통 1~3시간 동안 수업이 가능하도록 구성된다. 각 자료는 엄격한 설계 과정을 거치며, 교육 현장의 요구를 반영해 주제를 정하고, 교실에서 테스트를 거쳐 강사들의 검증을 받은 후 프랑스 전역에 배포된다.

 

끌레미 스튜디오 사업부에서 개발한 자료 중에 포함된 #EnClasse 모듈은 즉시 사용 가능한 수업 절차로, 미디어 및 정보 리터러시 수업 진행을 위해 교사들에게 제공된다.

 

이들 모듈 중 하나는 소셜 네트워크에서 방송되는 동영상 미디어의 경제적 모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뉴스 형식을 채택한 광고 동영상처럼 이 모델은 부분적으로 광고의 제작과 유통에 근거를 두고 있다. 이러한 유사성으로 인해 때때로 정보성 콘텐츠와 홍보성 콘텐츠를 구별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 따라서 이 모듈의 학습 목표는 학생들이 온라인 동영상에서 정보와 광고의 차이를 식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학생들이 온라인 게시물에서 그 차이를 알고 콘텐츠의 진정한 의도를 파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능력이다.

 

학생들이 메시지의 본질을 파악하는 과정에서 정확한 의미를 제대로 알지 못할 때가 있기 때문에 이 문제는 특히 중요하다. 학생들에게 지금 본 것이 광고라고 설명해도 무슨 차이가 있는지 질문하는 경우가 많다. 결국, 학생들은 동영상이 흥미롭기만 하면 정보인지 위장 광고인지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즉, 동영상 뒤에 숨은 의도는 중요하지 않게 생각하는 것이다.

 

#EnClasse를 활용한 수업 (출처: 끌레미 스튜디오 제공)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상 종류의 차이는 콘텐츠에 불가피하게 영향을 미친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우리는 숏폼 뉴스 채널 브루트(Brut)가 게시한 동일한 주제에 대한 두 개의 동영상을 선정했다. 하나는 알루미늄 산업, 다른 하나는 건설 분야에 종사하는 직원을 소개하는 영상이다. 학생들은 대본을 분석해 보면서, 광고용으로 제작된 알루미늄 산업 직원 영상에서는 해당 업무에 대해 어떤 부정적 측면도 언급하지 않는 반면, 정보성 리포트인 건설현장 크레인 운전사 직원 영상은 업무의 이점 외 제약 조건도 언급하면서 보다 균형 잡힌 어조를 취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이러한 구체적인 접근방식을 통해 학생들이 경제적 모델이 소셜미디어 콘텐츠의 제작과 유포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