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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려서 베끼고, 돌려 읽고, 외우고, 낭독하고
수요의 증가는 책을 유통하는 새로운 형태로서 세책가(貰冊家)를 출현시켰습니다. 세책가는 다양한 종류의 책을 빌려 주거나 판매하는 곳이었습니다. 인구가 많던 서울을 중심으로 18세기 중반 무렵부터 20세기 초반까지 번성했다고 전해집니다. 책 대여점이자 서점인 셈입니다. ‘세책본(貰冊本)’이라 하면 세책가가 직접 붓으로 써서 만든 책인 ‘한글 필사본 책’을 뜻합니다. 한글만 깨우쳤다면 누구라도 돈을 주고 빌려 읽을 수 있었던 것이 세책본 책들입니다. 세책본 가운데에는 수십 책 분량에 이르는 장편 소설도 적지 않습니다. 사람이 붓으로 직접 써서 생산하는 것이므로, 방각본에 비하여 제작비 부담이 적었을 것입니다. 현재까지 60여 종의 작품이 전해지고 있는데 기록 목록으로 남아 있는 것들까지 합하여 대략 120종..
2015.04.10 -
‘이케아’ 가구점일 뿐인데 폭발하는 열광
출처_경향신문 자신을 가꾸는 것만큼 요즘 젊은 세대들이 집을 예쁘게 가꾸는 것에 많은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그로 인해, 셀프인테리어, 홈리빙 그리고 DIY(Do it Yourself)라는 단어를 자주 접하게 됩니다. 20-30년 전 21세기에 접어들면 완전한 미래 첨단도시에서 사람들은 가만히 있고, 로봇이 모든 것을 해주는 시대에 접어들 것으로 생각했었는데, 그 반대로 저희가 망치를 들고 있는 모습으로 돌아가는 것이 흥미롭습니다. 그만큼 ‘미래 첨단도시’의 아이디어는 영화들이 한몫했었는데요. 스탠리 큐브릭의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나 리들리 스콧의 ‘블레이드 러너’는 21세기 초반의 시대 배경으로 미래도시를 로봇의 몸속 부품처럼 그려냈었습니다. 대부분 버튼만 누르면 무엇이든지 제공해주는 세상, 주..
2015.04.10 -
인생의 깊이를 아는 할배·할매가 아름답다
필요한 물품을 가방에 짊어지고 가볍게 떠나는 배낭여행은 젊은이들만의 소유인 듯 했습니다. 그러나 2013년에 시작된 TVN ‘꽃보다 할배’의 영향으로 배낭여행은 젊을 때 아니면 갈 수 없다던 인식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평균연령 70대인 할아버지들의 좌충우돌 배낭여행기는 제2의 인생이라는 중년의 삶을 화려하고 멋지게 재설계할 수 있도록 판도를 마련해줬습니다. 효도 관광이 아닌 배낭여행 흔히들 나이들면 여행을 가도 고생이니 젊었을 때 많이 놀아두라고 합니다. 아마도 체력이 따라주지 않기 때문이겠죠. 그러나 체력의 한계는 생각하기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을 꽃보다 할배에서 보여줬습니다. 그 동안 중장년층의 여행은 단체로 모여 버스를 대절해 여행을 가거나 패키지 상품으로 누군가를 따라다니며 여행하는 형식이었습니다...
2015.04.10 -
신문 배달의 세대교체, 10대 고학생과 30~40대 주부 그리고 60대 노인
10여년 전만해도 볼 수 있었던 지하철 신문판매원 지금은 사라진, 신문과 관련한 일상적 풍경 하나. 제 기억으론 불과 2000년대 초반까지도 서울 시내 지하철 안에서 판매원으로부터 신문을 살 수 있었습니다. 신문판매원들이 당일 점심이나 오후에 나온 내일 날짜의 스포츠신문이나 일간지(석간 및 초판)를 옆구리에 낀 채 열차 안에서 특유의 어투로 신문 제호를 나지막하게 읊조리고 다닙니다. 그러면 퇴근길에 마땅한 오락거리가 없어 심심하던 승객들이 신문을 사보곤 했죠(당시 한 부 가격은 5백 원이었던 것 같네요). 무가지의 등장으로 유료신문이 외면 받고 스마트폰의 여파로 종이신문이 밀려나면서 판매원은 고사하고 신문 보는 사람조차 이제는 지하철 안에서 구경하기 힘들게 됐지만요. 성실한 고학생 이미지…1980년, 고..
2015.04.09 -
남성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뜬다
아버지는 늘 볼 방송이 없다며 TV 앞에서 투덜대셨습니다. 9시 뉴스나 스포츠 경기를 보실 때 빼고는 험담 아닌 험담을 늘어놓으며 결국 TV를 끄곤 하셨죠. 반대로 어머니는 드라마나 코미디 프로를 보시며 하하 호호 혼자 TV 속으로 빠져듭니다. 두 분이 같이 보는 프로는 하나도 없던 셈이지요. 부부 사이를 갈라놓은 시초가 방송 프로그램 때문이라고 한다면 너무 억지스러울까요. 여성들이 모이면 주로 가십거리나 각자의 생활에 관련된 얘기를 주고 받는가하면 남성들은 군대 얘기나 자동차 얘기를 주로 한다지요. 그러나 최근엔 방송 프로그램의 영향으로 남성들이 방송을 따라 요리를 배우기도 하고 어젯밤에 본 프로그램 얘기로 수다를 떨기도 합니다. 신기하게도 여자들이 제일 싫어한다는 남자들의 군대 얘기가 최근 방송 프로..
2015.04.09 -
빌려서 베끼고, 돌려 읽고, 외우고, 낭독하고
조선인들의 책 구입 열기 “조선 사람들은 책을 좋아하여 사신들이 중국 땅에 올 때 옛 책과 새 책, 패관소설(稗官小說), 그리고 그들 나라에 없는 것들을 시중에 나가 서목을 베끼고 또 책이 비싸다 하여도 아까워하지 않고 구입해 돌아가므로 오히려 그들 나라에 이서(異書)가 많다.” 16세기 중국 명나라의 문인 진계유가 사신으로 들어온 조선인들의 책 구입 열기에 대해 표현한 이야기입니다. 조선시대에는 책의 출판과 판매가 활발하지 못했습니다. 따라서 선비들은 중국에 가는 사신을 통해 책 구입을 부탁하여 몇 년을 기다렸다는 사실이 김택룡의 『조성당일기』에도 기록되어 있습니다. 『조성당일기』에는 김택룡이 3년 만에 구한 『성리대전(性理大全)』, 『통감(通鑑)』, 『송감(宋鑑)』등을 장정하는 내용이 나옵니다. 겉표..
2015.04.08