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작품 속 민족의 아픔과 작은 영웅들 찾아보니

2013.06.06 10:30다독다독, 다시보기/지식창고

 

 

전쟁과 평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서부전선 이상 없다, 무기여 잘 있거라, 지상에서 영원으로 등 소설과 영화 모두 유명한 작품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바로 전쟁이나 전쟁이 막 끝나고 현실로 돌아온 사람들의 이야기란 점이 아닐까 합니다. 이처럼 전쟁이란 극한의 상황을 살아나간 사람들을 다룬 문학 작품은 세계 곳곳에서 걸작으로 일컬어지고 있는데요. 현충일을 맞아 우리나라 문학 속에 등장한 민족의 아픔과 그 시대의 아픔을 견뎌나간 작은 영웅들을 찾아보겠습니다.

 

 


출처 - 서울신문

 

 

수난이대, 강제징용과 한국전쟁을 겪은 민족의 아픔

 

 


출처 - YES24

 

교과서에서도 볼 수 있었던 하근찬의 단편소설 수난이대는 한국전쟁이 막 끝난 1957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당선작입니다. 일제의 징용에 끌려갔다 한 팔을 잃은 아버지가 한국전쟁으로 다리를 잃고 돌아오는 아들을 맞이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의 외나무다리 앞에서 팔 없는 아버지가 다리 없는 아들을 업고 건너는 장면은 이 단편의 백미입니다. 연달아 닥쳐온 일제의 강제 징용과 동족상잔의 비극인 한국전쟁에서 살아남은 소시민들이 어떻게 서로의 상처를 보듬으며 살아나갔는지 보여줍니다. 비극임과 동시에 그래도 의지할 사람이 남아 있다면 삶은 계속 된다는 희망을 주기도 하죠.

 


노을, 어른이 된 소년이 본 과거와의 화해

 

 

 

출처 - YES24

 

1978년 책으로 나온 노을은 김원일의 장편 소설이며 한국전쟁과 그 이후의 세상을 다룬 분단 문학의 새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주인공은 삼촌의 죽음으로 어쩔 수 없이 고향으로 향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주인공은 귀향을 하며 잊을 줄 알았던 마음의 상처를 생각해 내고 그 상처의 치유 없이는 사람답게 살 수 없다는 걸 깨닫죠. 바로 광복 직후 좌익 이데올로기에 경도되어 사람을 죽인 아버지 때문입니다. 소년이었던 주인공은 아버지에 대한 원망과 아버지가 믿게 된 이데올로기와 그 전파자들을 증오합니다. 하지만 29년의 세월을 살아가고 고향으로 돌아가면서 아버지를 이해하고 용서하게 됩니다. 이데올로기의 광풍과 해방 그리고 전쟁이라는 역사의 태풍 앞에 개인이 인간성을 유지하고 버티는 건 너무나도 힘든 일임을 이해하게 되었으니까요. 가해자도 피해자도 모두 역사의 피해자임을 깨달으며 사랑과 용서로 감싸안아야 우리 모두가 인간으로 살 수 있다는 휴머니즘은 가슴 벅찬 데가 있습니다.

 


영웅시대, 태백산맥의 반대편에 선 이문열의 대답

 

 


출처 - YES24

 

조정래의 태백산맥은 여수 순천 사건부터 한국전쟁이 끝날 때까지 5년 동안을 배경으로 다루는 것이 금기시 되어왔던 좌익 빨치산 문제를 민족 불행의 원점으로 본 걸작입니다. 영웅시대는 어찌보면 80년대를 호령하던 이문열이 던진 태백산맥의 대립항이지만 결국 이 역시 휴머니즘을 얘기하고 있습니다.

 

영웅시대 역시 한국전쟁을 중심으로 불행한 가족사와 한민족이 두 개의 다른 이념으로 충돌하는 동족 상잔의 비극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주인공은 사회주의 이념을 찾아 월복하지만 현실에서 이루어질 수 없는 이상에 좌절하게 되고, 남쪽에 남겨진 가족은 빨갱이라는 주홍글씨 때문에 불행하게 살아가게 됩니다. 이 두 이야기가 맞물려 진행되는 동안 역설적으로 이 소설의 제목인 영웅시대는 사람이 살기 힘든 시대임을 증명하죠. 주인공은 마지막에 아들에게 쓰는 긴 편지에서 나의 시대는 윤리성과 자주성 그리고 완결성이 결여된 영웅시대였지만 너희는 휴머니즘과 민족주의의 시대를 살라는 말을 하며 끝을 맺습니다.


이상과 같이 한국전쟁과 그 이후를 다룬 우리나라 소설들은 작가가 어느 위치에 서 있든 결국 휴머니즘과 가족의 소중함 그리고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지향했습니다. 이데올로기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서로가 입은 상처의 치유가 더 중요하다는 거죠. 그 과정은 힘들고 지난하겠지만 우리가 살아나아가야 하는 삶일 겁니다.

 

이밖에도 유명한 최인훈의 광장, 이범선의 오발탄, 박완서의 엄마의 말뚝, 이병주의 지리산 등 전쟁과 전쟁 이후의 사람들을 다룬 소설 중에 읽어볼 만한 한국 문학은 참 많습니다. 현충일로 징검다리 휴일을 맞이한 김에 독서로 뜻깊은 시간을 가져보시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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